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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의 죽음에 대해 김정진 님이 쓴 페북 글에 동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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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베네수엘라 현장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사회주의는 가능하다]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솔직히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책에선 "차베스 대통령은 이 혁명의 한 조각에 불과합니다. 혁명 과정은 이미 차베스보다 더 커져버렸어요. 권력은 민중에게 있고, 우리 민중은 스스로를 혁명가라고 규정합니다"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각 분야별 현장의 소개와 인터뷰 내용들은 차베스 없이 과연 지탱될 수 있을까를 의심스럽게 하였다.
 
적어도 한국의 진보진영에서 공식적으로 차베스를 비판적으로  파악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았던 듯하다. 공공운수정책연구원의 이사장이신 조돈문 샘이 곧 펴내시는 책에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리안 혁명에 대해 어느 정도 균형 잡힌 논의가 실릴지 모르겠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베네수엘라에서 한국의 변혁에 참고할만한 시사점이 많이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서구정치적인 의미에서, 자유주의적인 정치적 기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것에 비판적이다. 반대진영의 정치활동을 봉쇄하면서 얻어지는 실질적 민주주의라는 게 얼마나 의미 있을까. 수도 카라카스 지역의 치안, 안전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력과, 석유를 통해 얻어지는 부의 재분배. 이러한 것들에 눈을 감고서 단지 복지와 문화, 운동에만 관심의 초점을 두는 건 균형적이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아래 김정진 동지의 의견은 차베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의문을 다른 사례에 비추어 살펴보고 있다. 동의하는 지점이 많다. 사실 좌파,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뭉뚱거려서 보기엔 불편한 것들이 너무 많다. 북한 체제가 그러했고,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주, 중국 공산당, 리비아의 카다피를 비롯하여 사회주의 명함을 내밀고 있는 다수 제3세계의 사회주의 정권들이 그러하다. 
 
최세진 동지가 지금 상황을, 그리고 차베스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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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facebook.com/peoplelaw/posts/482746165120534
김정진, 약 1시간 전 모바일에서
  
차베스의 죽음. 비교적 이른 나이에 죽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추모할 지 모른다. 카다피처럼 오래 집권했다면 아마 민중봉기로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박정희도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것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죽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70년대 해수욕장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는데 몸 상태가 40대 정도였다는 것이 중평이었다. 아마 그 때 죽지 않았다면 지금도 대통령이거나 아니면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처럼 97년 외환위기 때 민중봉기가 일어나 물러났을 지도 모른다.
 
일세를 풍미한 인물이기에 한국의 진보진영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로부터 우리가 참고할만한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석유로 지탱되는 사회에서 그 자원을 분배하는 것이 무슨 사회주의라고 선전하는 것은 참 거시기만 일이다.
 
그의 레토릭반미에 매료된 많은 이들에 대해서도 의아했다. 차베스가 진짜 반미를 하려고 했으면 미국에 석유를 수출하지 않아야 했다. 물론 그렇게 했으면 전쟁에 준하는 사태가 났겠지만 왠지 차베스의 레토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처럼 허장성세 같다. CIA가 피그미만에 군사개입을 했을 때 카스트로는 직접(!) 장갑차를 타고 가서 격퇴했다고 하는데 카스트로의 허장성세는 차라리 역사적 근거라도 있는 것 아닌지.
 
그 외에도 차베스는 우익노조가 파업한다고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로 치면 조중동같은 방송사의 허가를 취소했으며 3선개헌을 단행했다. 룰라에게는 헌법을 바꾸어 대통령을 더 하라고 조언했다는 일화도 있다. 사실 경력과 한 일을 보면 박정희와 유사한 인물 같다는 생각도 든다. 차베스의 이러한 점에 대하여 관대한 한국의 진보진영을 보면서 '좌익독재'에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닌가했다. 좌익독재에 관대하면서 자본독재는 어떻게 저지할 수 있겠는가.
 
여중생 2명 죽었다고 수도에서 몇개월간 수십만명 시위한 인민들이 베네수엘라보다 훨씬 실질적인 반미다. 그런데도 한국의 반미세력이 지지를 못 얻고 있는 이유는 인민의 인권과 생명, 한반도 평화를 무시하고 있는 북측의 독재에 대해서 한 없이 관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각성이 없이 단지 차베스만 추모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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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7 11:26 2013/03/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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