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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가계부는 늘 마이너스!

서민 가계부는 늘 마이너스!
- 돈줄은 없고 사채횡포,카드빚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삶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대로 요즘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리는 서민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선이자(돈을 빌려주면서 이자를 미리 제한 나머지만 빌려주는 것)에 연 500%도 넘는 엄청난 이자를 요구하면서, 제때 이자를 못 내거나 기일 내에 원금을 갚지 못하면 가족들을 해치겠다거나, 장기 매매하라는 등 겁을 주어 정해진 이상의 돈을 뜯어내는 악덕 사채업자들이 기승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채이자를 제한하는 법률을 검토하도록 지시하는 등 정부가 뒷수습을 나섰지만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카드사들간의 과다 경쟁으로 인해 엄청난 양의 신용카드가 제대로된 신용파악도 하지 않은 채 발행되고 있다. 거리 곳곳에는 가입비도 없고, 이름만 쓰면 선물과 함께 발급해준다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낭비도 만만치 않아 사용되지 않고 장롱속에 묻혀있는 신용카드가 수백만 장에 이르고 있다. 또, 신용카드사들이 발급을 남발하자 신용카드 사용대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의 불명예를 쓰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1996년말 98만명에 불과했던 신용불량자가 수년만에 300만명을 넘어섰다.
사채업자들의 횡포나 신용카드사의 무분별한 발행은 직접적으로는 비도덕적인 사채업자나 신용카드사의 잘못이지만, 그 이면에는 돈줄이 말라버려 어쩔 수 없는 서민들의 답답한 현실이 깔려있다. IMF 이후 서민들의 삶이 각박해 진 것은 누구가 실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살아가면서 급전이 필요한 경우는 비일비재한데 정작 이럴 때 돈을 빌릴 수 있는 금융기관들은 서민들의 돈줄이 되지 않고 있다. 각 은행들은 정부가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유을 맞추기 위해 이전보다 더 엄격한 기준과 담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돈이 급하게 필요한 경우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사채업자들을 찾거나 이자가 높은 신용카드 빚을 얻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량은행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정작 필요한 서민들의 돈줄을 말려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은행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세방을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연 10%도 안되는 은행이자 때문에 전세금을 더 올리거나 전세금 대신 월세를 요구하고 있다. 빠듯한 살림에 월세돈 주고나면 먹고살기도 힘든데, 사교육비는 엄청나게 들고 공공요금 인상에 비싼 이동전화료에 이래저래 서민들은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IMF 시대가 끝났다고 몇해 전부터 떠들고 있지만,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수렁에 빠져있다. 이래저래 늘 마이너스인 가계부를 들고 오늘은 또 어떻게 적자를 메울까 한숨만 나온다. 언제쯤이 되어야 우리의 IMF는 끝날는지. 따스한 봄 햇살처럼, 우리 삶에도 햇살 한줌 비칠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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