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일주일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4/11/22
    민방위훈련 단상
    득명

민방위훈련 단상

 

  군대에서는 뭐든 하나만 잘하면 된다.  가만생각해보니 사회에서도 마찮가지이다.   나는 군대가 좋았다. 어떻게 살아왔든 녹색의 군복을 입으면 모든게 균일해졌다.  잘살건 못살건..  다 필요없고 얼마나 빨리 군대엘 들어왔냐로 모든 규율이 결정되는 그러한 군대.  스물아홉나이에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오건.. 고졸이건 군대에서 별 중요한게 아니란 사실.  너무나 통쾌했다.  둘다 한따까리를 똑같이 했고..  뭘해다 오건 별 의미가 없었다.  군생활에서는.    군대는 언제나 배고프고 언제나 춥고 언제나 외로운 그런 곳이다.  그렇게 제댈하고.. 예비군도 지나..  민방위도 이젠 소집? 같은걸 한다.  통장아주머가 쪽지를 넣어놓고 가셨다.  '소집나왔는데 꼭 가야합니다. 연락주세요.  010-XXXX-XXX'  소집은 재끼고 민방위 훈련장에 한시간 교육으로 대신했다.

 

   민방위교육장에서는 무슨 교육을 하는가가 별로 중요치 않다. 다시 시간과의 전쟁인 그 느낌을 되새기는? 것이 아마 가장 큰 교육목적이리라.  나는 이 목적에 아주 충실하였다.  번호표를 받고 지정된 자리에 앉자마자 곤한 잠이 교육을 대신하였다.  한 시간만 자라면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민방위훈련장에서 앉은채로 한 시간 취침은 이상하리만치 가능하다.

 

   짐진자 내게로 오라.. 쉬게하겠다?  짐진자 민방위훈련장에 오라.. 쉬게하겠다!  너무나 편하게 보낸 한 시간에 화들짝 놀라 나를 돌아보았다.  평소 너무나 이러저러한 괜한 고민에 살고 있다.  아니 고민이 없으면 맨들어서라도 해야 마치 제대로 하는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나는 이러저러한 고민속에 조바심에..  이러저러한 일에 살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니 민방위훈련의 한 시간이 수백시간 명상에 버금가는 듯 하다.

 

   이러한 조바심?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는 그 길이 궁금하다.  삶에대해 나를 너무 스스로 몰아세우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고 먼가를 더 정신차려 하는건 결코 아니다.  단지 이런 중압감을 살짝느껴주며.. 먼가를 노력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는게 아닌지도 모를일이다.   일주엘에 한 시간은 민방위훈련같은 이러한 시간을 갖어봐야겠다.   민방위훈련도 일박이일정도 했으면 좋으련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