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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에서 지켜보아야 할 것들

일이 바빠 시간이 없지만 역사적인 시기를 경과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몇 자 적어본다.

 

미 정부가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천억 달러 혹은 조단위가 넘어가는 달러를 투입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정확한 내용이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아마 배드뱅크를 만들어 부실채권들을 정부가 사들인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들이다.

전 세계 증권시장이 폭등을 했다. 유럽도 중국도 러시아도.

러시아는 증권폭락이 하도 심각해 증권거래를 이틀이나 정지시켰다가 다시 거래를 재개했는데 20%나 올랐단다.

 

우선, 미정부 정책이 나온 시점이 미묘하다. 물론 세계 시장이 무너져 내리고 있긴 했다.

그런데 리만 브라더스는 파산(챕터 11)으로 간 뒤 며칠도 되지 않아 골드만 삭스까지 위험징후가 나타나자 전격적으로 조치가 나왔다. 폴슨 재무장관은 골드만 삭스 출신이다. 이놈의 골드만 삭스는 웃기는 게 클린턴 때 재무장관을 한 루빈도 여기 출신이다. 즉 민주 공화 양당에서 모두 여기 출신을 끌여다 재무장관을 시켰고 시키고 있다. 리만 브라더스는 억울하다 하지 않을까? 폴슨은 결과적으로 경쟁회사는 보내고 자기 출신 회사는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좀 나오지 않을까 지켜볼 일이다.

 

역사상 최대 구제금융의 구체적인 모습이 어떨지도 지켜볼 만 하다. 루비니 등 일부에서 이야기하듯이 주택소유자들의 빚을 탕감해 주는 방식도 있는 모양인데 이 안이 미국사회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지, 혹은 이와 관련한 대중운동이 일어나는지 일어난다면 어느정도 일어나는지, 오바마나 메케인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관심거리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서 부실자산을 정부가 매입을 하면 각 부실자산을 얼마에 사들일지 알아보아야 한다. 이들 부실자산과 관련한 시장 자체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더구나 주택 가격은 계속해서 내릴 것이고 이에 따라 모기지 기반 채권이나 이와관련한 파생상품 가격들이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 틀림없는 상황에서 부실 자산 가격을 정확하게 책정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금융기관(자본)에 유리하게 가격이 책정이 될지 아니면 국민의 세금을 최대한 아끼는 방향으로 진행될지?

 

관련해서 부실자산을 정부에 넘긴다 하더라도 위험한 금융기관들은 많이 있을텐데 추가적인 파산이 어느정도 벌어질 지. 최근 증권시장의 '화폐기근'을 그대로 놔뒀을 경우 파산하는 금융기관들은 훨씬 많았겠지만.

 

그리고 이번 정책은 결국 크루그먼이 이야기하는대로 불가피한(체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에서 보면) 측면이 있지만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치료수단, 즉 성장률을 회복시키고 고용을 늘이는 정책이 아니라 단순히 지혈을 하는 정책인데 미국경제 및 세계경제의 위기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이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주택가격 하락이 어느정도 언제까지 하락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이번 조치가 나오기 전의 시스템의 위기 양상은 이제 더 이상 없을지 등도 지켜볼 일이다. 세계경제의 위기적 양상은 어떤 정도로 전개될지도.

 

그리고 미국 금융제도가 어떻게 변모할지, 즉 투자은행 독자모델은 종말을 고할지, '자산의 증권화' 및 이것의 투기화 양상은 어떻게 변할지,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의 지배력은 어떻게 변할지 등도 관심거리다.

 

마지막으로 자유시장에 기초한 미국 금융제도를 소리높여 외쳐온 매케인 진영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양당 후보자의 지지율은 어떻게 변할 지, 그래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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