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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빈집 강제철거 저지에 함께 하지 못한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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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평택 대추리에서 진행된 빈집 강제철거 상황을 뒤늦게 살펴보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참세상의 아래 기사에 시간별 진행상황이 잘 나타나 있다.

프레시안에서 발췌한 글과 평택에 선 인권활동가들의 편지글을 올린다. (--> 네이버블로그에 올렸다가 시스템 점검시간이라고 하여 날라가버렸다. 이게 뭐냐)

인권활동가들의 활동이나 글을 보면 알겠지만, 대추리 투쟁은 단지 반미투쟁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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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16:40] 철거 종료, 주민 및 지킴이들 저항으로 14채 지켜 (참세상, 이꽃맘 기자,)

전국에서 진행된 규탄집회, 청와대로 향한 비난 여론

하루종일 긴장감이 돌던 대추리에 여유가 찾아왔다. 평화전망대는 무너졌지만, 대추리 주민 및 평택지킴이들의 완강한 저항으로 철거규모는 국방부가 계획한 90채에 미치지 못했다. 총 14 가옥이 지켜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올라가 있던 대추리 1반 가옥은 끝내 철거가 진행되지 않았다. 3시께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점거하고 있던 가옥 앞에서 미사가 진행되었다. 미사를 진행한 신부는 미사가 끝난 후 대추리 주민은 물론 경찰들과도 악수를 나누었다. 미사가 끝난 후 경찰들은 철수하기 시작했고, 주민들의 보호 아래 인권활동가들이 건물 아래로 내려왔다. 이들의 연행을 앞두고 병력이 증강되기도 했으나 별다른 연행시도는 없었다.
 

미사를 마친 후 대추리 주민들은 노인회관 앞으로 모여들었다. 긴 하루 스쳐지나간 사건들을 정리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다. 경찰과 용역들이 떠난 대추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주민들의 거주지 틈틈이 철거된 채 황량해진 집터와 그와 함께 구멍난 주민들의 가슴이다.

  

한편 용역들의 조기 철수는 빈집이 아닌 가옥 2채를 철거하면서 정부의 부담이 커진 것과 전국에서 진행된 규탄집회, 청와대로 향한 비난 여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는 9월, 대추리에는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으며, 여전히 위협받고 있지만 평화는 그들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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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부숴도 우리 마음은 못 부순다" (프레시안, 김하영 기자, 2006-09-13 오후 7:04:14)

대추리 '빈집 강제철거'…주민들 '담담'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철거작업은 경찰이 철거대상 집을 둘러싸고 용역직원들이 가재도구를 끌어내면 굴착기가 지붕과 담벼락을 몇 번 툭툭 쳐서 무너뜨렸다. 한 채를 철거하는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거침없이 진행되던 철거작업이 멈춘 것은 지붕 위에서 '결사항전'을 벌이던 '평택 지킴이'들과 마을 주민들 때문이었다.  

가옥 철거를 막기 위해 지붕에 올라 농성 중인 '평택 지킴이'들.▲ ⓒ프레시안


  미군기지 이전 반대 활동을 하며 1~2년 전부터 아예 대추리에 살림을 차리고 '농부'가 된 평택 지킴이들은 '강제철거, 인권침해', '철거하려면 죽이고서 해라'는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지붕과 옥상에 올라가 몸을 밧줄에 묶은 채 농성을 벌였다. 이들이 올라간 집은 총 15채.
  
  미군기지 철조망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오면 대추분교 정문 앞에 있는 '빈집'의 지붕에 오른 두 명의 인권활동가는 "강제철거는 주민들에 대한 협박이다", "주한미군기지 이전을 재검토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이에 주변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70대 할머니가 지붕 위로 올라갔다. 할머니는 "야, 이놈들아. 니들이 뭘 해준게 있다고 여기서 지랄들이냐"며 주변의 경찰과 용역들을 향해 분노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일제 때부터 쫓겨나오고 미군 들어와 쫓겨나올 때도 나라는 밥 숟가락 하나 해준 거 없고, 이 땅 일구는 것도 다 우리 손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이어 철조망에 갇혀 지금은 방치돼 있는 논을 가리키며 "이 옥토를 두고 나더러 어디로 가라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날 끌어내려면 죽여서 끌어내라"며 절규하고 있는 마을 주민.▲ ⓒ프레시안

  이 할머니는 "우리 착하고 성실한 이장이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어 잡아 가뒀냐"면서 "맨난 돈 쳐먹으면서 호가호위하는 놈들은 안 잡아가고 우리 이장 잡아가둔 것들을 내가 어떻게 믿느냐"고 울부짖었다. 할머니는 "날 끌어내려면 죽여서 끌어내라"고 절규했고, 할머니의 안전을 걱정하던 기자들의 권유에 의해 지붕을 내려왔다.
  
  이날 주민들은 "○○이네 집은 어떻게 됐대? ○○이네 집에 가봐야겠네"라며 삼삼오오 마을을 둘러보는 등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후 2시 20분경 용역 직원들이 지붕이 점거된 15채의 가옥에 대한 철거를 중단한 채 철수하자 어떤 주민은 "우리가 이긴 거네"라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한 주민은 "대추리, 도두리 사람들은 지난 2년 동안 하도 험한 꼴을 많이 봐서 이제 더 볼 험한 꼴도 없다"며 "여기서 손 들고 나갈 거였으면 벌써 나갔지"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철거 용역 400여 명과 굴착기 10대 등 중장비를 투입해 대추리·도두리 일대의 빈집 철거 작업을 실시했고, 경찰은 용역의 철거작업을 돕기 위해 1만70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경비작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의 집 한 채와 미군기지 이전 반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평택 지킴이'의 집 한 채에 철거 용역들이 들이닥쳐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경찰이 먼저 집을 살펴본 뒤 "여긴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라고 용역 직원들에게 알렸으나, 용역들이 이를 무시하고 가재도구를 들어낸 뒤 가옥을 파괴했다는 것이다. 또한 집주인이 뒤늦게 달려와 말리며 항의하자 용역 직원들이 "내가 알게 뭐냐. 국방부에 가서 물어보세요"라고 이죽거리며 사라졌다고 한다.
  
  또한 철거 과정에서 전깃줄 등이 끊어지는 등 마을 기반시설이 파괴돼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주민들은 "일부러 전기를 끊으려는 것이냐. 철거공사의 안전수칙이나 알고 공사하는 것이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완전 파괴된 가옥. "이 땅을 끝까지 지킨다."▲ ⓒ프레시안

  

문인들이 대추리의 담벼락마다 시를 적었지만, 이날 철거로 파괴됐다.▲ ⓒ프레시안

  

철거한 가옥 부지에 세워진 푯말. 뒷편에 지붕 농성을 벌이고 있는 '평택 지킴이'들이 보인다.▲ ⓒ프레시안

  

한 마을 주민이 지붕 농성을 볼이고 있는 마을 주민과 평택 지킴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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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평화전망대에 제 몸을 묶습니다" (참세상, 서울평택지킴이, )

변연식, 정아, 배여진, 김명수, 박진의 메시지

  

대추리 인권지킴이집 옥상에 지난 여름나기 캠프 때,
그동안 서울대책회의를 후원해 주신 분들의 도움으로 300만 원을 들여 평화전망대를 지었습니다.
오늘 낮 기자회견 때부터 서늘한 바람이 부는 폭풍전야 지금까지,
평화전망대를 지키고 있는 인권활동가들이 심경을 담은 짧은 글을 보내왔습니다.
  

변연식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장)
        

몹시 두렵다...
그러나 햇볕 좋은 마당에 빨래를 널고 참깨를 너는
어머니, 아버님의 일상을 끝까지 지켜드리고 싶다.
        

정아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여기는 대추리 황새울이 한 눈에 보이는 평화전망대입니다.
노을이 미치도록 아름다운 이곳에서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전쟁 같은 일을 치루고 있습니다.
또다시 대규모 병력이 황새울 들판을 새까맣게 메우고 아무런 무기도,
든든한 동지들도 없는 우리들은 전쟁포로처럼 끌려갈 것입니다.
이렇게 수십 번이라도 잡혀가서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면,
이런 저항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인권이 보장된다면
우리 인권활동가들은 그 길을 마다않고 가야할 것입니다.
전쟁의 참상은 미사일이 터지는 전쟁터에서만 벌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평화를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전쟁음모가 우리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습니다.
그걸 막기 위해 저는 지금 평화전망대에 제 몸을 묶습니다.
           

배여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
         

지난 3월, 포크레인 밑에서 울부짖던 한 할머니를 잊을 수 없습니다.
만약에 누군가가 나에게 어떻게 평화전망대에 올라서게 됐냐고 묻는다면,
그 할머니의 눈물을 잊을 수 없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답할 것입니다.
철거가 들어오기까지 불과 몇 시간 전입니다. 많이 긴장이 되고 떨립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다치지는 않을 런지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2주 사이에 훌쩍 커버린 배추의 모종들을 보면서,
그리고 논에 약을 치고, 밭에 물을 주고 있는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을 보면서,
그 평화로운 일상들을 꼭 지켜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외치는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모기소리처럼 왱왱 거리는 저 헬리콥터가
더 이상 이 위를 날지 않는 그 날을 위해서 잘 버티겠습니다^-^
       

김명수 (인권운동사랑방 돋움활동가)
        

나는 오늘 대추리의 집 지붕에 올라갈 것이다.
거기서 경찰을 앞세우고 집을 부수는 중장비에 맞설 것이다.
나는 평화와 인권을 옹호한다.
집은 평화롭고 인권적인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이런 나의 신념 하에서 집을 부수는 공권력에 맞설 수밖에 없다.
공권력은 아마 나를 법의 이름으로 연행할 것이다.
인권과 정의에 어긋나는 법이 있다면 그 법을 지킬 수는 없다.
그 법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의 행동으로 인권과 평화가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기를...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요즘처럼 평화라는 말을 많이 해본 적이 없네요.
그런데 이렇게 마음이 평화롭지 않은 적도 없어요.
대추리·도두리 할머니들 눈물을 보면서,
평택미군기지 확장이 가져올 재앙을 알면서 일상이 평화로울 수는 없으니까요.
오늘 저는 어느 가족이 따뜻한 저녁을 해 먹으며 도란 거렸을 집의 지붕위로 올라갑니다.
그 곳에서 마을을 부수러 오는 국가폭력을 만나게 되겠죠.
그들에게 이곳을 지키는 것이 평화임을 알리겠습니다.
미안하고, 답답합니다.
곁으로 가고 싶어도 이제 너무 늦었습니다.
그러나 미안해하고, 답답해하는 것은 지금 할 일이 아닙니다.
대추리, 도두리에 들어가 있는 모든 지킴이 친구들에게는
나중에 경찰서 유치장에 면회가서 미안했다고, 멋있다고 말하기로 합시다.
지금은 우리가 우리들의 위치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입니다.
청와대와 국방부 게시판에 항의 글을 남기고,
다음과 싸이월드 등 포털 싸이트의 토론방을 찾아 추천과 댓글을 달고
직접 글을 올려 토론에 동참합시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같은 인터넷 매체들에 가서 글을 남깁시다.
거기에 있는 기사들을 추천하고 댓글을 답시다.
오후 2시부터 밤까지 계속 될, 국방부 앞 규탄집회에 함께 합시다.
2만 명의 경찰과 400여명의 용역깡패들, 그리고 수백 톤의 중장비들....
그 앞에 우리들은 너무나도 힘없는 존재들일지 모릅니다.
저들이 마음만 먹으면 우리들을 닭장차까지 들고 가는데 십분도 안 걸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린 보여줄 것입니다.
노무현과 이 나라 정부, 부시와 미국에 보여 줄 것입니다.
민중은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저들이 대추리, 도두리를 빼앗아가면,
우리는 한반도 남쪽 절반 땅을 모두 대추리 ? 도두리로 만들 것입니다.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인지,
우린 똑똑히 보여 줄 것입니다.
종일 기사들을 읽으며, 메일을 쓰고,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받습니다.
순간순간 목이 탁 막혀버리고, 뜨겁다 못해 따가운 눈물이 흐르더군요.
우리는 왜 이렇게 처철하게 살아야하나 생각이 듭니다.
눈감고, 귀 막고 대추리, 도두리를 잊고 살아가기에는,
우리들 모두는 이미 너무나 깊은 대추리, 도두리 병 환자들입니다.
이 불치병을 우리는 행복하게 앓고 있습니다.
대추리, 도두리에서는 차가운 바람에 맞서며, 밤을 밝히며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정삼거리 주변에는 대추리로 들어가지 못한 지킴이들이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그들의 숫자는 300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전국행진을 떠난 행진단은 열린우리당 광주시당 당사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단 한시간만이라도 편히 단잠을 잘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오늘 참 많은 글을 쓰고, 메일을 보냅니다.
달리 말하면, 저는 어제 오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이제 몇 시간 후, 올 한해 우리 입에서 떠나지 않았던 이름....
대추리, 도두리가 무참히 짓밟힐 터인데,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 메일을 쓰고, 싸이트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역할분담”이라는 핑계가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 밤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답답하고, 무엇인가 해야겠는데 몸은 뺄 수가 없는 상황...
그러나 우리들의 마음이 대추리, 도두리에도 분명 전해 졌을 것입니다.
용역깡패들은 폭력을 휘두르겠지만, 우린 평화란 방패로 막을 겁니다.
경찰들은 인권을 짓밟겠지만, 우린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저들은 집을 부수겠지만, 우린 집을 지을 겁니다.
우린 내일 패배하겠지만, 우린 결국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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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4 02:24 2006/09/14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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