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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미FTA 저지 제2차 범국민대회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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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한미FTA 저지 범국민대회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이것은 나중에 시간나면 하고 지금은 약간의 메모만.

 

ㅇ 광화문에서 경찰이 닭장차로 길을 막고 한사람씩 통행시키면서 시위참여자로 보이는 비옷착용자들과 비옷을 입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여 비옷을 입지 않은 사람만 통행시킨 것 땜에 기분이 살찍 나쁠 뻔 했어.

ㅇ 지역위 사람들하고 어떻게든 청와대 근처에 가보려고 깝죽대다가 광화문 주위만 맴돌았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경복궁역, 안국역 등은 그 시간에 무정차역이었다는군. 괜히 요행수를 쓰려다 차비만 들 뻔 했다니까.

  

ㅇ 다른 진보매체와 다르게 집회기사 헤드라인을 뽑은 민중의 소리, "민중의 힘 미대사관 앞을 열었다!" 

ㅇ 이와 관련 미 대사관 앞에서 집회할 무렵 들려왔던 낯설었지만 감동에 사무친듯한 구호 선창, "앙키 고 홈!". 그래, 언제 미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해보겠어. 장하기도 했겠지. 그래서 시원해? 

  

ㅇ 한쪽에서는 청와대근처까지 갔다는데, 이를 다시 돌려서 미대사관으로 오게 한 '자랑스런' 범국본 지도부.

ㅇ 잘 발언하다가 미국을 이 땅에서 완전히 몰아낼 때까지 투쟁하자고 결론을 맺은 전농 모인사의 마무리발언. 결론은 버킹검. ㅡ.ㅡ;;

  

ㅇ '노무현 정권 퇴진하라'라는 구호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상황임에도, 노무현 정부에 대한 머뭇거림으로 항상 투쟁의 집중점을 흐리는 범국본 지도부. '한미FTA를 강행하면 정권퇴진 운동을 불사하겠다'는 발언이 양치기 소년의 말처럼 장난으로 느껴지는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나?

ㅇ 무슨 국민행동, 범대위 등을 구성하면 항상 지도부를 꿰차고 단골 발언인사로 나서는 이들이 범국본에서도 여전히 설쳐대면서 집회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드는 마법같은 상황.

   

ㅇ 계획했던대로 10만은 되지 않았지만, 그 비 속에도 불구하고 운집한 6만여명의 대중들. 하지만 경찰 추산 2만 5천 내지 3만을 반복하는 언론들.

 

ㅇ 광화문에서 경찰이 뿌려댄 소화기 분말이 최루액으로 느껴지는 것도 처음. 비 때문에 물대포가 별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던 것.

ㅇ 광화문에서 갑자기 전경들이 달려들 때 시위대가 뒤쪽으로 흩어지면서 아래 깔렸던 사람들이 생각나고, 그 와중에 주인을 잃은 신발 3-4짝이 기억나네. 다 여자의 샌들이었던 것 같은데...

ㅇ 집회가 끝난 후에 민지네 사람들과 뒷풀이를 한 것도 오랜만이네.

  

ㅇ 관악구위원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위상이 높아졌나. 하긴 집회에 상당히 오긴 했지. 깃발도 독특하고...

ㅇ 오랜만에 집회 때 사진도 찍고, 자기소개도 했네. 지역위원회 당원들하고. 물론 난 당원이 아닌 당우. 이순신 장군님과 함께 사진을 찍어볼라고 했는데, 찍새도 없고, 디카도 없고....

ㅇ 정리집회를 관악구위원회 독자적으로 하고, 정리 겸 지역위 당원들이 사진을 찍었다. 비가 오고 있어서 많은 이들이 우산을 들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디카에도 빗방울이 떨어져서 이 때문에 자신의 모습이 잘 나오지 않은 당원도 있었다. 물론 나는 아니고... 지역위 홈페이지에서 담아왔다.

   

ㅇ 영화배우들도 꽤 있었다는데, 왜 내 눈에는 띄지 않는 걸까. 시청 앞에서 문소리를 멀티비전으로만 본 것 밖에 없네.

ㅇ 오랜만에 운동했네. Sports도 하고 Movement도 하고... 건강에는 도움이 될까.

ㅇ 그를 또 봤다네. 평택에서 보고, 6.24 반전행동 집회에서도 봤는데, 이번이 세번째인가. 참 인상적인 사람이었어.

     

ㅇ 동아일보 사옥 옥상에서 농성하던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을 보고 안타까웠지. 그 아래는 전경들이 확실하게 막고 있어서 어떻게 해볼 도리도 없었고... 힘을 보태주지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심정을 알까. 나중에 다들 무사히 빠져 나왔다니 다행이야. 물론 각자의 사업장 문제가 해결되어야겠지만...

   

ㅇ FTA 지지집회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는데, 폭우 때문에 많이 참석하지 못했다고 하네. '애국자'들이 그러면 쓰나. 게다가 독거노인 및 노숙인인 듯한 300여 명을 동원하여 3-4천 원씩 현금살포를 했다니. 그렇게 집회를 성사시키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나는 집회 참석한다고 시간 버리고, 옷 버리고, 돈 쓰고, 피곤하고... 운동만 했구만.   
  

쓰고 보니 길구만. 할 말이 많았나봐.

아래에 집회 관련 기사를 모아보았다네. 그리고 삽입글로 나와 있는 글은 덤이야. 공감이 가는 글이지. 출처와 글쓴이는 나중에 밝히기로 하고...
    

1.

"한미FTA 강행하면 정권퇴진 운동 불사" (레디앙, 문선영 기자, 2006년 07월 12일 (수) 20:13:55)
범국민대회 노동자 농민 6만여명 참가 ‥경찰 물대포 쏘며 진압


[7신 기사대체] 대통령 고집만큼이나 두터웠던 벽 (프로메테우스 특별취재팀 12일 오후 9시 00분)
한미FTA저지 시위대, 청와대 앞 행진 무산 
     

한미FTA저지 총궐기, '민중의 힘 보여줬다' (민중의 소리 특별취재팀)
[한미FTA 저지 총궐기] 5만 노동자 농민, 미대사관 앞에서 정리집회
<20신 최종 오후 9시 30분> "미 대사관앞이 열렸다"


"청와대로 가자"…反FTA 행진, 경찰 극력저지 (프레시안, 2006-07-12 오후 10:58:56) 
서울 도심서 6만여명 궐기대회…부상자 속출  
     
[20:00] "한미FTA 저지 투쟁 의지 보여준 범국민대회" (참세상, 특별취재팀  / 2006년07월12일) 
미대사관 근처에서 정리집회, 장투사업장 노동자도 자진해산
  
   

2.   

우파 폭우에 패하다, '을씨년스런' FTA 지지 집회 (레디앙, 이재영, 2006년 07월 12일 (수) 19:16:09)
"김정일이 반대하기 때문에 저는 찬성합니다"…허겁지겁 30분만에 끝난 집회 
 
한미FTA 찬성 집회, 300여 명에게 4천 원씩 현금 살포 (참세상, 특별취재팀 / 2006년07월12일 17시49분) 
돈으로 성사시킨 우익 집회, 독거노인 및 노숙인들 동원한듯
  
  
3. 

反FTA 시위 시작…광화문 일민미술관 옥상점거 (프레시안, 2006-07-12 오후 12:53:22)
민주노총의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 50여명 참여  
    
[종합] 노동자 연대의 역사를 쓴 동아일보사 점거 (참세상, 특별취재팀/ 2006년07월12일 10시33분)
점거농성 자진 해산...장투 노동자 연대는 끝나지 않았다
  
  



4.

범국본과 FTA, 글쎄 올시다?

예전에 미국 시애틀투쟁에서 "바큇살"조직이란 것이 위력을 발휘해서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글을 "말"지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기존의 권위적이고 방만하며 관료적 타성에 젖은 운동조직이 아닌, 실제투쟁을 할 수있는 개인과 소규모의 조직, 그리고 역동적인 네트워크들의 다양한 연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애틀투쟁 전 미국운동권에서는 늙은 지도부들의 물갈이가 있었답니다.
"지도하라! 그리 못하면 떠나라!"고.
그래서, 레이건정부이후 신자유주의 정책과 공세에서 지리멸렬한 지도부들, 투쟁을 가지고 장난질하는 노회한 관료들, 정치적 야심만 있는 명망가들이 주도하는 노조와 사회단체가 중심이 아닌, 새롭게 각성되고 훈련된 활동가들의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한국의 운동진영에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요?
늘 관성적인 집회와 투쟁방식, 영감님들의 훈계조 연설에 너무도 익숙하다고 봅니다.
(저 자신, 열받아서 집회 나갔다가도 이내 하품만하고 따분한 구호 몇번, 그리고 '적당히 끝내고 술이나 한잔하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집회규모가 커지고, 경찰폭력 대치선 앞의 현장상황이 예상과 다르면 적당히 정리하는 그 딴것들이 지도부라고 현실운동을 지배하고 있다고 봅니다.
오늘도 보십시오.
한마디로 개판, 우왕좌왕이었지요.
진정, '지도부'가 있었나요?
 
장대비를 뚫고 전국에서 모인 FTA반대 민중과 활동가들은 자신들의 본능적인 판단과 정치적 상상력으로 경찰 저지선을 뚫고 청와대 초입, 효자동까지 밀고 들어갔답니다.
근데, 정작 지도부란 것은 그제서 부랴부랴 정리집회를 미국대사관 앞에서 하니 그냥 후퇴하여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경찰 저지선이 뚫릴 줄 몰랐던죠.
그런데, 공개적으로 내놓은 이유란 것이 "청와대가 아닌 FTA를 강요하는 미국 놈들에게 항의하자는 것"이었죠.
그럼, 처음부터 "반미"집회를 한다고나 하지...
하지만, 말이야 바로 해서 미국이 한국에게 FTA를 강요했나요?
먼저, FTA하자고 미국에게 애걸복걸한 것은 이 나라 놈현이 아닙니까?
한마디로, 집회 참석자 아니 대중을 기만한 것이 아닙니까?
하긴 처음부터 사회를 본 것이 참여연대 김기식이었죠...
그 노빠들.
정말 성질 같아서는 그놈의 '전농'차량에서 선무방송을 하는 그자에게 귀싸대기를 때리고 싶더군요.
결국, 우리에게 포위되고 도망가는 경찰을 버리고 그놈의 미국대사관 앞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돌아와보니, 또 돌아버리겠는 것은 '민주노총 지침이 교보문고 앞에서 정리집회하는 것'이라고 공무원노조는 더 아래로 물러나더군요.
전국연합 주제준이 씩씩대며 말리느라고 애먹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어제 전야제도 그래요.
그런 큰 야간집회를 철저히 준비해도 모자라는 데, 동국대 측에 사전에 양해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광고까지 해댔으니, 결국 수구꼴통 총학 애새끼들에게 비웃음이나 당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소위 '범국본'이란 것의 대중에 대한 기만이죠!
아니면, "무능과 태만"인가요?
또,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협상장인 신라호텔 타격투쟁은 언제, 왜 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미FTA이라는 중차대한 반제국주의 투쟁을 지도할 능력, 반대하는 80% 대중을 조직할 능력이 없는 집단이 바로 소위 "범국본"이 아닐까요?
이래가지고서야 누가 다음 번 대중집회에 나오겠습니까?
저라도 싫죠.
그럼, 저 싫은 것을 남에게 어찌 강요합니까?
그래도 뻔뻔스럽게 관료들은 말합니다.
"대중투쟁 동력이 떨어졌다!"
제 놈들 능력이 한참 떨어지는 것은 생각않고.
 
저는 감히 주장합니다.
대중투쟁을 지도할 수준이 않되는 영감님들과 노회한 관료들을 이제 이 운동권에서 은퇴시켜야 한다고.
그리고, 보다 단호한 행동, 꼼꼼한 대중 설득력, 치밀한 조직을 하며 생생한 정치적 상상력이 풍부한 활동가들이 주도하는 대중투쟁을 만듭시다.

그걸 우리가 주도를 했으면 좋겠고요...

첨언)
"범국본" 이름부터 마음에 않듭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대한민국 국민이었다고?

덧글로 추가된 것.

사실, 내가 집회에 나가는 것은 나의 억눌린 욕망을 분출하러 갑니다.
혁명이란 민중들의 경제적 착취나 정치적 업압, 사회적 소외에서의 해방 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민중에게는 억눌린 희/노/애/락, 七情이 모두 분출하는 것이라고 하버마스가 그랬나요...
에로스 혁명.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일도 거리의 집회, 가두투쟁을 즐기러 나갑니다.
그런데, 그 즐거움을 빼앗고 무기력한 나로 되돌아 오게 만드는 집회, 운동권, 소위 지도부...
옛날에 죽은 이주일이 생각납니다.
"(국민당) 발기인대회라고 해서 나갔더니, 발기않되는 늙은이들만 설쳐대더라!"
.....

암튼, 바뀌었으면 좋겠고요.
아님 강제라도 했으면 합니다.
왜냐면 집회에 나날이 나오는 대중이 줄어든다면, 우리에게도 미래가 없을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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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3 21:12 2006/07/13 21:12

5 Comments (+add yours?)

  1. sd 2006/07/13 23:58

    퍼갑니다~

     Reply  Address

  2. 파르티잔 2006/07/14 01:03

    깊이 동감합니다...

     Reply  Address

  3. 산오리 2006/07/14 09:35

    제가 그날 집회를 딱 한마디로 '우왕좌왕 집회'라고 규정했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 된 건지 몰랐는데, 반미주의자들의 기여가 컸던것이군요..

     Reply  Address

  4. molot 2006/07/14 09:41

    대사관 앞이 뚫린건 4.19, 효순-미선 집회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라더군요. 전 그중에서 두번째것만 참여했는데^^ 현장 취재 기자들 이야기 들으니 말씀하신거하고 비스름하더군요. 음 근데 전 참여연대나 민족주의 성향의 범국본 상층부에 대한 생각은 동의하는 편인데..뭐 동대에 못들어간걸 가지고 국본 상층부를 비판한다거나, 현장의 동력은 아주 좋아서 청와대 뒤집어 엎을 판인데 국본지도부가 그걸 막았다는 식은 좀 적절치 못한 비판이 아닌가 싶네요. 68때 사회당, 공산당이나 CGT같은대서 학생들의 동력을 막았고 역사적으로 볼때 항상 '지도부'라는게 문제긴 하지만, 솔직히 최근 몇년간 그리고 FTA관련해서 들불과 같은 민중의 함성을 지도부가 뭐 그랬다고는...앞으론 모르겠지만. 현명하고 투쟁적인 민중vs 멍청하고 개량적인 지도부 공식도 어쩜 클리쉐가 아닌지 모르겠어요. (제가 요새 좀 이렇게 시니컬해져서ㅠㅠ)

     Reply  Address

  5. 새벽길 2006/07/15 11:40

    산오리/ 그냥 다양성의 표출, 난장의 공간이라고 보기엔 좀 심했고, 여기에 지도부가 한 역할 한 것이 분명합니다.

    molot/ 동대 전야제 문제는 제가 가보지 않았으니 확실하게 말은 못하겠구요, 현장동력을 범국본지도부가 막았다는 것은 뒤집어 엎는다는 의미보다는 집회 또한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힘을 얻으며, 분위기를 고양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힘을 오히려 빼는 쪽으로 작용했기에 하는 말이겠지요. 저도 '현명하고 투쟁적인 민중'의 전설에는 동의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지도부가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요.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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