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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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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예스맨 프로젝트를 처음 접했을 때는 조금 뜨악했다. 한국에서나 또는 그보다 더 험악한 곳에서는 이러한 프로젝트가 전혀 통하지 않을 것 같았고, 또한 한국에서 이와 유사한 행동을 벌이는 이들이 어쩔 수 없이 벌이는 진지하고 치열한 활동에 대해 조소하는 행태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예스맨 프로젝트의 정신만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예스맨 프로젝트는 자신의 조건 하에서 무엇이라도 행동에 나서는 것이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여기에서 예스맨은 주어지는 것이 무엇이든 '예스'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영화 중에 이와 비슷한 제목의 영화가 있지 않았던가? (갑자기 어제 보았던 크리스찬 슬레이터 주연의 콰이어트 맨(2007, He Was A Quiet Man)이 생각나는 건 또 뭔가?) 
 
영화가 개봉되었지만, 이 영화에 관객이 어느 정도 모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본 이들은 대부분 호평을 했던 듯한데, 나는 결국 보지 못했다. 하긴 올해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있기는 하던가? 영화 대신 책으로 때우는 수밖에...

   
뒤늦게 관련기사를 퍼다놓는다. 책과 영화에 관련된 기사를 발췌하여...
나중에 '예스맨 프로젝트'를 읽게 되면 코멘트를 추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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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특강] 협박과 탄압은 좋은 기회다 (한겨레21 2010.04.02 제804호, 정유진 19기 독자편집위원)
[제7회 인터뷰 특강-‘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두 번째 강연자 게릴라 ‘예스맨’ 앤디 비클바움
“사이트 통해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으니 한번 들러보시라”

 
사회: 지금 한국에서는 ‘회피연아’ 사건처럼 장관에게 네티즌이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는 일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앤디: 장관 쪽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다. WTO 사이트와 똑같은 사이트를 만든 데 대해 WTO 쪽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적힌 전자우편을 보낸 적이 있다. 우리는 이 전자우편을 여러 사이트에 올렸다. 미국 상공회의소 대변인 역할을 했을 때는 실제 상공회의소 직원이 나타나서 무엇을 집어던지려고 한 일이 있다. 그러자 기자들이 재밌는 이야기라고 달려들었고 여러 뉴스에 보도됐다. 주목받는 것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 고소해주면 땡큐다. 당신이 하는 일이 대중의 지지를 받으면 된다.
 
청중2: 이런 행위들로 세상이 바뀔 수 있을까. 그냥 당신이 세상을 즐기는 건 아닌가.
앤디: 예스! (청중 웃음) 물론 우리 방법이 가장 좋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실질적으로 정책을 만들거나 연구하는 곳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역사는 빨리 변한다.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투쟁을 하는 와중에는 결정적인 순간이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른다. 물론 그런 순간이 안 올 수도 있다. 행위 하나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지만, 그나마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없다면 지금 이 세상은 더 험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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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젊은 괴짜의 유쾌한 저항운동 (서울, 박록삼기자, 2010-03-20  18면)
【예스맨 프로젝트】앤디 비클바움 등 지음 빨간머리 펴냄
 
그들은 자신들에게 썩은 호박이 날아오고 야유가 쏟아지며 결국 멱살을 잡혀 끌려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경찰차에 실려 철창에 갇히거나 아니면 최소한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이것이 웬일인가.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자발적으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얘기해도, 미국에서 노예제를 계속 유지해야 했었다고 말해도, 우스꽝스러운 남성 성기 모양의 모니터가 달린 황금빛 쫄쫄이 옷을 ‘경영자 여가복’이라고 소개해도 다들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를 보낼 뿐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강도를 높일 수밖에. 그들은 ‘서구 사람들이 먹은 햄버거’, 즉 똥을 재활용해 제3세계 사람들에게 파는 햄버거를 만들자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학생들 정도만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들의 의도를 눈치챘을 뿐, 세계 여러 나라의 펀드매니저, 기업인, 학자, 국제변호사들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동의만을 보냈다. 점입가경이다. 결국 신랄하고 냉소적인 말투로 세계무역기구(WTO) 전격 해체를 발표하자 세계 여러 언론들이 앞다퉈 이를 보도하고, 캐나다의 한 의원은 의회에서 이에 대해 공식 질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고작 두 명의 젊은 괴짜 사회운동가들이 만든 ‘예스맨’의 활약상이다. ‘예스맨 프로젝트’(앤디 비클바움 등 3인 지음, 정인환 옮김, 빨간머리 펴냄)는 이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를 만드는 데 선봉에 있는 WTO를 골탕먹이고 싶은 마음에서 WTO의 전신인 관세및무역에관한일반협정(GATT) 도메인 ‘GATT.org’를 입수해 WTO 홈페이지와 똑같은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물론 내용은 거의 엉터리에 가깝다. 그랬더니? 세계 각지에서 e-메일이 쏟아졌다. WTO 규정에 관한 까다로운 질문부터 시작해 각종 국제회의에 WTO의 입장을 발표하거나 연설해 줄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들이었다.
 
그래서 위와 같은 괴짜 활동이 펼쳐질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국제무역서비스 관련 회의에서, 뉴스 전문 방송 CNBC에서 토론자로 출연한 방송에서, 핀란드 탐페레 ‘섬유산업의 미래’ 주제의 국제회의에서,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장소도, 주제도 가리지 않았다.
 
이들은 이미 조지 부시 당시 텍사스 주지사가 대선에 출마할 즈음 그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인 ‘GeorgeWBush.com’과 비슷하게 꾸민 ‘GWBush.com’을 만들어서 그를 조롱하고 비판한 바 있다. 위 모든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결코 감옥에 가지 않았다. 급기야 이들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미 상공회의소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기후변화협약 관련 규제법안’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숨이 막히는 엄숙주의만이 운동의 몫은 아니다. 어떤 오락보다 즐겁고, 어떤 개그 프로보다 유쾌한 것이 지구 바꾸기 운동임을 한 권의 책으로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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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무역 '노'하는 '예스맨'이 떴다! (프레시안, 이대희 기자, 2010-03-13 오전 8:53:45)
[화제의 책] <예스맨 프로젝트>
 
세계무역기구(WTO)를 기발한 방식으로 공격한 이들의 활약상을 그린 <예스맨 프로젝트>(앤디 비클바움·마이크 버나노·밥 스펀크마이어 지음, 정인환 옮김, 빨간머리 펴냄)가 그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로저와 나>, <식코>, <화씨 911> 등으로 유명해진 마이클 무어가 동명의 영화로 제작해 조만간 개봉할 예정이다. '예스맨(Yes Men)'이란 공동 저자 3인이 설립한 '명의 보정(Identity Correction)' 단체다. 명의 도용은 아니고, '보정'이다.
 
이들의 첫 명의 보정 대상은 바로 미국의 전 대통령 조지 부시. 1999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 부시의 이름을 딴 도메인을 사용해 가짜 인터넷 사이트를 만든 후, 이를 활용해 부시의 실상을 폭로했다. 당시 부시 후보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GeorgeWBush.com)와 비슷한 도메인명의 사이트(GWBush.com)를 만들었다. 사이트 디자인을 공식 사이트와 똑같아 보이도록 만든 후 '부시 후보가 주지사로 재임한 기간 동안 텍사스 주는 미국에서 가장 오염된 지역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목표로 한 단체(혹은 개인)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밝혀주니 보정이 맞다.
 
책은 이들이 세계무역기구(WTO)를 명의 보정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먼저 이들은 'GATT.org' 도메인을 선점해 WTO의 공식 사이트(WTO.org)와 비슷하게 꾸몄다. 당연히 보정 들어갔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WTO 파견 인사를 자처하고 세계 각지의 강연회에 참석해 WTO의 얼굴에 먹칠을 한다. 사실 원래 검은 얼굴에 바른 분을 대신 지워주는 셈이니 역시 보정이 맞다.
 
기상천외한 방법에 절로 웃음을 짓게 된다. 미리 기사로 소개하기에는 아깝고, 약간 민망하기도 하니 직접 책으로 확인하는 게 맞다(물론 극장에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이들은 WTO 명의 보정 작업을 일단 5회롤 끝냈다. 그리고 미국 기업들의 이익단체인 상공회의소 명의를 보정해주기 시작했다. 작년 10월 19일, 미국 주요 언론이 일제히 "상공회의소가 '기후변화협약 관련 규제 법안'에 찬성키로 했다"고 보도한 사건이 그 결과다. 물론 오보였다. 예스맨의 보정 작업이었던 셈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냐고? 역시 책이나 영화를 보면 된다.
 
일견 워낙 터무니없어 보여 그저 한번 웃음거리로 넘어갈 일로 생각할 독자도 많을 것이다. 이들이 웃음 말고 과연 주는 게 무엇이냐는 회의도 가져볼 법하다. 특히나 최근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무력감을 느끼는 한국의 대다수 시민은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이들은 '웃어라'고 강조한 후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주 영리한 사람들이, 아주 영리한 일을 도모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들은 책 말미에 대기업을 위한, 부자를 위한 세계화에 반대하는 세계 곳곳의 사이트를 소개해줬다. 굳이 이들 사이트를 찾지 않더라도, 우리 주위에도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은 많다. 어쩌면 당신도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쾌하게 운동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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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신자유주의 비판 '예스맨 프로젝트'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2010-03-14 12:00)
 
마이크 보나노와 함께 미국 시민단체 '예스맨'을 공동 창설한 앤디 비크바움은 미국 화학회사 '다우 케미컬'의 대변인을 사칭,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한다. 앤디는 1984년 살충제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8천명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이 부상한 '보팔참사' 피해자에게 120억달러의 보상금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다. 긴급 속보로 타전된 이 소식에 '다우 케미컬'은 주식이 폭락하고, 회사는 곧바로 보상 약속을 부인한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BBC는 앤디에게 인터뷰를 요청한다. 앤디는 인터뷰에서 다우케미컬의 부도덕을 규탄하면서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는 보필주민들에 대한 즉각적인 보상을 촉구한다.
 
영화는 이처럼 앤디와 마이크의 사칭 행각을 담는다. 이들은 기업 대변인이나 정부관계자로 사칭하고 다니면서 정부와 기업이 신봉하는 세계화의 허구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앤디와 마이크가 이 같은 행동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이 왜곡되면 정부가 규제에 나서야 하는데, 정부조차 '신자유주의'의 논리에 포박돼 시장을 규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사태의 심각성 때문이다.
 
이들은 신자유주의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기업,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젖줄을 대는 싱크탱크와 학계, 그리고 이를 방임하는 정부란 3개의 바퀴가 촘촘하게 굴러가면서 신자유주의 고착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신자유주의에 사상적 밑거름을 놓은 인사를 만나보겠다면서 밀턴 프리드먼의 무덤을 찾아가는 장면이나 보수적 성향의 싱크탱크 인사들을 코믹하게 그린 부분은 특히나 웃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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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한 다국적기업? 거짓말이라도 괜찮아 (한겨레, 임종업 선임기자, 2010-03-21 오후 06:39:12)
세상을 뒤집는 ‘예스맨’ 활약상 담은 다큐멘터리
 
새 영화 <예스맨 프로젝트>는 다우존스 사례 외에 요절복통, 통쾌상쾌한 이들의 활약상이 줄줄이 나온다.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꼴보수 딕 체니가 시이오를 지낸 민영 군사기업인 핼리버튼의 이름으로 우스꽝스런 구호장비 ‘서바이바볼’을 개발·발표해 그들을 조롱하고, 석유라면 물불 안 가리는 엑손을 대신해 그 회사의 착한 청소부가 기증한 주검으로 친환경 양초 ‘버볼리움’을 만들어 국제회의장에서 발표함으로써 그들을 조롱한다.
 
이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보다 무서운 미국 주택도시개발청(HUD)의 중장비가 굉음을 울리는 뉴올리언스에 출동해 거짓말을 한다. 이번에는 그곳 사무총장의 보좌관 행세다. “저희는 임대주택 철거에 열을 올렸습니다. 임대주택이 범죄와 실업의 온상이라 생각한 것이죠. 우리가 틀렸습니다. 임대주택을 허물고 대신 다양한 소득층이 섞인 아파트를 짓자 기존 주민들은 대부분 다시 입주하지 못했고 노숙자로 전락한 주민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저소득 임대주택 사업을 재개할 것입니다.” 시 당국과 주택도시개발청, 언론은 불쌍한 사람들을 이용한 잔인한 장난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이런 장난이 아니라면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 누가 와서 보겠어요. 이젠 우리들도 당국은 왜 이런 조처를 안 하는지 물을 겁니다.” 예스맨은 말한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두고 더는 얌전히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가 안 쓰던 힘을 행사할 때라고 봐요. 사회단체에 가입하든가 직접 만드세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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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 프로젝트' 다국적 기업의 위선·탐욕 까발리고 조롱 (세계, 송민섭 기자, 2010.03.18 (목) 21:54)
악명 높은 반세계화 활동가 ‘예스맨’ BBC 출연
“인류 최악의 印 보팔 참사 120억달러 배상”
기상천외한 사기극… 한 편의 코미디 보는듯

 
‘예스맨 프로젝트’는 지능적이고 대담하기까지 한 사기꾼이 킬킬거리며 BBC에 출연하게 된 이유와 과정, 그밖의 사기행각에 대해 털어놓는 다큐멘터리다. 그의 이름은 앤디 비크바움. 마이크 보나노와 함께 1996년 ‘예스맨’을 결성해 다우, 할리버튼, 엑슨 같은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은 물론 미국주택도시개발청(HUD)과 같은 정부기관, 세계무역기구(WTO) 등 주로 신자유주의 첨병들을 상대로 그들의 가증스러운 위선을 까발리고 끝모를 탐욕을 조롱해온, 그 바닥에선 꽤 악명 높은 반세계화 활동가다.
 
방법은 간단하다. 목표물이 정해지면 그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와 구분이 가지 않는 가짜 웹사이트를 만든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보면 어수룩한 언론사나 관련 콘퍼런스 관계자가 이메일로 인터뷰나 강연을 요청해 오기 마련. 그러면 게임 끝이다. 해당 기업이나 기관 관계자를 사칭해 이들이 얼마만큼 인류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지구환경을 망치고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이벤트를 펼친다.
 
영화는 ‘예스맨들’의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익살스러운 상황 묘사, 당하는 이들의 당혹해하는 모습 등으로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다. 신자유주의 실체와 폐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인데도 경쾌한 접근과 간결한 설명으로 지루한 틈을 주지 않는다. 우스꽝스러운 굼벵이 모양의 캐릭터 인형은 핼리버튼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최첨단 구호장비로 소개되고, 엑슨의 신개념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사체를 연료로 한 양초가 등장한다.
 
야유와 조롱, 비판으로 일관하는 영화는 아니다. BBC 사태 이후 환경 개선 대신 이미지 개선에 막대한 돈을 퍼붓는 다우의 모습에서는 시장 만능주의의 몰염치가 느껴지고, 인명 피해가 크면 클수록 수익성은 높아지고 사체가 쌓일수록 에너지원은 넘쳐난다는 풍자에 오히려 손뼉을 치는 청중의 모습에서는 신자유주의의 섬뜩함이 전해진다.
 
두 예스맨은 “멍청한 짓을 비웃기만 하는 것 또한 멍청한 짓”이라며 영화 말미에 좋은 뉴스만이 가득한 6개월 뒤 가상의 뉴욕타임스를 찍는다. 다국적기업과 이들에게 이론적 젖줄을 대는 싱크탱크, 그리고 이들 논리에 포박된 정부라는 철의 삼각동맹이 강제한 미래가 아닌 우리 스스로 결정한 미래를 꿈꿔 보자는 것. 그리고 “꼭짓점 소수가 나쁜 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밑바닥 우리도 좋은 뉴스를 만들 수 있다”며 변화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실천을 제안한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 911’(2004)을 공동 제작한 커트 앵펠이 함께 연출한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파주 DMZ국제다큐멘터리, 베를린, 선댄스 등 다수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2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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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법도 법? 엿같은 소리” (한겨레21 2010.03.19 제802호, 구둘래 기자)
[특집] ‘예스맨’ 마이크 버나노 인터뷰…
“시장체제란 거대한 다단계 사기극, 누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누군 안 된다? 지독한 농담”

 
-활동을 하다 보면, 의도와 달리 실패하기도 할 텐데.
=실패라기보다…, 가장 절망적이었던 건 오히려 우리가 상상력을 총동원해 만들어낸 ‘최악의 아이디어’를 내놓아도 청중이 별다른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였다. 이따위 말을 늘어놓아도 어떻게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우리가 기대어 사는 문명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상태에 있는지 여실히 느끼게 됐다. 그게 절망적이었다.
 
-예스맨 활동과 관련해 체포되거나 고소를 당한 일은 없나.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단 한 차례도 체포되거나 처벌당한 일이 없다. 최근 명예훼손 혐의로 미 상공회의소한테 고소를 당하기는 했지만, 상공회의소 쪽 주장이 워낙 말이 안 되다보니 실제 소송이 벌어지면 손쉽게 이길 거라 믿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오랜 세월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공세적이고 비인간적인 행태를 보여온 ‘불순한 세력’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악법도 법’이라는 옛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한마디로 ‘엿 같은 소리’지. 바로 그런 생각이 나치즘의 성공을 만들어낸 거다. 유대인을 다 모아서 학살해버리라는 게 법이라면, 그따위 법을 어기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 부패를 부추기고 위험천만한 체제를 확대·강화하는 데 동원되는 수많은 법령이 존재한다. 이런 법을 그대로 따라선 안 된다. 착취와 파괴적 체제를 강제하기 위한 법은 따를 필요가 없다. 어떤 법은 따라야 하고, 어떤 법은 어겨도 되는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뭐냐고? 평범하고 단순한 윤리·도덕의식이면 족하지 않을까.
 
-솔직히 말해 가장 궁금한 건, 대체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거다. 언제까지 ‘명의 보정’을 계속해나갈 것인지도 궁금하고.
=별거 없다. 뭔가 해야 되니까 하는 거다! 삶을 되돌아볼 나이가 됐을 때, 세상이 무너지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냥 지켜만 보고 있었다고 자책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그때 우리가 뭔가를 하긴 했구나’ 하고 추억하고 싶을 뿐이다. 물론 우리가 좀더 나이가 들었을 무렵엔, 지구촌 차원에서 혁명이 일어나 우리가 지금 보는 체제가 이성적이고 지속 가능한 체제로 대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언젠가 꽤 괜찮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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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지 않으면 혁명이 아니다 (한겨레21 2010.03.19 제802호, 신윤동욱·김미영 기자, 교토(일본)=김지영 다큐멘터리 감독)
[특집] ‘예스맨스러운’ 발칙한 운동들…
빈 카트 쇼핑·선거를 일으키기 위한 출마·마트에서 “밤에는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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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가? 예스! 통쾌한가? 예스! 부러운가? 예스! 예스! (시사IN [132호] 2010년 03월 26일 (금) 11:50:39 김세윤 영화 에세이스트)
[예스맨 프로젝트] 감독:앤디 비클바움, 마이크 버나노 
    
도무지 ‘예스’라고 말할 줄 모르는 정부와 기업을 대신해서 통 크게 ‘예스’라고 말하고 다닌다. 잘못했지? 예스! 다 보상해줄 거지? 예스! 우리가 늘 간절하게 듣고 싶은 기업의 대답을 예스맨이 대신해준다. 물론 그런다고 당장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허리케인도 견뎌낸 튼튼한 서민 임대주택이 재개발 광풍에 휩쓸려 결국 힘없이 철거되는 걸 막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럴듯한 도시 재건 사업 이면에 숨은 업자들의 흑심을 온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계기는 만들었다. 시장이 힘주어 강조하던 ‘진실’이 얼마나 가증스러운 ‘말발’이었는지 눈치채는 기회도 제공했다. 이 정도면 ‘뻥친’ 보람이 있다.  
 
2009년 베를린국제영화제가 관객상을 준 다큐멘터리 <예스맨 프로젝트>는 이런 속시원한 ‘뻥이요’ 프로젝트 6건의 기록이다. 모두 지난 10여 년간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와 뻔뻔한 거짓말로 다국적 악덕 기업들 골려주는 데 힘써온 미국 시민단체 ‘yes men’이 저지른 일이다. 세상의 큰 거짓말을 폭로하는 작은 거짓말의 기운 센 반란. 그래서 유쾌한가? 예스! 통쾌한가? 예스! 부러운가? 예스, 예스, 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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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1 15:11 2010/08/01 15:11

7 Comments (+add yours?)

  1. 앙겔부처 2010/08/02 14:03

    어 이거 금요일에 볼 건데 오전 11시에 시간되면 오세염~~~~

     Reply  Address

    • 새벽길 2010/08/02 14:31

      이런 재수가... 어디서 보는건데요? 시간을 내도록 할께요.

       Address

  2. 비밀방문자 2010/08/02 15:06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Reply  Address

    • 새벽길 2010/08/02 16:00

      음... 일과시간에 그렇게 영화를 봐도 되는 건가요? 장소는 대략 짐작했지만서도요. 글고 10시 반으로 땡겨지면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닐지?

       Address

    • 앙겔부처 2010/08/02 16:07

      뭐임-_- 내부 세미나로 보는 거에요 보고 나서 같이 토론해야 함 ㅇㅇ
      시간이 이르긴 한데 영화 보고나서 토론하고 밥먹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땡겨졌어요 30분만 서둘러 주세요~!!!

       Address

    • 새벽길 2010/08/02 16:30

      영화를 보고난 후 토론을 해야 한다는,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제약이 있군요. 심각한 고려요인인데요. ㅡ.ㅡ;; 좀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하긴 공짜가 어디있나. ㅠㅠ

       Address

    • 앙겔부처 2010/08/02 16:37

      머야머야 머야머야머야머야 꼭 오세욘!!!!!!!!!!!1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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