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2009/09/11 02:32 잡기장
내가 그냥 생각하기에도 좀 미친 것 같다. 아무리 소비의 기준이 개개인마다 너무 달라진 시대라지만... 그러니까 이렇게 "시대"따위를 읊으며 이 얘기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나의 미친 소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라는 거다.
엄청나게 옷을 질러댔다. 뭐 이유야 많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이제는 절대 구할 수 없을 옛날 콜렉션들. 할인. 미래가 어쨌든 당장 통장에 있는 돈.
하지만, 정말 이렇게 집착적으로 돈을 써 발긴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시 김형경씨의 사람풍경을 읽고 있는 요즘이다. 그리고 또 마침 집착과 중독에 대한 파트를 읽었다.
한동안 내가 옷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또 한참 안 사 입고 리폼에 완전 맛들였었는 데, 이번에 정말 사상최대로 미친년처럼 옷을 샀다.
마음이 많이 허전한 것 같다. 내가.
그래서 이렇게 지르고 또 지르고 또 질러도 이 허전함이 채워지지않아서 이러는 것 같다.
요즘에 생각하는, 나의 삶이 나에게 허락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혹은 나에게 주어진 복과 나를 비껴간 복.
주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해 직면할 상황이 오자 나는 이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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