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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창간준비4호] 희망버스운동 - 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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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운동 - 평가와 과제

 

 

 

 

 

사용자 삽입 이미지 11월 10일,  김진숙 동지와 3명의 사수대 동지들이 드디어 ‘자신들의 두발로’ 크레인을 걸어 내려와 땅을 밟았다. “회사가 정리해고 철회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내려가지 않겠다”며 올 초 1월6일 추운 겨울 새벽에 굳게 잠겨 있던 85호 크레인의 자물쇠를 부수고 올라 간지 309일만의 일이다.
  비록 유보 조건 없는 정리해고 철회가 아닌, 국회권고안(1년 내 재고용)의 연장선상에 있는 안을 수용한 개운치 않은 “반쪽짜리” 합의라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끝까지 끈질기게 버티던 악랄한 자본가 조남호를 결국 무릎 꿇게 한 승리의 개가였다. 어용 채길용의 배신과 용역깡패들을 동원한 회사의 폭력과 탄압에도 결코 투쟁의지를 꺾지 않았던 정투위 동지들을 비롯한 한진노동자들의 승리이고, 김진숙과 한진노동자들의 투쟁에 자발적으로 연대의 손길을 내민 희망버스운동의 승리다.
  하지만 승리를 자축하는 샴페인 잔을 내리기도 전에 자본과 정권의 분풀이성 보복과 탄압이 뒤따르고 있다. “정리해고 박살과 비정규직 폐지”는 현행법상 인정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기획단의 송경동과 정진우를 전격 구속했다. 희망버스운동이 한진을 넘어 쌍용차로 핸들을 돌리고자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그 기세를 꺾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기세를 꺾기는커녕 오히려 1% 자본의 이윤을 지키기 위해 99% 노동자대중의 삶을 파탄 내고자 하는 저들의 계급적 속성을 명확히 드러내면서 그동안 투쟁을 통해 연대의 힘을 경험한 희망버스 대중들의 투쟁의지를 더욱 북돋을 뿐이다. 이 투쟁의지는 occupy점거운동으로 한미FTA 반대투쟁으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 이에 저들은 두려움을 뒤로 감춘 채 계급적 본색을 드러내며 공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다시 투쟁을 준비하자. 투쟁을 더욱 밀어 부쳐야 한다. 한진 승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희망버스 운동의 목표이자 현행법상 인정할 수 없는 주장(?)인 “정리해고 박살 비정규직 폐지”를 향해 계속 전진해야 한다.

 

 

자발적 연대투쟁의 기풍을 되살리다

 

  2011년 1월에 김진숙 동지가 85호 크레인에 오르고 난 뒤 1차 희망버스가 출발하기 전까지 한진의 정리해고 문제는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일방적인 정리해고 명단이 발표되고 이에 맞서 파업에 돌입하며 투쟁하는 한진 노동자들은 힘겹게 싸워야만 했다. 민주노총과 금속은 실질적인 연대파업과 투쟁을 조직하기보다 공장 내에서 기계를 멈추는 파업을 회피하고 교섭 압박을 위해 “여론잡기 시민선전전”에 몰빵 하는 어용 채길용을 추수하기 바빴다. 진보정당을 포함하여 정치권은 물론 언론에서도 외면당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진의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고 난 지금에 와서 뒤늦게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말하듯이 사태 해결에 있어서 야권(연대)의 역할과 야권 정치인의 전방위적 활동, 특히 민주당 정동영의 진정성 있는 활동 운운 하는 것은 정말 역겹고 가증스럽다. 정작 외롭고 힘들게 투쟁하는 김진숙과 한진 노동자들에게 손을 내민 것은 700여명의 자발적 1차 희망버스 대중들이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인 재능, 콜트콜텍, 쌍차 등의 노동자들과 미조직 대중이었다. 지침과 지원에 의한 형식적 연대가 아닌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 연대한 말 그대로 자발적인 연대였다. 이들은 순식간에 공장 담을 넘어 공장안을 해방구로 만들었다, 쌍차투쟁 패배 이후 “쌍차 꼴 나면 안 된다”며 전투적인 투쟁을 회피하던 금속과 한진지회 지도부들의 패배주의적인 태도를 단번에 날려버리고 1990년 현중 골리앗 투쟁 이후로 무너진 자발적 연대투쟁의 기풍을 되살렸다. 관료주의에 물든 교섭 위주의 기존 노조운동이 방기했던 “단결과 연대”라는 노동운동의 본령을 희망버스운동이 되살렸다.
  이후 대오를 늘려가며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발전된 희망버스운동은 “조합원들의 등에 칼을 꽂은” 어용 채길용의 배신적인 노사협의 이행 합의서 서명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를 비판하며 투쟁의 기세를 높여갔다. 투쟁의 기세가 높아지면서 차벽과 물대포, 폭력적 연행과 수배,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의 공세(어버이연합, 훼방버스) 등등 자본과 정권의 물리적 탄압과 이데올로기 공세도 거세졌다. 희망버스 대중은 이에 굴하지 않고 “우리가 소금꽃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며 오히려 정리해고 분쇄, 비정규직 철폐와 같은 노동계급의 요구를 자신의 요구로 받아 안으며 진정한 연대의식을 보여줬다.

 

 

‘정리해고 분쇄, 비정규직 철폐’를 전 사회적으로 의제화하다

 

  희망버스운동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적으로 의제화하며 지역과 단사에 갇혀있던 정리해고 철폐투쟁을 전국적· 정치적 투쟁으로 확대, 발전시켰다. 애초에 ‘정리해고 분쇄’, ‘비정규직 철폐’는 한진과 같은 단사를 뛰어 넘는 전체 노동자계급의 요구이며 정치적 의제이다. 따라서 그 해결을 위해서는 전 계급적 단결과 연대가 필요하다. 즉 정리해고 문제를 한진중공업이라는 개별 사업장의 조합주의적인 사안으로 한정해 한진 조남호에 대한 투쟁으로 국한해서는 해결할 수가 없다. 결정적으로 조남호를 굴복시킨 것은, 희망버스운동을 통하여 조직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들의 단결투쟁 확산과 대중의식의 발전, 이에 고무된 노동자들의 자신감 고조로 한진 정리해고 철회투쟁이 계급투쟁 성격의 정치투쟁으로 변하면서 이명박 정권과 전체 자본가들을 두려움으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정리해고 분쇄, 비정규직 철폐 요구는 더 이상 단사의 조합주의적 의제에 머물 수 없는 사회적 요구가 되었다. 이 요구는 경제위기와 맞물려 정권과 자본의 무능력과 횡포, 도덕적 위선을 폭로하는 계기로 작용하며 노동자들의 요구를 넘어 다양한 시민계층, 집단의 도덕적, 정치적 요구가 되었다. 쌍차투쟁의 패배 이후로 현자 비지회 투쟁, KEC 투쟁, 상처뿐인 승리인 유성기업 투쟁 등 노동자들은 한동안 무력감과 패배의식에 시달렸다. 희망버스투쟁 승리의 경험은 무력감과 패배의식을 단번에 날려버리면서 대중들을 정치적으로 각성시켰고 자신감을 회복시켰다. 이러한 자신감과 각성은 1400여일을 노상에서 싸우고 있는 재능지부 노동자들에게 투쟁의 기운을 높여낼 힘을 주었고 쌍차 노동자들을 고무하여 다시 투쟁에 떨쳐 일어날 수 있게 했다. 나아가 현재의 한미FTA 반대투쟁이 초동 단계부터 대중적 규모의 투쟁으로 솟구칠 수 있었던 것도 앞선 희망버스 운동이 일궈놓은 토양 위에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직접행동을 확장하자

 

  희망버스의 핸들은 쌍용차로, 재능지부로 돌려져야 한다. 쌍차지부는 12월 6일 서울역에서 투쟁 선포식과 함께 평택 공장 앞에 희망텐트촌을 건설하겠다고 한다. 19명의 사회적 타살에 분노하며 정리해고를 박살내겠다며 쌍용차 동지들이 떨쳐 일어난 것이다. 희망버스운동은 진화 발전하고 있다, 사회적 연대운동은 월가점령운동과 결합하여 희망텐트로 진화 발전 했다. 사회적 타살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를 모아내자. 희망버스운동으로 고양된 연대투쟁의 힘으로 한진 자본에 뒤이어 쌍차 자본을 무릎 꿇리자.

 

  국내외적으로 대중들의 직접행동은 지배계급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레임덕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재벌과 자본에게 줄 선물로 한미FTA 비준을 밀어부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연일 수만 명이 모여 ‘비준무효 명박퇴진’을 외치는 한미FTA 반대투쟁에 직면하여 전전긍긍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관위에 대한 디도스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후 정치적 패닉상태에 빠져들었고 때 이른 내부 권력투쟁에 휘말려 자중지란으로 스스로 자멸의 길로 빠져 들고 있다. 연이어 국제적인 OCCUPY 점거운동은 2차 국제 공동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지배계급이 혼란에 빠져들고 대중들의 투쟁의지가 고양된 이 때 대중 직접행동으로 더욱 거세게 밀어부쳐야 한다.

 

  하지만 적들의 혼란 못지않게 내부의 혼란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기만적인 국회권고안으로 희망버스대중의 전진을 방해하고 혼란스럽게 한 야권연대 세력을 비롯한 정치권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다. 기만적인 진보대통합이 이루어진 지금, 당장은 대중들의 기대와 환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는 한미FTA 반대투쟁에서도 이미 드러나고 있다. 야5당이 집회를 주도하며 대중의 급진화를 제약하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쌍차투쟁을 사회적 타협이라는 미명하에 합의를 압박해 지금의 쌍차문제를 야기한 게 그들이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도입하고 확산시킨 게 바로 그들이다. 그들에게 표를 몰아주어서 집권한다고 해도 그들이 체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고 자본의 요구를 거스를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믿을 건 우리의 힘뿐이다. 희망버스 대중들의 힘으로 조남호를 굴복시키고 정리해고 분쇄, 비정규직 철폐를 사회적 의제로 전면화한 것처럼 대중들의 단결과 연대의 힘만이 쌍차 정리해고 문제, 재능 특수고용직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전진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들불같이 일어나는 대중들의 직접행동 열기와 기회를 야5당/야권연대에 대한 기대와 환상으로 허망하게 날려버리지 말자. 우리의 힘을 믿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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