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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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싫으니 다시 블로그로 찾아왔다. 서문은 인문학 잡지라고 하기엔 부끄럽단 이야기를 쓰려나. 칼럼은 좋은사람이 아닌 것 같단 그 불안에 대해 말해볼까.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생각하면서도 끝까지 블랑꼬를 안 열었다. 저 무거운 노트북 지고 와 놓고 열지도 않고 엄마 데스크탑으로 감자별을 보다가 블로그나 뒤적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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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고 할 일들은 주렁주렁 열리고, 그래서 요즘 주말이 좋다. 참 좋다. 푹 자고 뒹굴뒹굴. 감자별도 보고, 간식도 먹으며 침대에서 뒹굴뒹굴. 몸은 점점 안좋아진다. 운동 하네 하네 해놓고 대체 언제쯤 정말 하게 될까나. 피로가 많이 쌓인건지 잘 때마다 끙끙이다 정말.
얼굴이 자꾸 빨갛게 일어나는 걸로 스트레스도 받았고, 아빠가 걱정하는 것도 속상했는데. 그냥 이제 포기하는 걸로. 희야말대로 요모양으로 살면서 어디 할 말이 있겠는가 허허. 대신 집에와서 엄마가 요즘 쓴다는 걸 막 썼더니 쪼꼼 가라앉은 기분. 뭐지 플라시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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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상한 건지 그래도 되는 건지 그럴 법 한건지 예민한 건지. 혼란스러워서 끙끙 거렸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누굴 탓해야하는 건지 어떤 이야기부터 꺼내야하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너도 밉고 너도 밉고 다 미워지는데 그러면 내가 나쁜 사람인 것만 같아서. 그래서 미워하고 싶지 않은데 그런데 왜 하필 둘다 나에게 연락을 해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왜 하필.
웃으며 볼 시간도 그리 많지 않은데 만나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하기 싫다. 몰라 짜증난다. 짜증. 짜증. 화. 화. 그냥 처음부터 괜찮은 걸로 넘겨야되나 생각하지 말 걸. 내가 이렇게 불편할 거면 그냥 이야기 다 풀 걸. 젠장
전화를 붙잡고 엉엉 울었다. 울고 또 우는 건 언제까지 계속될까. 사람답게 이야기 할 수는 없나. 내가 싫어진다. 차근차근 하나하나 이야기 해나갈 수 없는 게 아닌데,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을 할 수가 없으니 눈물만 난다. 말을 할 수 없게 하지 말아달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감정이 순간 너무 격해져서 심장이 쿵쿵 거리고, 그렇게 몇시간 쯤 잠을 못 자며 멀뚱멀뚱 게임을 하다가 어느 순간 내가 미친 사람 같다. 그 순간의 감정이 너무 격하다. 감정폭주라며 낄낄거리던 것들은 우울이었다면, 요즘은 감정이 너무 격한 순간들이 자꾸 있다. 그 속에서 그냥 감정의 범람 속에서 헤어나오질 못한다. 그래서 이제 그런 순간이 다 지난 후에 차분히 생각해보자고 마음 먹었었는데 잘 안된다. 그냥 그 순간에는. 별일없이 산다고 생각하면서 뭔가 자꾸 폭발이다. 화가 난다. 뭐 때문에 이러는 건지 속에 뭐가 쌓여있는 건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어디부터 풀어야 이런 일들이 안생기게 할 수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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