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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후

선거 얘기는 될 수 있으면 꺼내지 않고 살고 있다.

얘기만 꺼내지 않는 게 아니라, 생각도 될 수 있으면 하지 않고 살고 있다.

한나라당 싹쓸이를 예상하지 않았던 사람이 없었고, 나도 뭐 그러리라 아주 맘 편히 짐작하고 있었으니, 예상대로 결과가 나온 아주 편리한 경우였으니, 토 달지 말고, 괜한 상상하지 말자. 피곤하다.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였다.

주변에서, 어떡하니, 어떡하니, 혀를 찼다.

혀를 찼지만, 뭐 한 두번 겪는 일인가, 이내 잊어먹고 점심밥 메뉴는 뭐로 고를까, 끝나고 술은 먹을까 말까하고 살았다.

그러더니 그 남자가 아니었다면 터지지 않았을 전쟁이 터졌고,

그 전쟁만 아니었다면 죽지않았을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죽었다.

어떡하니, 어떡하니, 혀를 찼지만, 또 뭐 한 두 번 겪는 일인가, 이내 잊어먹고 점심밥 메뉴를 골랐다.

그러더니 김선일이 죽었다.

김선일이 죽으니까, 이거 미국 대통령 하나가 나를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구나,하고 갑자기 오금이 저려왔다.

가끔 김선일이 제발 살려달라고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나 같으면 지랄발광을 했을 것이다. 살려달라고.

 

 

 

이제 에프티에이도 미끈하게 통과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서서히 죽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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