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자기만의 방

친구의 사무실에 잠시 와 있다. 잠시 다음 일정 가기 전에 시간이 떴다. 부웅~~

 

친구는 다른 친구가 왔다고 잠시 나갔고 온전히 이 한 공간이 내 공간이 되었다.

 

모든 인간에겐 자기 만의 방이 있어야 한단 생각을 늘상하지만 막상 살면서 그렇게 사치를 누리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에는 일정이 상상 초월이다.

 

제작만 3개를 한다.

하나는 이주여성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자유주의 반대를 위한 영상이고

다른 하나는 독립다큐멘터리를 소개하고 상영하는 방송프로그램 만드는 작업이다.

 

거기에 이주노동자 미디어 교육, 글고 여성운동세미나, 글고 아르바이트...

 

정신이 없다는 말이 맞는데...

그런대로 희열을 느낀다.

 



 

이럴때는 일정을 짜는 데 나름대로 원칙이 있어야 한다.

내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원칙은 다큐 제작 중에 일정을 잡는 원칙과 같다.

다큐는 만드는 와중에는 공정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항상 필요한 일정이 80%다 하면 20% 더 잡고 최종 마치는 시간을 잡는다. 20% 무슨 일이 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한마디로 완충을 위한 시간대인 것이다.

일정 또한 마찬가지인데 대략 일주일 단위로 일정을 잡으면 항상 일주일 할 일을 80% 잡고 완충을 위한 시간 20% 잡아야 한다. 물론 일정이 잘 맞아 떨어져서 20% 남으면 휴식을 취한다거나 아니면 책을 읽는다거나 하면 되니...정신적 여유가 있다.

 

그런데 이번주는 그만 그 원칙을 놓쳤다.

그리고는 꽈악 일정을 잡아 놓았더니....그만 새로운 일에 대처도 못하고 이래 저래 마음만 바쁜 일주일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되면 참말로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스스로도 힘들고 지친다.

 

어제는 한 후배한테 이런 소리를 들었다.

'누나는 어떻게 항상 그렇게 소녀 같아요?'

허걱...철이 없다는 소리로는 안들렸는데...역시나 그런 소리를 들으면 잠시 당황스럽다.

 

소녀 같단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그 말이 지치지 않는다라는 것이라면 난 그 말을 계속 듣고 싶다.

 

지치지 말고 계속 일하고 싶다.

 

죽을 때까지 항상 일하면서 살고 싶다.

 

그러려면 몰아서 일하지 말고 스스로를 소진하지 말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한다.

 

마음이 편해진다. 다시 잘해야지. 이번 주를 반성하고 담주 부터는 잘 해야지.

 

역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도 나만의 공간이 잠시나마 생겨서 일까?

자기만의 방...필요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