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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도 안다.


@오늘 진행된 민중궐기에 참가한 사람들이 밝힌 횃불이 머리위에서

타오르고 있다.

 

집회가 진행되면서 충남도청의 담장은 조합원들과 농민회원들에 의해 뜯겨 나갔고

담장에 심어둔 향나무는 불길에 휩싸였다.

몇몇은 도청안으로 진입해 전경과 싸웠고 그러다가 6명의 동지들이 연행되었다.

 

집회대오는 연행된 동지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집회를 마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하고 있는 동안 많은 시민들이 주위에서 구경을 하고 있었고 그 중에

고등학생들도 꽤 많았다. 인근에 있는 학교 학생들이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이 한참을 옆에 서서 지켜보고 있더니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

사온 음료수를 나눠주는 것이 아닌가! 비록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그 정성이

얼마나 따뜻한가 말이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학생들이 집회 말미에 연설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10대의 당돌함!!!

구속된 동지들이 석방되기를 1시간이 넘게 기다린 탓에 춥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모두가 지쳐가고 있는 상황에서 신선한 청량제 같은 연설이었다.

이 학생이 하는 얘기인즉

"사실 저는 FTA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광우병 걸린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사실, 수입된지 한 달이 되도 썩지 않을 만큼 방부제가 들어간 오렌지를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압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잘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가난한

사람들 더 힘들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미FTA는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아~, FTA를 모르는게 아니라 자신이 말한 그게 바로 FTA라는 걸 몰랐을 뿐이었다.

그 학생의 이런 연설을 듣고 있자니 왠지 광주항쟁 때 선무방송을 했다는 여성이

순간 떠올랐다. 도청 앞이라 그랬나?

 

고등학생도 외치는 한미FTA 중단! 1만이 넘는 농민회원과 조합원들도

한미FTA의 즉각 중단을 외치고 있었다. 

협상 내용 공개도 아니고  국민투표도 아닌

'즉각 중단'만 외칠 뿐이었다.

그 말이 맞다. 중단하면 되지 거기에다 내용을 공개하라는 둥 국민투표하자는 둥의

사족은 필요가 없다.

내용이라는 것도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중의 반대를 조직할 만큼은

되고, 중단시켜 놓고 재협상을 못하게 하면 되지 거기다가 국민투표하자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FTA를 중단시킬 수 있는 힘은 국민투표가 아니라

오늘 보여준 '인민의 힘'이다.

그 힘으로 저 자본의 들판에 활활 타오르고 있는 자본의 들불에

'맞불'을 놓아야 한다.

국민투표하자고 서명 자 머릿수 채우기에 급급해 서명 잘 해주는 중고등학교 앞으로

가자는 둥의 실없는 소리나 할 때가 아니라 96/97 노개투를 능가하는 대투쟁을

선동하고 조직해야 한다. 그 힘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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