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필요한 시간

인간이라는 존재가 사회에서 아니 꼭 사회가 아니더라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노동은 얼마나 될까?

 

과부화인거다. 이런 고민을 하는 걸 보면........

 

미루가 매우 훈늉하게 아침에 일어나 놀이집 가는 것을 도와주고

밤잠을 이전과 비교해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잘 잔다고 해도

역시나 육아는 힘들다.

 

게다가 오전 10시 부터 오후 4시까지, 딱 6시간 동안

뭔가 일을 한다는 것은 더 어렵고,

게다가 저녁 시간에 일주일에 두번 강의를 나간다는 것도 어렵다.

 

겨우 미루를 놀이집에 보내고 삼실에 오면 10시가 조금 넘는데

이미 체력은 바닥을 치는 상태다.

 

몇가지 멜을 확인하고 처리하고

요즘은 주로 교육생들의 기획서와 구성안, 나레이션, 가편영상들을

확인하고 있는데, 여러가지로 아쉽다.

이전 같았으면 교육 전에라도 미리 만나서 처리했을 일들을

멜로만 확인하려 하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리고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더 간절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가져간다.

내가 이 일을 전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

아니면 이번 결과물로 영상제에 참여하려는 계획이 있는 사람,

교육은 동기가 중요한데 그 동기는 강사도 누구도 못 만드는 것 같다.

아무리 교육 시작할때 동기 부여를 다양하게 시키고 자극하지만

결국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동기가 교육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음....여튼 이부분은 담 교육 준비를 위해서도 교육 끝나고 좀 더 섬세히 평가해봐야겠다.

 

겨우 몇가지 일을 하고

퇴근해서 미루를 찾거나 아니면 집안 일들을 하고 아니면 돌아다니며 봐야 하는 일들을 한다. 도대체....일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왜 이 많은 노동이 필요하냐고요. 머리가 아프다요.

 

일상적, 아주 일상적, 정말 겨우 일상적인 그런 생활을 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가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하고 싶지만

그건 대안이 아니잖어.

 

자기의 생활을 위해 자기가 노동하는 것은 정말 지당하게 맞는데

정말 자기의 생활을 위해 자기만 노동하는가를 보면...좀 여전히 회의적이다.

점점 얘기가 커지는군....사회의 성별분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것 같고..

 

여튼....

내 속에서 인정하는 것이 있는 듯,

아마도 내가 하는 일이 작업을 시작하면 일정기간 정말 그것만 해야 하는 시기가 있고 그래서 가사노동 등은 쳐다 볼 수 없는 상황이 있지...편집 시기에는 일주일 동안 머리도 안 감고도 모르고 지나니...

 

활동가 중 남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생활을 위한 노동을 전가시키고 일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너무나 자연스럽단 말이지. 나도 작업 할 때 그러니 그런 모습에 당연히 서로 서로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살아 왔지만..

 

그래도 요즘은 힘들다. 한계치에 다달은 듯.

안그래도 상구백도 힘든지 다 저녁에 전화를 걸어 "현숙아...엉엉." 울더라.

많이 외롭고 힘든 모양이다. 일은 너무 많고 몸은 지치고 나눌 사람은 없고.

일 많다고 우는 모습은 처음이라 멍했는데 

목소리가 참 외로워서 "많이 힘들고 외롭구나" 했더니 그렇다고 엉엉 운다.

참....

 

밤에 들어 와서는 용돈이 없다고 만원만 달라고 하길래

기분이다. 만원 더 줬다.

이 만원 들고 기분 좋아지나 했더니...

 

아침에 미루가 상구백을 또 울렸다.

보통은 아빠가 나가도 모르는데 오늘은 좀 일찍 일어나서는 "상구~"를 소리 높여 외치고는 아빠를 찾는다. (미루는 가끔 아빠 이름을 부른다. --;; 부럽다. 나도 불러주지...여튼) 그러더니 아빠랑 놀고 싶다고 안부리던 땡깡을 부린다. 지도 아빠 기근이지. 그런데 이런....상구백이 같이 운다. 안그래도 마음이 말캉말캉해져 있는데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 우니 동했나 보다. 결국 미루는 우는 아빠를 달래느라 땡깡 끝..

 

존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 중 포옹이 있다고 했나.

하루 12번의 포옹. 근데 그걸 할 시간도 있어야 하는 거구나 싶다.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가 존재하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

생각이 아니라 느낄 수 있는 시간. 그냥 아무것 안해도 밥을 같이 먹고 청소를 같이 하고 암시롱 않는 수다를 같이 떨 시간이 필요하다구~~~!!!

 

제발 2월 3일이 얼렁 지나가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