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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참 다양한 공간에서 작업을 했다.

 

처음 영상 작업을 시작할 때는 장비가 없어서 대학로 어딘가에 있었던

영상 편집실에서 한시간에 얼마씩 내면서 20G 하는 컴을 빌려서 20분짜리 영상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편집 장비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그런데도 무슨 용기가 있었던지 일을 맡아서 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일이다. 하루에 하나씩 프리미어 기능을 배워가며 영상을 만들어 납품을 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모르는 사람은 당해낼 수가 없나 보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무섭다.

 

그리고 나서는 옥탑방에서 생활을 하면서 한쪽에 컴을 장만해 놓고 모니터도 없이 데크도 없이 조그만 카메라로 프리뷰하면서 편집을 했었다. 옆에 사람이라도 있을라치면 미안해서 이어폰을 끼고 프리뷰를 했었다. 귀가 아파도 옆에서 괜찮다고 해도 생활과 작업을 동시에 해야 하는 그 공간에 대한 예의 같았다. 그것이....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난 누가 프리뷰를 하면서 미안해 하면서 이어폰을 찾으면 그냥 하라고 한다. 그게 작업실에 대한 예의인 것 같아서. ㅋㅋ ...그렇게 생활과 작업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그래도 햇볕이 잘 든다며 좋아했다.

 

그러다 어렵게 방이 두개 있는 공간을 얻었을 때는 신이 났다. 나도 작업실이 생긴 것 같아 우쭐했다. 그래서 잠자는 공간에서 작업하는 방으로 갈 때는 옷도 갈아 입고 가고 정말 오만 '지랄'을 했다. 그래도 역시나 생활하는 공간과 일하는 공간은 분리될 수 없었다. 일을 하다 말고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하고 요리를 하고 했으니까.

 

지금? 난 출근을 한다.

얼마전 역시 옥탑이긴 하지만 이젠 명색히 "작업만 하는" 작업실을 마련하였다.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하고 내가 이 공간을 잘 꾸려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 정리가 안돼서 정신이 없는 공간이지만 아침에 출근해 올때면 기분이 좋다. 출근을 해서 보일러를 올리고 컴을 키고 라디오를 키고 창문 열어 환기도 시키고 그리고 일을 시작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공간일지 몰라도 내겐 참 여러 공간을 거쳐 온 작업실이다. 이제 이곳에서 작업만을 위한 짓꺼리를 하겠지. 벌써 한쪽면에는 전지를 두개 붙여 놨다. 이주여성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을거다. 이 작업실이 어떤 모습이 될 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 다큐에 대한 사랑(닭살스럽다 @@;;)과 고민이 풀풀 넘쳐 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으아...

 

이제 이주여성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어여 기획서 써야 하는데...기획서를 쓰시오~~~슈아!!!

 

 

<공지>

곧 연말 파티를 열까 합니다.

날짜는 작업실을 같이 쓰고 있는 분과 상의를 해야 합니다.

곧 공지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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