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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라디오 26회 –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가자

 

 

 

1

 

 

미얀마에 있는 나의 아이들과 샨킨에 있는 가족들에게 7월22일에 보낸 마스크와 약이 미얀마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한달넘는 기간이 소요되었지만 잘 받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각자 필요한 만큼 나누었고 남은 마스크랑 약은 동네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 할겁니다

이번 물품 보내는데 택배비 지원해주신 김영산선생님 그녀들의AM서용성형님 뚜럼 박순동 친구 미얀마봉사대장 김명선동생 다시한번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지금은 마스크공급이 어느정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저번에 미리 구매한 마스크 어른용 3천장 어린이용 1천장

다시한번 더 보낼예정입니다

택배비 지원 해주실 분 있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2차때 미리 보내주신 페친이신 김소현님 애니메이션센터 남현구동생 친구 김용수 진심 고맙습니다

3차 보낼 때 택배비로 사용하겠습니다

어려운시기에 함께 해주신 분들이

계시기에 미얀마에 있는 지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방송은 Kyoungsik Lee님의 페이스북 사연으로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들풀입니다.

 

 

Kyoungsik Lee님은 오래전에 미얀마 아이들과 인연이 닿았던 것이 계기가 돼서 미얀마에 대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미얀마 투쟁을 지지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오면서 이렇게 개인적으로 그곳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마스크와 의약품 몇 개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만은 그 마음이 서로의 힘을 돋워주리라 생각합니다.

 

 

한번 보낼 때마다 택배비가 30만원이 넘게 든다는 말을 듣고

적은 금액이지만 보탬을 드렸더니

제 마음도 미얀마로 전달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조금 상쾌해졌습니다.

 

 

미얀마가 조금씩 잊혀져갈 즈음 아프카니스탄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잡아끌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들의 투쟁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먼 나라의 뉴스로만 다가오지 않네요.

몇 년 전 예맨인들의 입국 때도 그랬지만 전지구적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좀 더 넓게 보고 살아가야겠습니다.

 

 

 

2

 

 

새벽에 일찍 일어났더니 선선한 기운이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더군요.

물 한 모금 마시고 용변까지 시원하게 보고났더니 상쾌함이 배가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기분을 안고 산책에 나섰습니다.

 

 

인적 드문 골목길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어스름히 밝아오는 여명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했습니다.

드문드문 불 켜진 집들이 있었지만 불 꺼진 집들도 많아서 조심조심 걸었습니다.

이른 시간에 종종걸음으로 집을 나서는 분을 보며 괜히 짠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나가다 저를 바라보는 고양이와 가벼운 인사도 나눴습니다.

 

 

그렇게 30분 정도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둘이 다정하게 걸어가더니 어느 화단 근처에서 강아지가 용변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다정하게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강아지가 볼일을 마치자 그냥 자리를 떠나려하더군요.

마침 그 자리를 지나던 제가 할아버지에게 “이것 좀 치우시지...”라고 한 마디 건넸습니다.

할아버지는 “죄송합니다. 똥이 작아서...”라고 얼버무리시며 발로 똥을 툭툭 차서 한쪽으로 밀어버리셨습니다.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들어와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데

자꾸 할아버지와의 대화가 제 마음 속에서 맴도는 겁니다.

제가 최대한 부드럽게 얘기한다고 했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었던 대화였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들었을 때의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을 것도 분명하고요.

그 상황에서 좀 더 부드럽게 말을 할 수는 없었을까?

아니면 그냥 내가 그 똥을 치웠을 수는 없었을까?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고 하면서 내 삶은 사소한 것에도 날카롭습니다.

상쾌한 아침산책은 이렇게 찜찜함을 안겨주고 말았네요.

 

 

 

3

 

 

인생의 마지막 순간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기에, 되도록 일찍부터 삶을 즐기며 많이 웃고 울어야 합니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린 헬턴이라는 분의 얘기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삶을 즐기며 많이 웃고 울어야 합니다’라는 말에 쉽게 다가서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성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얘기지만

실제 제 삶을 들여다봤을 때 ‘즐기며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이 왠지 남의 얘기처럼 들렸거든요.

그렇다고 제 삶이 그렇게 불행하거나 고통스러운 것은 아닌데

왜 삶을 즐기며 살지 못할까요?

 

 

 

 

어머니가 말기 폐암 진단을 받으셨다. 가시기 전에 남겨 주신 한 마디가,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말이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굳이 견뎌온 시간이 이제 와 너무 아깝다며, 부디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몇 번이고 말씀하셨다.

 

 

 

 

제주도에서 ‘추의 작은집’이라는 민박을 운영하시는 추소영님도 비슷한 얘기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얘기에서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라는 말이 제 마음에 다가오더군요.

모진 세월을 묵묵히 견디면서 살다가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더니 지나온 삶이 너무 짧고 아쉬웠던 걸까요?

아직 인생의 허무함을 느낄 나이는 아니지만 세월이 빨리 흘러간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굳이 견뎌온 시간이 이제 와 너무 아깝다’라는 얘기가 공감이 됩니다.

 

 

 

 

느끼며 살아야겠다. 조금 더 여유롭게 즐기면서 살아야겠다. 살아지게 두는 것이 아니라 삶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정성을 다해 살아내야겠다. 가끔은 뛰지 말고 걷고, 걷지 말고 멈춰 서고, 앞만 보지 않고 뒤 돌아보며. 행복? 그건 정말 별게 아니다.

 

 

 

 

스물아홉에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배낭 매고 무작정 여행을 떠났던 한지은님이 그 여행 끝에 내린 결론이랍니다.

‘살아지게 두는 것이 아니라’라는 표현이 제 가슴에 찌릿하게 박히고 말았습니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제 삶 속에서 웃고 울며 느끼며 살아가는 감정들이 말라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냥 살아지게 두는 것’이 돼버렸다는 걸 느끼게 해줬습니다.

 

 

이제 부터는 느끼며 살아야겠습니다.

삶을 즐기며 많이 웃고 울며 살아야겠습니다.

하고 싶지 않을 일을 하며 굳이 견디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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