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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농의 샘, 보는 이의 마음까지 경건하...
- 12/13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여행을 떠나기에 아주 좋은 때입니다.
자연을 소비하지 않고
자연과 호흡을 함께하는 여행이었으면 합니다.
책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호흡하는 것이었으면 합니다.
아래 적어 놓은 책들 중에 보고 싶은 책이 있으신 분은 저에게 메일을 주십시오.
보고 싶은 책과 받아볼 수 있는 주소를 적어서 메일을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죽음 (실천문학사, 1999년판) : 스페인내전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전쟁입니다. 파시즘은 단결했지만, 반파시즘 세력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열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스탈린주의 세력과 무정부주의 세력의 분열은 치명적이었습니다. 그 한복판에 있었던 무정부주의 혁명가 두루티의 삶을 기록한 책입니다. 혁명이 열정과 헌신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헌신과 열정은 중요한 바탕입니다. 두루티의 삶을 통해 그 힘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성경을 해방시켜라 (한국기독교연구소, 2002년판) : 미국의 감리교회 감독인 존 쉴비 스퐁이 성경에 대한 문자주의적 해석을 비판하면서 쓴 성경에 대한 해설서입니다. 성경 해석에서 흑인, 여성, 동성애자를 포용해야 한다는 진보적 시각에서 성경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보수적 성경 해석에 맞서 다양성을 포용하는 성경 해석을 위한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됩니다. 포스트모던한 성경 재해석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너무 많이 해체 시켜 버려서 좀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점이 아쉽습니다.
아파트공화국 (후마니타스, 2008년판) : 프랑스의 지리학자인 발레리 줄레조가 한국의 아파트문화에 대해 입체적으로 분석해서 정리한 책입니다. 프랑스 학자로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한국의 광적인 아파트 열기가 어떻게 형성돼 왔는지를 차분하게 정리했습니다. 길지 않은 시기에 어떻게 아파트공화국이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하지만 외부자의 눈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한계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로베스피에르, 혁명의 탄생 (교양인, 2005년판) : 프랑스혁명에서 가장 문제적인 인물이지만 가장 논쟁이 적은 인물 중의 하나가 로베스피에르입니다. 혁명을 공포정치로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역사학자인 장 마생은 공포정치의 화신인 로베스피에르를 혁명의 정신을 잃지 않으려했던 일관된 인물로 그리면서 논쟁의 중심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로베스피에르가 그렇게도 강조했던 혁명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요? 700쪽에 이르는 분량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가장 뛰어난 전기 중의 하나임에는 분명합니다.
삼성반도체와 백혈병 (삶이 보이는 창, 2010년판) : 삼성반도체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이 연이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친환경적인 초일류기업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죽음은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습니다. 산재승인도, 진상규명도, 최소한의 보상도 이뤄지지 않은 채 지금도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노동자들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서 만들어낸 이 책은 부도덕한 삼성에 대한 또 하나의 보고서입니다. 산재문제에 대한 전문적 내용을 설명하는데 치중한 것이 좀 아쉽습니다.
서구의 소비에트 (풀무질, 2008년판) : 러시아혁명의 열기가 거세게 몰아치던 1915년에서 1920년 사이 서구에서의 혁명적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된 노동자평의회 운동이 러시아, 영국, 독일, 이탈리아에서 각각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비교하면서 정리했습니다. 도니 글룩슈타인은 이론을 중심으로 분석하기보다는 구체적 상황에 대해 좀 더 세밀한 분석을 하고 있어서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트로츠키주의가 갖고 있는 특유의 도식성을 벋어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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