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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라디오 24회 – 늦여름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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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라디오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스물네 번째 방송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방송은 성민이가 진행합니다, 반갑습니다.

 

 

숨 막히던 여름 무더위가 한풀 꺾였습니다.

아직도 한낮에는 30도를 넘나들지만 아침저녁으로는 한결 선선해져서 숨통이 트입니다.

이제 이렇게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해야 할 시점인데요

오늘은 이런 늦여름의 풍경으로 얘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열대야가 사라진 새벽의 공기가 약간 쌀쌀하기까지 합니다.

비라도 내리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데

창문을 닫고도 얇은 이불을 덮어야 할 정도입니다.

비 내리는 새벽은 게으를 수 있는 특권도 덤으로 안겨줍니다.

여름에는 날이 밝기 전부터 일어나서 하우스 일을 해야 하는데

비오는 날은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음껏 게으름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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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가 되면 창밖이 훤하게 밝아옵니다.

그래도 일어나지 않고 침대 위에서 그 아침의 기운을 좀 더 느낍니다.

상쾌한 기운이 들어차면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십니다.

몸과 마음을 깨우고 나면 용변을 보고 묵은 것들을 덜어냅니다.

오래간만에 아침 요가를 하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집니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사랑이와 같이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 일과를 다 마치고 나서는 할 일이 없습니다.

일기예보를 살펴봤더니 하루 종일 비가 온답니다.

사랑이는 산책을 나가고 싶은 눈치지만 비가 내리고 있어서 사랑이를 달래줍니다.

편안한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집어듭니다.

그렇게 누군가의 얘기를 들으면서 하루를 출발해봅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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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를 수확해서 말리고 있습니다.

참깨를 단으로 묶어서 세워 말려야 하지만

참깨 줄기가 너무 작고 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그냥 널어놓았습니다.

올해 참깨 농사는 완전 망쳐버렸습니다.

 

 

참깨 뒤쪽으로는 수박과 참외와 고추 등이 아직 있습니다.

보기에는 왕성하게 자란 것 같지만 수확은 예년만 못합니다.

그래도 가족들이 나눠 먹을 정도의 양은 나왔기 때문에 큰 아쉬움은 없습니다.

8월말까지는 조금씩이라도 달리기 때문에 그때까지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여름 농사를 슬슬 정리하고 겨울 농사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밭도 깊게 갈고 거름도 충분히 줘서 겨울에는 좀 더 풍요롭게 보내봐야겠습니다.

겨울에는 뭘 재배할지 계획도 세워야하고 그에 맞춰 공간도 잘 나눠야합니다.

감귤나무에도 이래저래 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마음이 살짝 급해집니다.

 

 

내 마음이야 급하든 말든 비는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마처럼 비는 계속 이어질 거라고 하니

모처럼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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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항암치료를 이어오던 아버지가 얼마 전에 항암치료를 중단했습니다.

암세포가 다시 커지기 시작했고 다른 장기로도 전이됐기 때문입니다.

담당의사는 이런 경우 좀 더 강한 항암치료를 해야 하지만 아버지의 몸이 그걸 받아들일 수 없기에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항암치료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아버지에게는 항암치료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얘기만 드리고

암세포가 전이됐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매달 서울로 항암치료 받으러가는 것이 힘들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동안 버티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이제는 마음이라도 편안했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한 달이 지났지만

기력이 좀 더 약해지는 것 말고는 아직 특별한 증상은 없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네요.

 

 

 

 

(Marc Copland, Gary Peacock, Paul Motian의 ‘Vign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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