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2

2009/08/12 22:23 잡기장

오늘은 뭔가 감동적인 날이었다.

 

쓰고 보니 웃기지만 진짜 좀 그랬다

 

 

오늘은 사실 굉장히 늦게 일어났다.  정말 헉 소리가 나도록 놀랬다. 어제 밤에 나는 1시반 정도에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 5시 50분경에 더워서/오줌 마려워서 깨가지고 선풍기 끌어오고 화장실 갔다가 다시 잠들었다. 이때 좀 잠이 많이 깨서 아 몇시야 하면서 핸드폰을 봤었기 때문에 시간을 잘 기억하고 있다. 그러고나서 나답게 바로 잠이 안 들겠다.. 생각했는 데 억지로 누워서 막 잤다. 분명 한 십분정도 더 잔것 같아서 쓰윽 일어나 다시 핸드폰을 열어보니 낮12시였다. 좀 충격적이었다.

 

생각해보면 어제 평소보다 춤을 2시간정도 더 추긴했다. 그것도 온 몸이 완벽하게 땀에 젖는 발레를. 그래도 생각보다 힘들진 않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어차피 요즘 같은 시기에는 그냥 닥치고 춤이나 추는 게 나에게 이롭다고 생각도 했었고. 그런데 정말 많이 자버린거다. 참 나답지않은 일이었다. 물론 날씨가 그래서 그랬던 것도 있었겠지만. 그래서 락킹시간에 겨우 맞춰서 갔다.

 

 

부랴부랴 집을 나서서 택시를 탔고, 가는 길에 mp3를 듣는다. 바로 그 노래, take a bow가 나왔다. 그리고는 삐질삐질 입에서 웃음이 나왔다. 정말 그랬다. You put on quite a show. 그렇다. 모든 것은 정말 쇼와같았다. 그리고 막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저녁 때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댄스학원에 있는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다가,

갑자기 이 모든 것이 얼마나 기적과 같은 일인가. 생각했다.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는 거,

지금 내가 자살하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대견한가.

그래서 웃기지만 나도 모르게 막 눈물이 나려고 했다.

 

사실 이렇게 살아있다는 거 자체가 기적인 데, 그게 어딘데

뭘 그렇게 잘해내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거구나 했다.

그냥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적인데.

그렇게 지옥같은 시간들도 견뎌냈고, 그렇게 괴로웠던 관계도 이제 막바지 정리단계인데

이렇게까지 살아준게 어디인데.

 

 

그러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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