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우울증

2009/08/06 23:16 잡기장

제목 참으로 오그라든다 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저런 제목을 써보고 싶었다.

 

오늘은 참 뭐랄까. 힘들었다. 마음보다 몸이 되게 힘들었다. 그러니까, 몸과 마음이라는 뚝 떨어져서 한쪽만 아프고 다른 쪽은 안 아픈 성질의 것들은 아니지만, 굳이 찝자면 몸 쪽의 힘듦이 좀 더 컸다.

 

낮12시에 과외였다. 그런데 어제 새벽 2시쯤 자서 5-6시 사이에 깼다. 깬 거는 더워서 깼던 것 같은 데, 선풍기를 끌고와서 틀고 자려니 잠이 안왔다. 난 정말 잠에 예민해서 한번 그러면 절대 다시 못잔다, 근데 생각보다 컨디션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라서,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하면서 일어났다. 문제는 어제 밤부터 먹고 싶었던 바질/오레가노 파스타를 해먹었다는 거다. 뭐 아침 든든히 잘 먹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맛있으라고 넣은 마늘의 양이 좀 많았던 것 같고, 아주 살짝 덜 익은 것들이 그 중에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그걸 먹고 커피까지 마시도 해도 속이 계속 좀 좋지 않았고, 잠깐 졸았다가 깨니까 완전 최악이 되어있었다. 속에 열이 나는 것도 같고 더부룩하기도 하고 뭐 그런... 그래도 일나서 과외가려고 버스타는 데까지 가다가 정류장 앞 커피숍에 갔다. 이미 집에서 커피를 마신 상태라 커피는 분명 더 필요없었는 데, 텁텁한 입과 속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혀줄 법한 차가운 음료를 1시간 가량의 버스여정에 첨가하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들어가니 막상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젤 싼 메뉴였고, 절약같은 거 개뿔 모르는 주제에 그 순간엔 왜 또 거기에 천원 더 얹어서 다른 거 먹는 게 아까웠는 지... 엄청나게 묽고 맛없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버스에 올랐다.

 

 

당연 과외내내 디질것 같앴다. 속은 부대끼고, 애는 오늘따라 relieve 는 believe로, national을 international로 해석하는 혈압 올리는 곡예를 펼치며 나의 얼마 없는 에너지를 쪽쪽 빨아먹었다.

 

 

집에 오면서 고민했다. 쌀밥을 넣어주면 좀 나을 것 같았따. 그래서 먹고 좀 나아졌다. 그런데 그 밥집이 정말 엄청나게 더워서 실신하게 땀을 흘렸다. 브라자에 땀차는 그 더러운 느낌... 그래서 진짜 버스타고 집에 가다가 집으로 바로 못가고 커피숍에 갔다. 과외땜에 가방은 너무 무겁고 더위먹어서 미칠거 같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물로 절대 커피를 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못 먹는 나에게 유제품이 안 들어가는 셔벗이 메뉴에 있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먹고나니 엄청나게 졸렸고, 피곤했고, 어이없게도 갑자기 몸이 너무 추웠다.

 

그래서 진짜 겨 우 겨 우 집에와서 브라자 벗고 살짝 샤워하고 왁스바른 머리 타올로 싸매고 잤다.

 

3시간쯤 자다 깨니, 진짜 지독한 마늘같으니.. 여전히 속이 썩어있길래 소화제 먹고, 댄스학원 고고씽.

이럴 땐 진짜 운동하는 게 완전 축복같다,

 

 

아우 그런데 얼마전에 뭔 동작하다가 아프기 시작한 오른쪽 무릎이 다리찢기를 못할 정도로 아픈거다! 그래서 오늘 나름 안무 되게 잘 따라했는 데, 무릎때매 너무 속상하고.. 역시나 몸이 고달프니까 우울해졌다. 비도 막 오구..

 

 

무릎이 얼렁 나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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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6 23:16 2009/08/0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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