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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창간준비4호] 3자통합, 민노당을 통한 정치세력화의 최종적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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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통합, 민노당을 통한

 

정치세력화의 최종적 파산

 

 

임천용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노심조(새진보통합연대)의 3자통합이 최종적으로 완료되었다. 이들은 12월 5일 당명을 통합진보당으로 확정했고 1월 초에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의 이정희 공동대표는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은 오늘 이후 정반대로 바뀔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진보의 실상은 노무현식 진보에 불과하고, 자본가정당으로의 안착이라는 본질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적 가리개로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등으로부터 진보로 포장되어온 노무현 정권의 적자임을 자처한 국참당과 진보정당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구해 온 민노당, 노심조 같은 세력들의 통합은 많은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로 노동자들의 삶을 벼랑 아래로 내몰았고, 이에 저항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뿐만 아니라 한미FTA 반대를 외치던 농민들은 경찰에 의해 죽임을 당해야 했다. 어디 이뿐이랴!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동조하여 군대를 파견했고, 노동자 민중을 쥐어짤 한미 FTA를 체결했고, 미 제국주의 군사기지를 평택에 제공했다. 그리고 이에 맞선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에는 경찰과 군대를 통원해서 짓밟고 구속시켰다.

 

 

자본가 정치세력과 노동운동 내 출세주의자들의 결합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단한 기억력과 제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노동자들의 정치세력화를 추구했다던 민노당과 노심조가 노동자들의 적인 국참당과 통합을 진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민노당 지도부와 노심조는 정신분열 상태로 10여년을 지내왔다. 겉으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구하지만 속내는 출세주의로 가득 차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에 국참당과의 통합을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폭로되었다. 민노당 지도부와 노심조의 경우, 국참당과 통합하기 위해 당 대의원대회 결과를 간단히 무시해버리고 다시 국참당과 통합에 찬성했다. 마치 국참당과 통합은 안 된다는 듯이 제스처를 취하다 며칠만에 본모습을 드러낸 노심조와 민노당의 최대주주를 자처하는 민주노총 위원장 김영훈의 행보는 출세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어쨌든 민노당 다수파는 이정희를 내세워 국참당과의 이른바 진보대통합에 성공함으로써, 민주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과 함께하기 위한 전략적 고지를 획득했다. 이러한 성공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전투적 노동자운동을 궤멸시킨 ‘덕택에’ 민주노총 안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질 수 있었던 출세주의자들, 관료주의자들, 자본과의 타협주의자들을 기반으로 가능했다. 따라서 이번 통합은 과거 노무현 정권이 노동운동의 전투파를 억압하고 탄압한 결과로 노동운동에서 독점적 지위를 행사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출세주의자들이 노무현 정권 추종자들에게 줄 수 있는 일종의 보답이다. 자본가 정당인 국참당과의 통합은 민노당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거추장스러웠던 허울을 벗어 던지고 출세주의, 관료주의, 타협주의자들이 완전한 주도권을 쥐었다는 것의 대외적 표현이다.
  그런데 10년이 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 결과 마침내 드러난 배신의 최종적 결과는 이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 통진당이 노동자 민중들에게 행할 적대 행위의 시작이 될 것이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들은 본질적으로 자본가 정당이지만 형식적으론 노동자민중을 대변한다는 허울을 쓴 채로 노동자들, 민중들과 대립하지 않을 수 없는 운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진당의 말과 행동을 구분하고 항상 경계해야만 한다. 통진당이 자본가 권력에서 담당하는 비중이 커지면 커질수록 노동자들에 대한 적대는 보다 분명해질 것이다.
  이러한 적대가 전면화 되고 누구의 눈에도 분명하게 드러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노동자 운동에 크나큰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통진당이 총선, 대선에서 민주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과 함께 자본가 국가권력의 일부를 떠맡으려고 하면서 노동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일관되게 반대해야 한다.     

 

 

더 큰 파산을 위한 예행연습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상표가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이것으로는 노동자 민중들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노동자계급을 배신한 출세주의자들, 타협주의자들은 결코 노동자들을 대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최근의 단적인 두 가지 사례가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공동정부를 구성한다고 해서 민중들의 삶이 나아지는가? 성남시 판교 철거민들의 경우 재개발로 인한 생존권 문제로 성남시와 싸우고 있지만, 민주당과 민노당 공동정부 지자체는 어떠한 해결의 실마리도 내놓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남시장은 지난달 철거민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철거민들을 고소하고 언론들을 통해 보도하게끔 만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작극은 동영상 공개로 얼마가지 못했다. 그러자 12월 2일에는 철거민들의 집회를 시청 차량을 동원해서 방해하다가 철거민들에게 집회방해죄로 고소당했고, 며칠후에는 무고죄로 고소당하기까지 하였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인권변호사로 행세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나라당이 성남시정을 운영할 때 철거민들의 변호사로 나왔다가 패소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철거민 탄압에 앞장서고 있고, 시의회 민주당원들은 철거민들에 대한 규탄결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어떤 정치세력과도 함께하고 한 자리 차지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성남시장 보좌관을 차지하고 있는 민노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철거민들이 민주당 지방정부 하에서 여전히 철거의 위협 속에서 지내고 있는가? 한나라당과 하등 다를 바 없는 민주당과 선거연합을 한 민노당이 국참당과 통합했다고 해서 특히 더 이상할 것도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으로, 진보정당 당원들이 회사를 운영하면 노동자들의 삶은 나아지는가? 김대중 정권 이후 본격적으로 청소업무가 민간에 위탁되었고, 최근 들어 “사회적 기업”들은 청소업무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원주시에서 청소업무 민간위탁을 맡고 있는 다자원이라는 “사회적 기업”은 운영자가 사회당 당원이고, 민노당 당원들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다자원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한국노총 측 노조를 핑계로 중부지역 일반노조의 단체교섭 요청을 묵살하고 있다. 노동자를 탄압하고 노동기본권조차 투쟁하지 않으면 쟁취될 수 없다는 것을 “사회적 기업”들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들은 노동자들이 회사의 주인인 것처럼 여기게 하고 자발적 착취를 끌어내려고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성남시에서도 이미 민간위탁된 청소용역업체 16개 가운데 10곳을 내년 2월까지 시민주주 사회적 기업으로 바꾸는 등 단계적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청소노동자들을 시에서 직접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세련된 간접고용 방식으로 착취하겠다는 발표에 다름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위의 두 가지 사건만 보더라도 민노당은 이미 자본가들이 노동자, 민중들에게 하는 방식을 이미 습득했고, 민주대연합을 위한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전주 버스 노동자 파업에서 보여주었던 민주당의 노동자 탄압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최근 FTA에 대한 인천시장 송영길과 충남시장 안희정 같은 자들처럼 내놓고 찬성해도 민주대연합의 구성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연합의 본질은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연합 이외에 다른 것이 될 수 없다. 그들은 지방정부에서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노당은 노동조합 관료들처럼 노동과 자본의 관계에서 중재자로 나선지 이미 오래다. 지난해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을 당원인 정규직 지부장과 합작해서 정리하는 데 앞장섰다. 올해는 한진중공업에서 당원인 채길용 지회장이 직권조인으로 정리해고를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 아무 비판 없이 가다가 마침내는 국회 환노위 권고안으로 마무리하는 데 일조했다. 통진당을 구성하고 있는 노동운동의 출세주의자들, 관료들, 열우당의 후신들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자본에 대항한 투쟁으로 발전하는 것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하면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제하고 마침내 자본가 국회로 끌어들여 반이명박, 반한나라당이라는 상품가치를 높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민노당은 국참당, 노심조와 진보대통합이라는 2011년 목표를 달성했고, 2012년 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 대선에서 민주당과 연립정부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진당에 대한 현 지지도 추세라면 총선에서 교섭단체를 획득하고, 대선에서 민주당과 연립정부가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계획대로 2017년 단독집권도 가능하다면, 그것은 잘해야 사민주의로 치장한 자본가 정당의 집권에 불과하다. 이때에는 진보정당 운동의 파산이 아니라 노동계급을 자본가 정당의 꼬리로 동원한 민주대연합의 파산을 알리는 선포식이 될 것이다.

 

 

자본가 정치세력과 단절하고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로 나아가자!

 

  전 세계적인 자본주의 체제 위기 정세는 노동자계급에게 혁명이냐 아니면 파멸이냐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자본가계급이 운용할 수 있는 개량의 여지는 더 이상 없어져버렸고 자본주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사민주의 정당에 대한 권력의 위임에도 불구하고, 사민주의 정당들은 그리스와 스페인에서 11월 말 연이어 권력에서 쫓겨나야만 했다. 사민주의 정당들은 개량의 떡고물을 노동자들에게 뿌려야 하지만, 자본가계급은 개량은 고사하고 긴축정책을 실행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사민주의 정당들은 자본가계급과 긴밀한 연결을 갖고, 개량이 아니라 심지어 긴축을 실행하기 위해 권력의 자리에 앉는 대담함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사민주의 정당들이 아무리 포장을 해도 자본주의의 한 축을 담담하고 있다는 것을 감출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 통진당의 결성은 자본주의 경제위기를 노동자계급에게 전가하기 위한 자본가계급의 처절한 몸부림 중 하나로 봐야 한다. 한국 자본주의의 한나라당식 위기극복은 불가능해졌고, 머지않아 위기를 가중시켰다는 것이 폭로될 것이다. 그 결과 야권연대로 권력의 단맛을 보기위해 모여들고 있다. 그것을 위해선 진보로 포장되든, 반이명박, 반한나라당으로 포장되든 상관없다. 민주대연합으로 가기 위한 고속도로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일정이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정세는 민노당이 급격하게 국참당과 함께한 것처럼, 민주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과 함께하는 데 어떠한 장애물도 놓지 않을 것이다.
  반면, 1997년부터 민주노총의 전폭적인 지지로 시작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결과는 비참한 몰골로 끝이 나버렸다. 민노당이 국참당과 통합함으로써 결국 죽 쒀서 개주는 것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이러한 사태는 노동운동의 출세주의자들이 주도한 1997년의 국민승리 21 시절부터 이미 예견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당시 출세주의자들이 노동자들을 동원해서 체육관에서 출범식을 진행할 때, 밖에서는 구역질나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선진적이고 전투적인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전투경찰에 맞선 투쟁을 진행했었다. 후자의 경우도 자신을 조직할 정치정당, 혁명적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하지 못한 채 짧지 않은 국면은 이렇게 저물어 버렸다.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는 개량주의, 의회주의 정당을 통해서 불가능하다는 처절한 교훈을 심어주었다. 노동자계급을 자본가 계급의 꼬리로 동원하는 야권연대, 민주대연합으로 나아감으로써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결국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는 야권연대에 대한 반대, 자본가정당과의 연대 반대를 내걸고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조직적 독자성은 정치적 독자성에 종속되어야 한다. 그런데 유연한 야권연대라는 이름으로 박원순 선본에 민주당과 함께 결합한 진보정당들은 결코 자본가 정당으로부터 정치적 독자성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는 민노당이 아닌 또 다른 진보정당을 만드는 걸로 해결될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진보정당도 결국은 자본주의 체제의 버팀목인 사민주의의 역할을 전담할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의 경우 2000년 전후보다 어려운 조건에 처해 있지만, 보다 대담한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민노당에 배타적 지지한 10년이 넘는 세월이 아까워서 통진당에 대한 지지를 지속한다면 노동자운동의 파멸을 가져올 것이다. 미국의 경우처럼 관료화된 노동조합이 압력단체가 되어서 민주당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결국은 파업 한번 제대로 못하고 선거 때 민주당에 표 찍는 기계로 전락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미국 짝 나지 않기 위해서는 자본가 정당에 불과한 통진당에 인적, 물적 지지를 포함한 그 어떤 지지도 보내서는 안 된다. 호랑이 피하려다가 여우를 만나서는 안 된다. 여우같은 열우당 시절 노동자들이 당했던 것을 민주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시 되풀이 해야겠는가. 이러한 길은 지난 10여년의 시기가 그랬던 것처럼, 아니 그 보다 더 결정적으로 노동자운동을 후퇴시키고 자본가 정당의 꽁무니로 전락시킬 것이다.
  자본가계급에 대한 정치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은 오직 자신의 힘을 믿고 자본주의 체제를 전복할 수 있는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의 한 길로 나아가야 한다. 노동자계급은 오직 자본주의의 철폐를 위해 일관되게 정치적, 조직적 독자성을 유지해야 한다. 지루하고 눈앞의 성과가 곧바로 보이지 않을지라도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이해를 움켜쥐고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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