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다슬님의 [윌리 호니스(Willy Ronis)의 사진] 에 관련된 글.

덕분에 윌리 호니스,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할 계기가 되었습니다. -_- 꾸벅

 

 

아랫글은 불과 네 달 전, 다른 블로그에 윌리 호니스 전시 소식을 올리면서 끄적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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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휴머니스트 사진작가

살아있는 프랑스 최고의 사진작가로 추앙 받고 있는 윌리 호니스의 전시회가 2006년 12월 23일부터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린다.  2005년 10월 19일부터 2006년 5월 27일까지 프랑스 파리 시청에서 열린 이 전시는 프랑스 정부와 국민이 문화재로 지칭되는 윌리 호니스에게 바치는 오마주였다. 파리의 2백 만 인구 중 약 25 %인 48만 명이 관람할 정도로 연일 만원 사례를 이루었던 윌리 호니스 전시는 프랑스 국민들이 갖는 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파리 시청에서 기획한 회고전에 연이은 이번 갤러리 뤼미에르 기획전시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과 로베르 드와노(Robert Doisneau)와 함께 휴머니즘 사진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윌리 호니스를 세계순회 전시로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소개하는 가슴 벅찬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파리 시청의 적극적인 후원과 더불어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이다. 약 2백여 점 흑백의 이미지들이 올해 나이 97세인 윌리 호니스의 작품 세계를 신실하게 보여준다.

 

...중략

1936년 프랑스 대혁명 기념 행진 인파에서부터 자기 보다 훨씬 커 보이는 바게뜨 빵을 들고 장난기가 가득찬 얼굴을 한 채 뛰어가는 소년, 몽마르뜨 뒷 편의 언덕길 곳곳을 찍은 벨빌-메닐몽떵(Belleville-Ménilmontant) 시리즈까지 세계 2차 대전 이후, 수 많은 신문과 잡지들이 전쟁의 그림자를 뚫고 생겨난다. 윌리 호니스 역시 저널 붐의 수혜자였다. 카메라를 들고 길거리로 뛰어 나와야 직성이 풀리는 그답게 팡테옹(Panthéon)에서부터 몽마르뜨까지, 레 알(Les Halles)에서 뤽상부르 공원(Jardin de Luxembourg)까지 파리지엥들의 삶과 파리가 갖고 있는 영속의 매력을 담은 사진들을 찍으며 명실 공히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표현하는 사진 작가로 인정받는다.

 

‘나는 인생을 따라 움직였다. 사람들을 사랑하고,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과 이 동네를 사랑한다.’

 

1936년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행진 인파 속에, 1938년 시트로엥 자동차 공장 대파업장에 그가 있다. 그는 마치 수 많은 인파 속에 길 잃은 누군가의 시선을 잡아내듯이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그의 사진에는 수줍음이 베어 나온다. 또한 절대로 주제를 클로즈업 하지 않으며 정면을 과감하게 찍는 경우도 드물다. 그의 사진과 주제 사이에는 일정한 거리감이 있고, 그 거리감은 주제에 대한 작가의 애틋함과 겸손함으로 채워져 있다.

 

‘나는 비어있는 길을 찍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사진을 통해 재현하는 것은 건축물이 아니라 감수성 짙은 연가이다…

나는 어떤 특별하고 특이한 것을 좇지 않는다.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다.’

 

사진을 통하여 자신의 기억의 뼈대를 하나씩 맞춰나간다는 윌리 호니스는 때때로 매우 사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승전에 맞춰 프랑스로 귀환하는 전쟁 포로들의 사진인 1945년 작 <불르바흐 본-누벨(Boulevard Bonne-Nouvelle)>을 비롯하여 지금은 폐쇄되어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 오르세역(Gare d’Orsay) 플랫폼에서 프랑스와 독일 국경 사이를 왕복하며 찍은 사진 중 하나인 그를 돌보던 간호사에게 입맞춤을 하는 군인의 사진이다. 과연 그들은 다시 만났을까? 윌리 호니스는 그 동안 이 사진이 출판되거나 공개되는 것을 거부하였다. 어쩌면 그들에게 이 장면은 너무나 비밀스러워야 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60년이 훨씬 지난 오늘 그들의 사랑이 공개된다.

 

..

윗 글은 조선일보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옮겨온 것이다.

 

하필이면 조선일보미술관..

화이트 큐브 안에서. 작품 앞에 선다고 해서 그것이 '순수하게' 보는 행위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스운 이야기이다.

윌리 호니에 대한 보도자료도 왠지 믿을 수가 없다.

전시도 윌리 호니의 부분만 보여주기일 것 같다..

 

"마지막 휴머니스트 사진작가" 라는 말도 지난 시절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듯하여 기분이 좀 안 좋고..

 

 "그가 찾아 헤매던 것은 ‘아름다움은 길 위에 있다.’ 라는 명제였다. 그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이란 ‘길’에서 찾아 낼 수 있는 것이다. 감자튀김을 파는 이의 손 끝에서, 땀을 훔치며 지친 몸을 벽에 기대고 있는 수리공의 얼굴에서, 춤을 추고 있는 아가씨의 치마자락에서 멜로디를 타고 되살아난다."

바로 이어지는 글. "이처럼 그의 작품은 클래식하다."  

 

'겸손함', '꾸밈없음', '수줍음', '평범함에 대한 따뜻한 시각'

 

등등. '나의 인생'이라면서 이렇게 사포로 간 듯한 문구들만 있는 것이 ..

사진과 함께 옮겨온 글들을 보면 윌리 호니의 이야기에 대한 중심이 조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암튼! 보고나서 이야기 할 일이다.. 정말 그냥 따뜻하기만(?) 할 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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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데체 무엇을 선택해서 보고 있는지, 날 봐도 내가 웃깁니다.

사포로 간 듯한 눈알을 갖고 있는 건 내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일입니다.

 

'시트로엥 공장 파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전쟁 이야기가 나오길래, 이러저러하게 웹을 쏘다니며

한참을 찾았는데, 윌리 호니스에 대한 자료를 조선일보미술관에 실린 이상의 것으로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후후, 그래서 더 우울하기도 했고, 외국어를 못하는 것이 깝깝하기도 하고.

 

역시 휴머니즘과 지나간 시절의 세계적 사건들, 시류들을 정말 지나간 듯이 말하는 것이 갑갑하지만,

윌리 호니스의 사진과 삶을 그저 미술관에 갇힌 것으로만 판단하는 나도 갑갑합니다.

사진만을 보자면, 그가 사람을 사랑했던 것도, 낭만도 현실도 피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나 소개 글들은 분명 선별하여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질문이 있었을 법 한데 말이지요.)

 

 

-당신에게 있어서 휴머니스트 사진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인간에 관련된 모든 것을 말합니다. 어떤 특이한 개인 개인이 아니라 서로 닮아 있는 우리의 모습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들(휴머니스트 사진가들)은 우리 자신을 가장 중요한 주제로 여깁니다. 바로 평범한 일상을 말하는 것이죠.
특히 우리는 특별한 사건 사고나 특종에 관심이 없습니다. 제 책에도 제가 말을 했지만 사진가란 직업은 <평범한 행복에 다가가는 작은 발자국>입니다. 아마도 제가 소박하고 평범한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일까요? 저는 화려한 곳을 좋아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 곳에는 자연스런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보그Vogue>와의 작업을 하는데 거부감을 느꼈던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것은 잠시 동안의 일이었고, 비록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지만 평생 해야만 했다면 지겨웠을 것입니다. 패션 사진에는 말할 수 없는 거추장스러움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직업 소명과 거리가 있었습니다.

 

제가 일부를 발췌한 것에서 다시 발췌한 것입니다.

고민이 됩니다. '평범한 행복에 다가가는 작은 발자국'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너무 다릅니다.

이용하는 것도 지겹고 안이용하는 것도 지겹습니다.

..

 

화이트 큐브가 갖고 있는(갈등 중) 문제와 조선일보라는 이름이 주는 억압과 윌리 호니스의 뭔가 수상하지만(이미 영향 받았다구!) 아름다운 사진들이 어우러져 이렇게도 복잡하게 머리고 마음이고 멍들게 하는군요.ㅋ

윌리 호니스는 문제가 있거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

화이트 큐브와 조선일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윌리 호니스가 문제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닐테고.

 

 

이게 너무 피상적이고 이상적인 생각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도데체 뭘 믿겠습니까, 저는 역사라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무지하고, 보수적이지만

파편적으로 제가 생각하고 느끼면서 그것을 엮는 방법 외에는 아직 뾰족한 것이 없습니다.

 

 

(1938년의 시트로엥 공장 파업이라...프랑스 월드컵 중이었네....!    2차대전 전년도!  상상만해도 무섭구나  -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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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30 21:41 2007/04/30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