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용기있는 '기획'이었지만, 부족했던 '한겨레'의 진보정치 진단

View Comments

 
뒤늦게 알았는데, 한겨레는 지난 1월 26일부터 28일까지의 지면에 진보정치 관련 기획기사를 실었다. 한겨레는 진보정당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진보정당의 언저리에 있던 사람으로서 이를 보면 참 난감하다.
 

물론 진보정치, 진보정당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그리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기사가 나온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긍정적으로 봐줄 여지도 있긴 하지만, 과연 진보정당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나아가 한겨레의 이번 기획기사의 전반적인 기조는 특정 성향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보이고, 코멘트를 위해 언급된 이들도 자유주의자들이거나 진보정당의 미래를 과연 고민하고 있을지 의문스러운 이들이 다수다. 이를테면 28일 기사에서 언급된 진보정당 관련 전문가 중에 진보정당 당원이었던 이는 4명 뿐이고, 현재 좌파정당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미디어스의 기사가 훨씬 더 진보정당 15년을 훨씬 더 깊게, 제대로 다루었다는 생각이 든다. 김민하 기자의 진단에 동의.
"진보정치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고민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무너진 진보정치의 일선에서 아직도 고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면에 배치해줬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기획이다. 과거의 문제가 뭐였다고 생각하는지, 구태를 극복할 의지는 있는지,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를 다양하게 물어보았더라면 더 내실있는 기사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
용기있는 '기획'이었지만, 부족했던 '한겨레'의 진보정치 진단 (미디어스, 김민하 기자, 2015.01.29  08:11:17)
'노선문제' 충분히 못 짚고 동어반복 조언 백화점식 나열
<한겨레>의 26일 기사는 민주노동당이 2004년 국회의원 10석을 확보하며 원내에 진출한 순간 위기가 잉태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권력이 된 당권과 공직추천권을 두고 대중운동세력의 유력한 두 정파인 ‘자주파’와 ‘평등파’가 격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고질적 파벌갈등이 2007년에 이르면 민주노동당이 분당돼 진보신당이 출현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게 <한겨레> 기사의 맥락이다.
<한겨레>가 주목하지 않은 부분이 오히려 위기의 더 큰 원인이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한겨레>는 위기의 원인을 권력을 둘러싼 패권다툼으로 짚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노선’의 문제라는 보다 근본적 차원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력의 ‘단맛’을 보기 전인 2004년 이전에도 민주노동당에 참여한 정파들은 이미 국지적인 내전을 치르고 있는 상태였다.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을 두고 벌어진 극단적 파벌대립과 지구당 장악을 위한 패권적 행태 등은 이미 당시부터 현실적 문제로 다뤄지고 있었다. 2001년 소위 ‘군자산의 약속’을 통한 자주파들의 집단 입당과 이를 통한 조직장악 기도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소위 ‘좌파’로 분류되는 일부 정파 역시 이러한 혼란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패권주의’로 표현되는 2004년 이후 당권경쟁의 맥락 역시 자주파들이 자신의 조직노선을 충실히 따른 결과이다. 자주파들이 당시 당 강령의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이라는 대목을 ‘진보적 민주주의’로 바꾸려고 시도한 것이나 당시 사실상 여당인 열린우리당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자주파 소속 사무총장이 ‘2중대’ 역할을 자처한 것, 원내진출의 성과로 얻은 역량을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에 올인한 것 등으로 대립이 격화됐다는 점 등을 상기하면 이 당시 패권다툼의 원인이 단지 원내진출의 성과를 차지하기 위한 암투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평등파들이 자주파들에게 완전히 당의 주도권을 빼앗김으로써 평등파들이 ‘더 이상 이 당에서는 우리의 노선을 실현할 수 없게 됐다’고 좌절한 게 2007년 분당사태의 한 원인이 됐다고 볼 수도 있다. <한겨레>의 기획은 이러한 측면을 충분히 짚지 못하고 있다.
진보정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제각기 다르다. 진보정당이 사회를 바꿀 실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회운동 전반의 성장과 진보정당에 불리하게 설계돼있는 선거제도 자체의 변화이다. 진보정치가 종북 프레임을 극복하고 패권적 태도 역시 버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낡은 사상들과 결별하는 것이다. 진보정치 활동가들이 세밀한 실행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은 스스로 현안에 대한 전문성을 제고하고 이를 위한 물적 조건들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여기서 필요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진보정당 재편 논의가 이러한 것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논해졌어야 하는데, <한겨레>의 기사에서 이런 문제의식은 충분히 찾아볼 수 없다.
<한겨레>는 28일 7면에 전문가 10인이 말하는 진보정당이 나아갈 길에 대한 조언을 종합해 다뤘는데 이 역시 이전 기획기사들에서 시사한 문제의식의 동어반복이나 “일반 국민의 눈높이로 모든 것을 고쳐야 한다”는 식의 안이한 조언으로 점철돼있어 문제다. 진보정치의 ‘독자노선’을 버리고 제1야당으로 건너 간 인사가 “독자노선을 걸으려면 지금이라도 젊은 세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조언하는 대목에선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진보정치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고민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무너진 진보정치의 일선에서 아직도 고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면에 배치해줬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기획이다. 과거의 문제가 뭐였다고 생각하는지, 구태를 극복할 의지는 있는지,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를 다양하게 물어보았더라면 더 내실있는 기사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
종북 논란과 패권다툼에 발목잡힌 진보정당 15년 (한겨레, 이세영 기자, 2015.01.25 22:11)
[심층 리포트] 진보정당 15년, 위기와 기회
① 과거 - 통합과 분열

진보정당, 현실정치 참여 꿈 이뤘지만
정파갈등·분열에 사실상 몰락 위기
처음보다 위상 더 쪼그라들어

자주파-평등파, 유권자보다 계파 이익에 집착 (한겨레, 이유주현 하어영 이승준 기자, 2015.01.25 22:15)
[심층 리포트] 진보정당 15년, 위기와 기회
① 과거 - 통합과 분열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4년 뒤에 의원 10명 배출하면서 패권다툼 본격화
“파벌 다르면 밥도 따로 먹었다”
절차적 민주주의 원칙 안지켜져
■ 독이 된 10석의 영광
2007년 민노당-진보신당 갈라서
2012 총선 앞 ‘한지붕 세가족’
사상 최고 성적표 받았지만 경선부정 내홍으로 다시 결별
이석기 사태로 정당 강제해산까지
■ 패권, 종북 그리고 1차 분당
■ RO 사태, 종북 논란 그리고 해산
 
“치열했던 노선투쟁, 지역 주민들에겐 의미가 없었다” (한겨레, 이승준 기자, 2015.01.25 22:19)
[심층 리포트] 진보정당 15년, 위기와 기회
진보정당 탈당했던 ‘평등파’ 정경섭 대표- ‘자주파’ 윤성일 이사 대담

정경섭 대표
“2008년 분당 뒤 현장정치 어려워져, 시장상인·비정규직은 지지정당 없어
저항과 대안 함께 가는 운동 필요”
윤성일 이사
“진보정당 위축됐지만 협동조합 등 대안운동은 확장
지역주민 위한 정치시스템 중요”
 
진보정당 지지자들 “진보정치인? 그냥 정치인이더라” (한겨레, 조혜정 기자, 2015.01.26 22:19)
[심층 리포트] 진보정당 15년, 위기와 기회 ② 현재 - 혼돈과 재편의 과도기
진보정당 지지자 20~50대 7명 인터뷰

진보정당 지지 철회 이유
내 꿈을 실현해줄 정당 없어, 사회 바꿀수 있을지 회의
가장 큰 문제는
국기 경례 같은 사소한 문제로 보수에 ‘종북론’ 먹잇감 줘
어디로 가야 하나
배타적 태도 안돼…유연해져야, 세밀한 실행력 보여줘야 할때
■ 진보정당, 지지와 철회 사이
■ 진보정당의 오류
■ 통합진보당이 남긴 것
■ 진보정당은 어디로 가야 하나
 
진보정당 재편, 이번주에 ‘1막’ 오른다 (한겨레, 이세영 기자, 2015.01.26 22:23)
[심층 리포트] 진보정당 15년, 위기와 기회 
② 현재 - 혼돈과 재편의 과도기

국민모임 29일 창당 로드맵 공개 
노동당 30일 대표 결선투표 변수 
원내정당 정의당은 통합에 적극적 
소통합·중통합·대통합 세 갈림길 
이번주 재편 폭·방향 윤곽 나올듯
 
“패권의식·비밀주의 결별하고 지역주민 곁으로 가라” (한겨레, 하어영 이승준 기자, 2015.01.27 22:32)
[심층 리포트] 진보정당 15년, 위기와 기회 ③ 미래 - 낮고 넓고 깊은 진보로
전문가 10인이 말하는 ‘진보정당이 나아갈 길’

정책 능력 강화
제2의 무상보육·부유세 같은 시대 이끌 정책 제시 필요
변화와 세대교체
말 한마디부터 달라져야, 활력 불어넣을 새인물 육성 시급
풀뿌리로 돌아가라
진보 담론 고민하며 현장 뛰어야, 지역네트워크 만들기 중요
종북논란 청산
세습정권 등 북한 문제, 대중 앞에서 분명히 지적을
■ “무너진 정책, 조직 인프라 다시 구축해야”
■ “헌신의 자세만 남기고 모든 것 바꿔야”…절박한 세대교체
■ “풀뿌리로 돌아가야”
■ “종북주의 청산, 북한에 대한 태도 정립은 필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5/01/29 15:02 2015/01/29 15:02

댓글0 Comments (+add your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gimche/trackback/1465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