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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전선체 건설 추진,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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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궤도에 오르려고 하는 단일전선체 논의에 대해 평등사회로전진하는활동가연대(준)(이하 전진)에서는 "전진은 단일전선체에 반대하고 당이 투쟁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입장이 중앙위원회에 제출되어 이를 통과시켰고, 현재 토론용 자료에 대해 회원 내부의 토론을 거치고 있다.

 

오늘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보니 판갈이뉴스에 '단일연대조직 논의, 어디까지 왔나?'라는 제목으로 기획기사가 나오고, 이는 주간 진보정치에도 실린다고 한다. 확실하게 세몰이를 하려는 모양이다. 이것이 당 혁신안으로도 나오는 판이니 대충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오는 7월 8일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민주노동당의 단일 연대 조직에 대한 입장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될대로 되라 식인지 거의 이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다. 

  

그 동안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내외에서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미동도 보이지 않고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수인가?

 

전진 내부의 토론문을 올리면서 나름의 입장을 정리해본다.



단일전선체 건설 추진에 대한 전진의 입장(토론용)

  

전국연합에서 통일연대와 민중연대를 중심으로 한 단일연합전선체 건설을 목표로 내세운 이후 다각적인 방도로 이의 실현을 추진하고 있다. 민중연대의 발전적 재편이라는 형식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실은 오랫동안 전국연합에서 준비해 온 기획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현재 논의와 진척은 대단히 미진한 상태이다. 이는 민중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조직들 속에서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과 대중조직이 자체 투쟁으로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 어려운 조건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민중연대가 이를 추진할 만한 자체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서 단일전선체를 만든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단일전선체를 추진하고 있는 쪽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현재 예상되는 방식은 대중조직의 의결을 통해 힘의 논리로 정리하는 것이다. 한편 민주노총에서는 진보진영의 총단결체의 건설이라는 표현으로 주요 사업으로 설정해 놓고도, 전혀 논의를 하고 있지 있다. 오히려 논쟁을 회피하고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단일전선체에 대해 전진은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는 없다. 지난 6월 24일 중앙위원회에서 전진은 단일전선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였다. 그러나 입장 표명도 시급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조직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지부별로도 단일전선체에 대한 토론을 시급히 조직하고, 대응책을 강구할 것을 주문한다.

   
1. 단일전선체 논의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전국민중연대는 2005년 9월 대표자회의를 통해 정책위원장을 책임자로 하는 ‘전국민중연대조직발전기획단’을 구성키로 하고, 기획단에서 조직발전시안을 발표하였다. 시안은 민중연대전선의 발전적 재편을 통해 진보진영의 총단결체로서 단일연대조직을 건설해야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올해 4월 19일 기획단은 ‘민중연대 조직발전을 위한 1차 토론회’를 개최하고 올해 안에 단일연대조직을 반드시 건설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1차 토론회 이후 뚜렷한 진전 없이 지금까지 오고 있다.

 

사실 단일연대조직이란 표현으로 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논의는 단일전선체, 연합전선체, 상설연대체 등의 이름으로 이전부터 있어 왔던 것이다.

전국연합은 6.15 공동선언 이후의 정세를 조국통일의 대사변기로 규정하고, 2001년 9월방침과 2002년 대의원대회를 통해 10년의 전망 3년의 계획을 세우고 10년 내에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을 목표로 3년의 계획으로 민족민주전선과 민족민주정당의 건설 방침을 정한 바 있다.

2005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9월 방침 이후 사업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3년안에 대규모연합전선체를 결성한다는 목표가 아직 온전히 달성되지 못하였으며, 결정적 진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2006년에는 반드시 대규모 연합전선체를 결성할 것을 결의하였다. 현재 민중연대 주류의 입장은 이러한 방침에 근거하고 있다.

  

반면 좌파 제조직들은 단일전선체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연합전선체의 건설이 아니라 현재의 민중연대가 민중진영의 공동투쟁의 구심이자 다양한 반신자유주의 사회운동적 흐름들을 활성화시키는 정치적 조직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자기혁신이라는 주장이다. 노동자의힘, 다함께, 사회진보연대, 전진이 3월 25일 주최한 토론회 ‘단일연대연합체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이들 조직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단일전선체 논의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한편 민주노총은 3월 28일 3차 중앙위원회에서 노동자-농민 등 기층대중조직이 책임있게 참여하는 진보진영의 상설연대체를 연내에 건설하기로 결정하였으며, 4차 중앙위원회를 통해서도 표현은 바뀌었으나 ‘진보진영의 총단결체 건설사업을 하반기 투쟁과 결합하여 전개하여 연내에 완료한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 이 결정은 토론 한번 제대로 되지 않은 채 계속 문서상의 결정으로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후 민주노총이 최종 결정을 내릴 시기에 반드시 근거로 제시할 것이다.

  
2. 단일전선체 논의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

   
현재 단일전선체 논의는 전략적 요구와 실용적 요구가 뒤섞여 제기되고 있다. 즉 한편에서는 전략적 전선체로서의 성격을 부여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연대단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필요성의 수준으로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 민주노총에서는 전략적 논의보다는 실용적 차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논의의 연원을 살펴보면 실용적 차원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단결은 어느 운동 수준에서나 항상 요구받는 과제다. 하지만 단결해야 한다는 단순 명제로 모든 운동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어낸다는 것은 운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질식시킬 수 있다. 특히 대의체계라는 형식을 빌어 다수결로 결정하고 집행을 강요할 경우 운동질서의 패권적 재편으로 귀결될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중연대의 재편과정도 마찬가지이다. 전체운동이 단일전선체를 구성할 것에 대한 요구가 강력한 상태가 아님에도 주요 대중조직의 결정 방식으로 이를 진행시키려 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은 또 하나의 상급단체를 만들게 되는 것이고, 현재 우리 운동이 가지고 있는 질곡 중의 하나인 관료적 사업 작풍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 운동에서 진정 시급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은 어떤 형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검증없이 이루어지는 단일전선체 건설은 심각한 문제륽 낳을 것이다. 이런 전제에서 주요 핵심 쟁점들을 살펴본다.

  
1) 조직의 성격과 관련하여 : 대의체게를 통한 전선강화는 조직형식주의적 발상

   
조직발전 시안은 단일연대조직을 ‘진보진영의 상설적 공동정치투쟁체’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의 정치투쟁체는 우리의 모든 요구가 정치적 투쟁일 수 밖에 없다는 의미에서의 정치투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전선체에 대한 반발을 예상해서 개념을 무뎌서 표현하고 있으나, 지금까지의 논의의 흐름을 통해서 보면 그것은 남한운동의 최고의 전략적 지위를 가지는 전선조직을 의미하거나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대중조직은 그 토대이며 민주노동당은 그 전선조직을 추동할 매개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 지점은 전국연합이 그간 운동과정에서 몰계급적 태도를 보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변혁성을 이야기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는 남한 변혁운동의 경로에 대한 상의 차이에서 연원하는 것이다. 전국연합은 남한에서 전선을 최고의 조직으로 상정하고 있으며, 그 전선은 계급연합에 의거한 것이기에 계급적으로 끊임없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전략적 통일전선 조직은 대중조직들과 정치사회단체들의 조직적 결의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선 조직은 단선적 성장전화의 발전경로를 밟는 것이 아니다. 전선조직은 정세적 긴박성과 정치적 목표에 의해 규정받는다. 전선조직은 당면한 정세의 필요성과 정치적 목표를 명확히 할수록 그 실천적 규정력과 결합력이 강화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상적이고 상설적인 공동투쟁의 과제를 중심으로 연대활동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각 단체의 조직적 결의에 의해 전략적 전선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의지주의적인 관념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관념은 조직형식주의적인 사업작풍과도 연관된다. 지금 민중연대에 필요한 것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다종다기한 투쟁적 흐름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아내고 조정하는 지휘력과 정치사업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의 부재가 현재 민중연대로 조직과 투쟁이 집중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상태를 무시하고 형식적으로 대의체계를 가진 상급단체가 된다고 해서 조직이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안일한 발상이다. 그리고 형식적 결의에 의해서 집행을 강요하는 조직이라면 운동의 다양성만 가로 막을 뿐 우리 운동에 일체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조직건설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 운동진영의 패권적 재편으로 귀결

   
조직발전시안은 단일연대조직 건설의 필요성으로 제기하고 있는 정세의 요구는 사실 민중연대를 만들었던 필요성이기도 하다. 결국 단일연대조직 결성의 특별한 필요성으로 남는 것은 연대체의 난립으로 운동의 소모성, 분산성이 극심하다는 이유 밖에 없다. 이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연대전선에서 민중연대가 제대로 역할하고 있지 못하다는 자기 고백이다.

 

그러나 실제의 필요성은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통합이다. 통일연대는 2006년 총회에서 통일운동 조직과 기구들을 단일 연대전선체로 결집시키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리고 단일연대전선체 건설과 함께 615 민족공동위 강화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것이 실현되면 그나마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으로 힘을 모았던 민중연대와 달리 통일운동이 조직의 가장 주요한 목표가 될 것이다. 민중연대의 강령에 통일의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통일연대가 있음으로해서 역할분담되어 왔다. 그러나 이것이 운동의 소모성, 분산성으로 이해되고 양 조직이 따로 갈 필요가 없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는 615민족 공동위로 인해 통일연대의 존립의 근거가 사실 없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필요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양 조직의 통합을 대중조직의 힘으로 담보받아 명실공히 진보진영의 최상위 조직으로 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운동조직의 패권적 재편에 다름아니며, 엄청난 반발이 야기될 것이다. 앞서 이야기하였듯이 민중연대의 통일성은 조직의 통폐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지도력과 조정력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3) 정치적 목표와 관련하여 - 통일운동의 강화가 아니라 반신자유주의 투쟁의 강화가 우선

  
민중연대가 상설공투체로서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신자유주의 반대전선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민중연대가 연대조직의 대표성을 표방할 수 있었던 근거이며, 민중연대의 실천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상설공투체로 함께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신자유주의 반대 전선은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민중연대는 조직내부적 완결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확산시켜내고 이를 하나의 전선으로 추동해내는 역할이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물론 민중연대는 반신자유주의 투쟁뿐만 아니라 민족자주와 평화통일을 강령으로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민중연대가 가능했던 것은 통일운동조직이었기 때문은 아니다. 이를 무시하고 기존 조직을 하나의 대의체계내로 통합시키겠다는 사고로 임한다면 오히려 그것은 조직의 분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3.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투쟁전선이다.

    
1) 민주노총에게 필요한 것은 상급단체로서의 전선이 아니라 투쟁전선이다.

  
지금 현재 노동운동에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상위 기구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 산별조직 건설과 아울러 노동운동의 전망을 새롭게 찾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노동조합 간부들은 단일전선체 건설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연대사업의 일부로 보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수많은 연대사업에 대해 창구단일화를 추진하는 쯤으로 이해하고 있다. 사실 이것은 단일전선체를 추진하는 쪽에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결정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져 버리고 나면 그 뒤에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민주노총은 현재 전체 운동을 주도할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총자본의 공격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정세를 돌파할 근본적 변화를 민주노총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이 지지부진한 혁신의 과제를 철저히 해내는 것이 전체 운동전선을 복구시키는 지름길이다.

  
2) 민주노동당은 전체 운동의 중심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된다.

  
당 역시 마찬가지이다. 당에 요구되는 연대의 전선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단일전선체가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그 자체로 대중조직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전체 운동의 과제를 자신의 과제로 풀어나가야 한다. 당이 전략적 전선체가 없어서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당은 현재에도 전체운동에서 중심성을 갖기를 요구받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의 패배 역시 단지 선거전략의 오류 때문만이 아니라 전체 운동에서 당이 중심으로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은 전체 운동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활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민주노총이 굳이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정세와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전선체가 만들어 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선체를 추인한다면 그것은 민주노동당의 자기역할 포기선언에 다름아니다.

  
3) 민중연대는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더욱 강화할 지도력과 조정력을 갖추는게 우선이다.

  
우리는 민중연대의 강화에 동의한다. 그러나 민중연대의 강화는 대의체계를 갖춘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민중연대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반신자유주의 투쟁들의 연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민중연대가 그러한 연대를 이끌어낼 지도력과 조정력을 갖지 못하였다면, 왜 그러했는지 철저하게 점검해보아야 한다. 운동단체들이 많거나 대의체계가 없어서 지도력이 발휘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다양한 운동체들이 나타나는 것은 전혀 우려할 일이 아니며 오히려 환영해야 할 일이다. 정말 전선조직을 갈망한다면 그 투쟁 속에서 전선조직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전선조직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중연대의 조직적 전화로 이루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반신자유주의 투쟁 전선에서 민중연대가 두터운 신뢰를 쌓을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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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4 17:41 2006/07/0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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