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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_창간준비4호] 혁명강령으로 출발한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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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강령으로 출발한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노동자계급의 무기로 거듭나야 한다

 

 

이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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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29일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이하 노혁추)이 공식출범했다. 작지만 뜨거웠던 이날의 출범식이 역사적이었던 까닭은 자본주의의 끝 모를 위기 속에서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혁명’에 대한 전망과 계획을 공산주의 강령과 노동자혁명당 건설이라는 목표에 담아 공개적이고 공세적인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일이며, 자본주의 체제를 일소하는 공산주의 노동자혁명을 통해서만 노동해방이 가능하다’는 공산주의 강령을 채택하며 출발한 노혁추는 앞으로 자본가계급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에게 혁명 강령과 혁명당이라는 무기를 제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혁명 강령이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쇠퇴하는 자본주의는 이미 막다른 길목에서 마지막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그 위기와 고통을 노동자계급에게 전가하여 노동자들의 삶을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자본주의 근본모순은 공산주의혁명 이전에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자본주의 모순이 사라지지 않은 한 억압받는 노동자계급의 저항과 투쟁의 물결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자본에 맞선 노동자들의 수많은 투쟁들이 자연적으로 혁명적인 투쟁과 노동자 혁명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바로 노동자 투쟁을 혁명의 길로 일관되게 이끌어갈 실천의 지침인 혁명 강령이 노동자계급 속으로 깊이 뿌리내릴 때에만 비로소 혁명을 향한 진정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혁명 강령이란 노동자계급 투쟁의 궁극적 목표인 공산주의 혁명을 이론적으로 밝혀줄 뿐만 아니라, 계급투쟁의 역사와 발전에 대한 세세하고 구체적인 분석이자, 사회·경제·정치적 상황을 자본주의 물질적인 토대에 근거하여 철저하게 분석한 것이다. 또한 강령은 노동자 계급이 실현해야 할 공산주의라는 목표로부터 규정 받고, 이러한 목표의 일부를 이루는 전략전술들을 동시에 일관되게 정의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전술들은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나오는 실제 조건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필요에 완벽하게 부응해야 하고, 강고한 계급투쟁의 현실로부터 그 풍부함을 이끌어내야 한다. 바로 이 때문에 강령은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행동의 지침이자, 노동자계급 전체의 실천의 결실인 것이다. 따라서 혁명 강령은 신비스런 기원을 가진 것도 아니고 변하지 않은 규칙도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노동자계급 자신의 투쟁의 산물이며 투쟁의 무기다.

 

 

혁명 강령을 방어하는 혁명당의 역할

 

  그런데, 자본주의 아래서 노동자들이 일상적 투쟁의 과정에서 얻게 된 계급의식은 혁명적 의식으로 진전될 수도 있지만, 투쟁의 시기가 지나면 다시 되돌아가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노동자계급에게는 계급의 모든 역사적·이론적인 성과들을 온전히 담아내는 강령을 가진 조직인 혁명당이 필요하다. 따라서 혁명 강령 없는 혁명조직(당)은 존재할 수 없으며, 이 때 당은 투쟁하는 노동자계급과 조직적으로 함께 해야만 혁명적으로 유지될 수 있고, 계급의식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항상 노동자 계급투쟁에 복무해야 한다.

 

  혁명당이 노동자계급의 계급의식을 바꾸고 혁명으로 이끄는 일은 당이 제공하는 신비하고 마법 같은 묘책이나 환상에 있지 않다. 단지 혁명당의 명확한 정치적 지향이 명백하고 보편적인 용어로 노동자들의 실제 필요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트로츠키의 <<러시아혁명사>>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어보라.

 

“선원 코린은 그의 회고록에서, 스스로를 사회혁명당 당원들로 생각하는 뱃사람들이 어떻게 현실에서 볼셰비키의 강령을 방어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어떻게 이러한 허약한 조직과 미미하게 배포된 당 출판물로, 볼셰비키의 생각과 슬로건이 사람들을 휘어잡을 수 있었는가? 설명은 매우 간단하다 : 계급과 시대의 예리한 요구에 상응하는 이러한 슬로건들은 그들 자신을 향한 수천의 채널들을 만들어낸다.”

 

“붉게 달아오른 혁명적 매체는 사상의 뛰어난 전도체이다. 볼셰비키 신문들은 큰 소리로 읽혔고, 세세한 부분까지 읽혔다. 가장 중요한 기사는 외어졌고, 인용되고, 다시 복사 되었으며, 가능한 곳에선 어디든 다시 인쇄되었다. 볼셰비즘의 성공에 대한 일상의 설명은 대중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지는‘슬로건의 단순함’이란 표현으로 요약 설명되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그들의 투쟁에서 그들의 요구와 필요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의 경험에 의해 인도되었다. 볼셰비즘은 대중의 독립적 경험에 대한 귀족주의적 냉소에 절대 오염되지 않았다. 반대로 그들은 이러한 경험을 그들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것이 그들의 탁월함을 엿볼 수 있는 뛰어난 지점 중 하나였다.” 트로츠키, <<러시아혁명사>> 2권.

 

  러시아 혁명의 사례에서와 같이, 볼셰비키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존재하는 요구와 필요를 명백하고 간단하게 표현했고, 투쟁의 경험들 속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보편적이고 역사적인 열망들을 감안하여 전체 운동에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계급의 혁명적 경향들을 가속시킬 수 있었다. 계급의식을 바꾸고 혁명으로 향하게 하는 일, 이것은 신비스럽거나 불가사의한 이상이 아니다. 현재의 조직 상황이 허약하고 작더라도 명확한 정치적 지향이 있다면 즉시 가능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혁명적 이론과 노선을 실천의 무기로 만들어내야 할 의무가 혁명조직에게 있는 것이다.

 

 

혁명당 건설과 혁명 강령 채택의 의미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은 이와 같이 노동자계급의 강력한 무기인 혁명당을 건설하기 위해, 아직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필요에 완벽하게 부응하지는 못하지만, 강고한 계급투쟁의 현실로부터 풍부함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현 상황에서 가장 원칙적이고 혁명적인 노동자계급의 역사적·이론적 성과들을 담아 강령초안을 마련하고 실천적 결의로 채택하면서 출발하였다. 이것은 혁명당과 혁명 강령 건설이 멀리 떨어져 있는 먼 훗날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에서 노동자계급의 가장 전투적이고 혁명적인 계급의식의 정치적 표현이어야 함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건설할 혁명당은 반드시 전체 노동자계급의 해방이라는 공산주의 강령을 방어하면서 건설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지배체제 하에서 당분간 노동자계급 내 소수일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인정한다. 하지만 혁명당이 방어하는 공산주의 강령은 전체 노동자계급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그것은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자신의 과업이기 때문이며, 그 때문에 우리가 건설하려는 혁명 강령은 노동자계급의 혁명투쟁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은 단절되고 짧은 한국의 혁명적 사회주의·공산주의 운동의 역사와 경험 속에서, 비록 혁명적 계급운동의 대대적인 출현 속에서 혁명당 건설을 전면화 시키면서 출발하지는 못했지만, 혁명당 건설을 위한 험난하면서도 거침없었던 고난과 각성의 과정을 겪으면서 혁명 강령 건설과 강령에 입각한 정치활동을 분명한 목표로 삼았기에, 강령채택을 기반으로 혁명당 건설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당 건설운동에서 질적인 전환이었다. 한국사회에서 혁명적 사회주의·공산주의라는 명확한 정치적 지향을 가진 혁명세력들이 형성된 시점이 바로 즉각적인 혁명당 건설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자 당 건설 운동의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인식했었기에, 각각의 정파와 써클 속에 갇혀 있던 정치적 지향들을 강령적 수준으로 통일시키면서 강령에 입각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05년 이후 혁명적 맑스주의자 모임, 사노련, 사노위, 그리고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으로 이어지는 혁명당 건설을 위한 과정은 바로 그 과정의 일부이자, 구체적 발현태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 쇠퇴의 시기, 혁명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때에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객관적 정세가 명확한 정치적 지향을 갖는 혁명당 건설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에 부응하는 일이기도 했다.

 

 

노동자혁명당 강령의 원칙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노동자혁명당의 강령이 방어해야 할 혁명적 원칙들은 무엇인가? 이 원칙들은 노혁추가 채택한 강령 초안의 내용을 대부분 규정해 주고 있다.

 

  그것은 첫째, 혁명 강령은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체제인 자본주의 생산양식과 그 모순을 밝혀내고 총체적으로 판단하여 계급투쟁의 동학, 공산주의 혁명의 주체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또한 자본주의가 더 이상 생산력 발전을 위한 체제이기를 멈추고 이제 생산력 발전에 족쇄가 되는 시대, 즉 자본주의 쇠퇴의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공산주의가  현실의 일정에 오르기 시작했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에서는 쇠퇴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끝 모를 위기의 본질과 자본주의 쇠퇴가 만들어 놓은 물질적 조건(생존권 위협과 생활수준의 급격한 하락 등)이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계급의식과 조직의 상태를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를 밝혀냄으로써, 노동자계급에게 새롭게 창출되는 운동과 계급투쟁의 부활 속에서 다시 한 번 혁명적 전망을 가질 수 있도록 계급의식을 자각케 하는 일이다.

 

  둘째, 공산주의 사회로의 이행에서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필연성을 인정하며, 노동자평의회로 조직된 전체로서의 노동자계급만이 모든 권력을 갖는다는 원칙이다. 이것은  공산주의는 노동자계급의 자기해방으로, 아래로부터의 노동자평의회 권력의 창출과 강화를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혁명의 시작과 함께 사회의 모든 권력을 노동자계급이 집단적으로 행사하는 노동자평의회 권력을 수립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며, 노동자평의회가 모든 정치와 경제와 산업을 장악하고 노동자평의회가 전 사회에 걸쳐 모든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노동자계급의 혁명은 먼저 자본가 국가를 타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이것은 자본가 국가의 폭력에 대항하는 노동자계급의 무장력과 무장봉기를 통해서 이룰 수 있다. 자본가 국가를 타도하는 길은 오직 노동자계급의 조직력과 무장력에 의존하며, 노동자계급의 자립적 조직인 노동자평의회와 혁명정당을 건설해야만 혁명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셋째, 이른바 ‘현존 사회주의’라고 불리어 온 스탈린주의 체제들을 사회주의로 인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 · 억압 체제, 노동자혁명에 의해 타도되어야 할 또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 체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을 단호히 지지하고, 그리고 혁명 패배의 교훈과 이로부터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승리의 조건을 찾아내고자 하는 후세대 혁명가들의 의무이자 과제인 것이다.

 

  넷째, 노동자계급의 혁명은 국제적이어야 한다. 세계혁명은 세계혁명당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세계혁명이 진행되기 전에 혁명적 공산주의 진영을 다시 규합하고 강령을 통일하여 세계혁명당(인터내셔널)을 반드시 건설해야 한다는, 세계혁명과 노동자국제주의에 대한 확고하고 구체적인 원칙을 강령에 담는 것이다. 이것은 노동자 혁명당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세계혁명당 건설에 복무해야 하며, 세계적인 강령통일을 과제로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위의 원칙에 바탕을 둔 ‘노동자계급 권력 장악을 위한 이행요구’를 실천 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헤어날 수 없는 위기에 빠진 쇠퇴하는 자본주의는 노동자계급의 의식적인 행동으로 혁명적으로 타도할 때만이 폐절시킬 수 있다. 노동자계급의 권력 장악을 위한 12 항목의 이행요구는 바로 쇠퇴하는 반동적 자본주의 아래서 노동자계급이 현실에서 투쟁으로 즉각 쟁취해야 하는 요구들이자, 이 요구들을 전진시켜 권력 장악과 자본주의 철폐로 이어지게 하는 행동 강령이다.

 

 

결론

 

  일찍이 마르크스는 임노동을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공산주의에서의 노동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통찰을 우리에게 제공했다. 이른바 비인간적인, 자유가 없는, 소외된 노동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에서부터 더 나은 세상의 가능성, “삶에 대한 선언으로서의, 따라서 삶의 향유로서의 노동”에 대한  마르크스의 통찰은 자본주의 사회라는 악이 존재하는 한 계속 살아남아 노동자계급에게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을 밝혀주고 있다. 이러한 마르크스의 혁명적 가치를 계승한 우리는 노동자계급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공산주의 강령을 전면에 걸고 투쟁하는 노동자계급과 함께 썩어가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고자 나섰다.

 

  노혁추 출범식에 축시를 낭송한 노동자시인의 시 구절처럼,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 혁명이고, 용서할 수 없는 착취계급에 대해 결코 타협하지 않고 용서하지 않는 것이 노동자의 계급의식이다. 오랜 침체기를 지나오면서 고통과 절망이 지배했던 노동자계급의 현실 속에서 혁명의 가능성은 더 나은 세상,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투쟁하는 노동자계급이 혁명적으로 부활하고, 세계적으로 새로운 계급투쟁의 장이 열리고 있는 것은 공산주의 혁명의 현실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공산주의 혁명은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과업이고, 노동자계급의 행동 중에 가장 의식적이고 총제적인 행동이므로 단순한 분노와 직접행동만으로는 혁명으로 나아갈 수 없다. 분노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으로, 좌절은 혁명에 대한 자신감으로 바뀌어야만 한다. 이렇듯 노동자계급이 역사와 혁명의 주체로서 새로운 사회를 스스로 창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혁명의 현실성을 담은 것이 바로 공산주의 강령이다. 혁명의 성공은 노동자혁명당의 강령과 그것을 행동에 옮길 노동자 계급의 혁명적 계급의식에 달려있다.

 

 

  쇠락해가는 자본주의, 야만이냐 혁명이냐의 시대, 노동자계급의 시대적 필요에 부응하는 혁명당 건설에 즉각 착수하자!
 

 

  노동자계급에겐 무기가 되고 자본가계급에겐 실질적 위협이 되는 공산주의 혁명 강령을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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