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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테일즈, 시원하게 분노를 터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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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타서 옆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데 서로 같은 사람과 인연이 있었다. 그런데 뒷좌석에 있는 사람도 그 사람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또 다른 사람도 같은 인물을 알고 있었고, 주변을 다 확인해보니 스튜어디스까지 포함해서 비행기에 탄 모든 사람이 그 인물과 인연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인연이 모두 악연이었고, 그 비행기는 그들 모두와 악연인 문제의 그 사람이 조종하고 있었다.

“이건 뭐야?” 하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한적한 식당에 손님이 왔다. 그런데 이 손님 태도가 상당히 건방지다. 건방진 손님을 응대한 종업원이 조리실로 돌아와서는 요리사에게 “저 놈이 자기 가족을 망가트려놓은 인간말종이다”고 얘기한다. 그 말을 들은 요리사는 “저런 놈은 죽여 버려야 한다”면서 요리에 쥐약을 타려고 한다. 그런 요리사와 실랑이를 벌이지만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는데, 마침 그 손님의 아들이 식당에 들어온다. 그들을 죽일 것이냐 살릴 것이냐를 두고 예기치 않은 상황들이 벌어진다.

이번에는 쿠엔틴 타란티노식 분노 작렬인데 왠지 속이 시원하다.

 

근사한 아우디를 몰고 한적한 외곽도로를 달리는 앞에서 똥차 한 대가 깔짝거린다. 짜증이 난 아우디 운전자는 똥차를 추월하며 욕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그렇게 얼마를 달리다가 아우디의 바퀴가 펑크 나서 고치고 있는데 좀 전의 똥차가 다가왔다. 위협을 느낀 아우디 운전자는 급히 차 안으로 숨어보지만 성질 더러운 똥차 운전자는 “이 새끼 잘 만났다”면서 아우디를 똥차로 만들어버린다. 그에 이성을 상실한 아우디 운전자는 똥차를 강가로 밀어버리면서 서로가 살벌한 싸움을 벌인다.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적 설정이기는 한데 재미는 있었다.

 

잠시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물건을 사고 나왔는데 차가 견인돼 버렸다. 견인업체에 가서 “그곳은 주차단속구역이 아니다”며 항의를 해봤지만 견인업체 직원은 심드렁하게 “불만이 있으면 시청에 제기하라”고 할 뿐이다. 다음 날 시청을 찾아가 또 다시 항의를 해봤지만 공무원은 관료적인 태도로 일관할 뿐이었다. 그에 화가나 난동을 부렸더니 그는 유치장에 가둬졌고, 지역 언론에까지 보도되면서 회사에서 해고까지 당하게 된다. 급기야 “욱하는 남편을 더 이상 참으면 살 수 없다”며 아내는 이혼과 함께 양육권 박탈까지 요구한다. 빌어먹을 관료시스템 때문에 최악으로 몰린 그는 마지막으로 큰 사고를 쳐버린다.

시스템에 맞서 분노 게이지를 끝까지 올려 돌진하는 그 모습이 ‘파이트 클럽’의 브레드 피트를 연상시켰다.

 

돈 많은 집 아들이 음주 뺑소니 사고를 쳤다. 벌벌 떨고 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는 변호사와 상의를 해서 그 집 정원 관리사에게 거액을 주고 죄를 뒤집어씌우기로 한다. 어렵게 정원 관리사를 설득해서 검사와 대질을 하는데 검사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다. 그에 변호사는 다시 검사와 거래를 하며 거액의 뇌물을 먹이려 하고, 그런 과정을 지켜본 정원 관리사는 보상 금액을 더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변호사는 또 자신의 수수료를 별도로 달라고 한다. 모두가 자신의 돈을 뜯어낼 생각으로 달려드는 상황에 진저리가 난 아버지는 판을 뒤엎어버린다.

돈 앞에서 냉철한 모습이 ‘올 더 머니’의 재벌회장을 연상시켰지만 그보다는 좀 더 유쾌했다.

 

많은 이들이 보여 화려하게 진행되던 결혼식장에 묘한 여성이 한 명 참석했다. 이상한 느낌이 든 신부는 신랑에게 “저 여자가 누구냐?”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애써 외면하던 신랑은 잠시 만났던 여자였음을 실토한다. 신부는 엄청난 배신감에 그곳을 빠져나가버렸고, 옥상에 올라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가 자신을 위로해준 남자와 홧김에 섹스를 해버린다. 그 모습을 신랑이 보게 되면서 둘은 살벌하게 서로 싸움을 벌인다.

화려한 피로연이 살벌한 난투극으로 이어지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 모두가 조마조마 한 채 지켜보는데 상상할 수 없는 전개가 이어지며 영화가 끝났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분노를 느낄 수 있는 상황들을 영화적 방식으로 폭발시켜 보는데 전부 긴장감도 있고 재미도 있다. 보통 이런 식의 분노 폭발 영화들이 살벌한 복수나 황당한 질주에 집착해서 찝찝한 여운을 남기며 끝나는 것과 달리 유쾌하게 몰아치고 명확하게 끝내버려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었다. 온 세상이 분노로 뒤덮인 요즘, 이런 영화로 마음속 감정의 찌꺼기들을 흘려보내는 것도 좋은 선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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