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3

2009/08/23 01:20 잡기장

니가 말하기 전에도 나는 원래 그 사람 싫어했어.

그 사람 너무 거만해.

걔 처럼 아카데믹한 애들은 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돼.

 

 

라는 얘기를 1년 반전에 들었더라면, 나는 좀 마음이 편했을까. 지난 1년 반정도의 시간이 좀 더 잘 흘러가주었을까. 이제서 제3자에게 저런 얘기를 듣고 나니, 후련함이라던가 누군가를 함께 싫어하고 있다는 동질감(?)같은 것보다는 뭐랄까.. 씁쓸한 기분이 더 많이 들었다. 나에게 나빴던 사람이 다른 이에게는 좋은 평가를 얻는 것을 보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어쨌든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한 인간에 대한 감정인건지, 다른 이의 눈에도 그렇게 비춰진다는 것을 알았을 때, 웃기지만 좀 딱하다는 생각을 했다. 걔는 정말 왜 그럴까..하는 생각.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을 좋아했구나. 그런 사람을 좋아했던 과거의 나는 어떤 인간일까.. 뭐 그런 생각도 했다.

 

그리고 저 친구가 그에 대해 뱉은 말들이 너무나 내가 생각했던 것들과 비슷해서... 이것도 좀 웃기지만, 그 친구랑 나랑 좀 필터가 비슷한가 하는 생각도 했다.

 

저 말을 누군가가, 그를 아는 누군가가 나에게 해주었더라면 나는 뉴욕에서나 그 이후 한국에서 좀 마음이 좋았을까. 사실, 그 때는 얼마나 누군가가 저 말을 해주길 바라고 또 바랬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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