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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현대자동차 투쟁을 뇌관으로
총파업을 조직하자!
최병승(현대자동차 노동자)
지난 5월 10일 2012년 현대자동차 임투 상견례가 있었다. 그리고 15일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시작하면서 2012년 투쟁은 본격화되었다. 2012년은 현대자동차 투쟁 핵심은 주간연속2교대 시행과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 쟁취로 모아질 수 있다. 두 요구 모두 현대차 노동자뿐 아니라 작게는 자동차산업, 크게는 제조업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만든다는 점에서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다.
따라서 현대차지부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단체교섭은 주간연속2교대와 월급제, 비정규직 정규직화, 재벌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라는 3대 핵심요구를 반드시 쟁취하겠습니다. ……… 3대 핵심요구에서 상당한 진전이 없는 한, 타결시점에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는 입장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두 가지 투쟁에서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과 어떻게 두 투쟁을 통일적으로 만들어 일괄 타결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다.
우리는 2012년 현대자동차 투쟁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의도와 무관하게 놓치고 가는 것이 있다. 그것은 불법파견 정규직 쟁취와 주간연속2교대 시행을 분리해서 사고하는 것이다. 이는 불법파견은 비정규직 투쟁과제, 주간연속2교대는 정규직 투쟁과제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기인한다. 그러나 자동흐름방식의 자동차 생산 특성상 주간연속2교대는 비정규직 노동자도 동일 적용을 받으며,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도 작업조건과 노동조합 체계 개편 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두 요구 모두 원하청 노동자 공동과제이기 때문에 분리해서 투쟁할 수 없고, 통일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포기할 수 없는 목표를 설정하자!
2012년 현대자동차 노동자 단체협상 요구안은 최소한의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98년 정리해고 이후 노동강도 강화와 사내하청을 활용한 노동유연화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순이익)을 갱신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 노동자는 이 기간 동안 불법 연장노동을 강요받았고, 불법파견 노동자 증가로 인해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렸다. 따라서 10년 동안 불법 행위를 근절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도 상식적인 요구이다.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연일 [함께 가는 길]이라는 찌라시를 통해 노동조합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떠한 근거도 없다. 노동조합 요구를 수용하면 회사 경영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다시 말하면 최대 이윤 확보를 위해 불법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며, 노동자 희생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측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쟁취할 것과 방어할 것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즉, 여러 요구안 중에 핵심적으로 쟁취할 것과 합의를 이유로 양보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히 할 때 쟁점이 만들 수 있고, 대중적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두 가지 투쟁에서 쟁취할 것과 방어할 것은 무엇인가?
첫째, 주간연속2교대는 잔업, 특근 없는 8+8 노동을 쟁취해야 한다. 그리고 생산과 임금이 연동되는 물량임금제와 표준 M/H 도입은 결코 합의해서는 안 된다. 생산 책임은 사측에 있음을 명확히 하고, 야간노동 축소하는 실 노동시간 단축을 반드시 쟁취해야 하다.
2010년 OECD 국가 연평균 노동시간은 1,749시간이며, 한국 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은 2,193시간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생산직 연평균 노동시간은 2,487시간이며, 3,000시간 초과노동자도 5천명이 넘는다. 이는 노동자 건강은 고려도 없이 생산제일주의에 입각한 사측 정책에 기반하고 있다.
사측의 잔업과 특근 강요를 통제하지 않고서는 현대차 노동자 생명은 주간근무만 하는 노동자보다 무려 13년이나 줄어들 것이며, 암 발생 위험도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또한 OECD 평균에는 미치지 않더라도, 노동법이 정한 연평균 2,000시간 수준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반드시 8+8 노동을 쟁취해야 한다.
둘째,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전제 속에서, 추후 협의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정규직 이외의 분리직군(별도직군, 하위직군 등), 기간제, 진성도급을 절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쟁취는 노사간 힘의 역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노동조합이 사회적 명분과 물리력으로 사측을 최대한 압박하면 100% 요구를 쟁취할 수도 있겠지만 역으로 그 힘이 부족하면 50%도 얻어내지 못 할 수도 있다. 즉, 100%를 관철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래야만 강화된 조직력을 기반으로 추후에 재투쟁을 결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쟁은 시작보다 마무리가 중요한 것이다.
사측은 2012년에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종지부를 찍으려 할 것이다. 반면 노동조합은 모든 사내하청을 전원 정규직 전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처럼 노사간 대립이 첨예할 수밖에 없는 조건속에서도, 불법파견 투쟁의 원칙을 훼손하고 서로간 명분을 찾으면서 적당하게 타협하려는 시도들을 경계해야 한다.
사측은 최대한 일부 부서에 대해 진성도급을 동의 받거나 진성도급이 가능한 고용형태를 만드는 것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일부 정규직 전환과 일부 단계적 정규직 전환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사간의 교환은 우리은행이 노사가 또 다른 형태로 비정규직을 양산한 분리직군제를 수용하면서 마치 ‘정규직 전환’으로 포장한 사례에서, 철도공사가 핵심 업무를 하위직급 전환조건으로 주변업무 외주화에 합의하여 정규직 전환을 발표한 사례에서 확인된다. 이는 무늬만 정규직이고, 실내용은 비정규직 고착화, 외주화 전제 또는 추후 외주화 추진 조건을 마련한 것임이 바로 다음해에 확인됐다.
모든 비정규직 정규직 쟁취 투쟁은 ‘비정규직 없는 현대자동차 공장’을 만들기 위한 투쟁이지 몇 명을 더 정규직 하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 따라서 정규직 쟁취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해 투쟁하고, 딱 투쟁한 만큼 성과를 쟁취해한다. 왜냐하면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사측 의도를 수용하는 순간 투쟁으로 쟁취한 정규직 성과도 물거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구안 사수! 총파업 성사!
2008년 이후 현대자동차지부는 단 한 차례도 파업을 선언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3년 무쟁의로 실리를 얻은 것도 아니다. 사측 현장통제는 강화됐고, 노동 강도는 높아졌다. 또한 사내하청 노동자 투쟁을 외면하면서 사회적 의제인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이 결과 사측은 창립이례 최대 이윤을 뽑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맞서 싸울 것인가?
첫째, ‘상당한 진전이 없는’이라는 애매한 주장이 아니라 ‘핵심 요구 쟁취 없이 2012년 단체협약 종결 없다’는 명확한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이는 조합원에게 이번 투쟁에서 반드시 쟁취해야할 목표를 확인시켜 2012년 투쟁 쟁점을 만들뿐만 아니라 사측에 강력한 압력 수단이 된다.
둘째, 요구안과 교섭 내용이 달라서는 안 된다. 요구안은 8+8 직도입을 제출하면서 실제 논의는 지난 합의서를 기준으로 논의하거나, 모든 사내하청 전원 정규직화를 주장하면서 실 대상은 축소해서 심의하는 것은 요구안을 중심으로 투쟁하겠다는 지도부 의지를 의심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사측이 아무리 현실적인 이유로 요구안 변경을 요구한다 해도 요구안의 기본 정신과 원칙을 사수하면서 사측 제시안을 요구해야 한다.
셋째, 실질적인 원·하청 공동투쟁 조직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집단가입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왜냐하면 비정규직지회 조직력(파업 능력)과 적극적 공동투쟁에 대한 태도가 없으면 원·하청 공동투쟁은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회 조직력이 무너져 현대차지부가 현대차와 실무교섭 한 내용을 승인했던 2007년~2009년까지의 경험에서, 지회 조직력이 존재했지만 현대차지부가 지회 투쟁을 통제하면서 투쟁을 확산하지 못하고 고립되었던 2010년 경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공동투쟁 기조를 명확히 하고, 이를 위한 집단조직화를 동시에 진행할 때 현대차 모든 노동자 투쟁은 가능하게 된다.
넷째, 부품사 노동자와 부품사 사내하청 노동자와 공동투쟁을 기획해야 한다. 2012년 핵심 요구은 공장안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는 기아자동차 주간연속2교대 시범실시기간 9개 부품사가 동시에 근무형태를 변경했고, 많은 부품사에서 근무형태변경으로 문제점이 발생한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투쟁 결과가 많은 사업장 사내하청 노동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따라서 부품사 원하청 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출하며, 부품사 노동자와 공동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금속노조는 지난 15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현대기아 투쟁시점과 맞추기 위해 1차 총파업 일자를 7월 13일로 조정했다. 따라서 현대·기아차 지부는 7월 13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하기 위한 일정을 밟아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8월 민주노총 총파업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2012년 현대자동차 투쟁이 뇌관이 되어 경제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는 자본에 맞선 공세적 투쟁! 총파업으로 반드시 승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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