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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손실액과 생산차질액

현대자동차 노조가 날짜로는 딱 한 달이고 일해야 되는 날 안한 걸 따지면 21일이되는날 파업을 접었다. 현자노조가 파업하는 동안 만약 공장을 돌렸다면 9만4000대나 더 만들 수 있었고 돈으로는 1조3000억원 에 달한다는게 회사의 발표내용이고 이를 언론이 대대적으로 발표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참고로 현대차는 매년 파업을 하고도 1년에 2조원 가량의 이익을 올리는 신기한 회사다.)

그러면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안했으면 올해 순이익은 3조원이 넘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파업손실 때문에 올해는 순이익이 1조원 쯤 줄어드는 걸까? 답은 파업여부와 관련없이 (파업을 했건 안했건) 올해 이익도 다른 변수가 없는 한 큰 차이가 없을 것이 나의 예상이다.

이를 다시 계산해 보면 21일간의 파업손실이 1조3000억원일 경우 하루에 700억원 가량 되는 것인데 올해 현대차 노조가 합의한 기본급 인상액은 7만8000원으로 그걸 8만원으로 올리자는 노조의 요구를 거부해 위원장의 결단(?)이 없었다면 파업이 휴가 이후로 넘어갈뻔 하였다. 이는 노조가 휴가전 타결에 더 의식을 했다는 이야기이다. 노조가 휴가전 타결을 의식하지 않았으면 지금도 파업중이라는 상황이 된다.

 

노사간 인상차액인 기본급 2000원을 연봉 총액에 반영하면 연간 7만원 정도이고 이는 근로자 전체로 따져도 40억원이 채 안된다. 회사 측은 이 40억원을 절약하려고 하루 700억원씩 손실이 난다는 파업 연장을 불사했던 것이다.
이렇게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 생기는 이유는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금전적 손실이 실제로는 그렇게 크지는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발표하고 언론들이 보도하는 '파업손실액'은 실제로 '생산차질액'에 불과한것이다.

현대차 파업으로 인한 금전적 손실이 수백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대차의 주가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기 위해 한 애널리스트의 계산을 그대로 옮겨본다.

"현대차가 파업기간동안 9만4000대의 생산차질이 있었는데 하반기에 5만대는 만회할 걸로 봅니다. 다만 그 5만대는 잔업이나 특근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인건비가 500억원 정도 들겁니다. 파업으로 인한 직접 손실이죠. 나머지 4만4000대는 아마 못만들 수도 있는데 이걸 다 만들어서 팔 수 있었다고 해도 이익률이 5%정도라 이익은 350억원 정도입니다. 합쳐서 850억원정도가 실제 파업손실이죠."

또 다른 애널리스트의 설명.

"현대차의 국내공장과 해외딜러 대리점에는 늘 수개월치의 재고가 있고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배 위에도 늘 한달치 정도의 재고가 있습니다. 현대차가 한달째 파업을 했지만 미국의 현대차 판매 딜러는 예전부터 갖고 있던 현대차를 팔면 그만입니다. 조금씩 비어가는 그 딜러의 창고는 파업이 끝난 후에 또 채워주면 되는 겁니다. 그래서 현대차 파업에 따른 실제 판매차질을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파업이 40~50일 넘게 계속되지 않으면 피해는 별로 없다고 하기도 합니다. 9만4000대의 생산차질은 하반기에 모두 만회할 수 있고 다만 그중에 1만대 정도는 팔 수 있었는데 파업으로 시기를 놓쳐서 못 판 매출차질로 봅니다. 실제 손실은 그래서 100억원도 안됩니다"



현대차 직원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이런 복잡한 계산법을 굳이 옮기는 이유는 현대차 노조를 '1조원 넘는 회사돈을 허공에 날려버린 이기적 집단'으로 몰아가는 논리가 현대차의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곧이 곶대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왜! 현대자동차와 많은 신문 방송들이 그런 과장된 수치를 끌어들이는 지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 노조를 길들여야 하겠고 그러려면 여론을 움직여야 하는데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국민들은 '1조원 손실'이라면 그냥 그런 줄 알고 큰 돈이라고만 생각하지 정말 그런 건지 굳이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년간 320일이 넘는 기간 파업을 했고 십수억의 손실을 가져 왔다는 식의 파업관련 보도는 불신으로 점철된 현대차 노사관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막을 아는 현대차 노동자들에게는 회사를 '언론을 동원해서 과장된 여론몰이를 일삼는, 아무리 봐도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이고, 회사는 파업없이 지나치는 상황이 더 두렵기 까지 하다는 인식이 현대차가 단체교섭시기마다 파업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재 현자노조는 파업기간에 느슨한 노동력을 제공하지만 파업이전 6개월여는 재고 쌓기에 매진하고 파업이후에는 파업으로 밀린 생산에 전념한다.  해서 회사가 초기 설정한 생산량의 95%이상과 100%에 육박하는 생산으로 최종 연말결산에는 생산손실이 전무한 상황이 계속돼 왔다. 그래서 만날 파업하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계속되는 이해못할(?)상황이 계속되고 지금의 지위를 이어져 오고 있는것이다.

한 조합원 왈

파업기간에는 파업을 평소때는 생산을...

 

이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진행된다. 앞서 대우차는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고 현대차 또한 부결이 약간은 우세한 상황이다. 교섭의 비민주적 진행과 실무협상의 미진 등이 4년 연속 인상액 추락이라는 현실로 나타났고 호봉제 외엔 별로 조합원을 설득할만한 내용이 없기도 하다. 월급제등은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과 맞물리기로 해서 효과가 줄어들었고 직책수당대비 평조합원은 직무수당이 몇천원인상에 불과 하다. 또한 각종협의나 비정규직문제가 두루뭉술하게 처리되어 수면으로 일시 가라앉은 상황이다.

이제 휴가이후 상황이 진짜 투쟁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이데일리의 기사를 약간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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