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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주의, 한국사회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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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주의연구회, 서강대대학원총학생회, 서울혁신연대가 공동 주최하고 있는 사회민주주의 릴레이 강연회의 마지막 일정에 유팔무 교수가 발제를 한다. 사회민주주의 전반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서울혁신연대가 사회민주주의의 새로운 보루가 되려나 보다. 유팔무 교수는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있다가 사민당 활동을 하기 위해 탈당하여 사민당에서 당직을 맡았었는데, 지난 총선 결과 사민당이 해산한 이후 다시 복당하였다.

 

사회민주주의에 대해서도 내 능력밖이지만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

 

- 일시 : 2005년 2월 2일 18시 30분 - 20시 30분
- 장소 : 서강대 김대건관 301호
- 주제 : 사회민주주의, 한국사회 대안인가?

- 발제 : 유팔무
- 패널 : 김동춘, 윤도현


2005년 2월2일 서강대 대학원 동계강좌 종합토론 발표문


사회민주주의, 한국사회의 대안?

유 팔 무 (한림대교수, 사회학)

 

1. 사회민주주의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사회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방식은 크게 세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첫째로는 보수 정치가나 일반인들의 이해방식으로서 좌파와 동일시하는 방식이다. 사회주의와 구별하지 않는다.1) (각주: 이들은 ‘진보’를 더 광범위한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둘째로는 진보 혹은 좌파진영의 일반적인 시각으로서 서유럽의 현실로 존재하는 사회민주주의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것도 사실은 어떤 측면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이념이나 운동세력으로 이해하면서 혁명과 사회주의를 포기한 개량주의라 보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서유럽식 사회체제, 즉 복지국가 자본주의체제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셋째로는 민주사회주의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사회주의는 목표, 민주주의는 수단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현실태로 나타나는 서구 사회민주주의(체제나 이념 및 운동세력)를 사회민주주의의 정체 혹은 후퇴로 평가하며, 이행의 전망을 갖는 입장이다.2) (각주: 민노당 주류나 좌파, 사회당 좌파의 경우는 이를 사회민주주의라 부르지 않고, 이와 구별하는 의미에서 민주사회주의 혹은 사회주의라 부르는 경향이지만, 필자 등의 경우는 이를 사회민주주의 좌파(즉, 사회민주주의 내의 좌파)라 동일시하여 사회민주주의 우파(즉, 현실 서구 사회민주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와 함께 사회민주주의로 포함시켜 이해하고 있다.)

 

1) 사회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사회주의나 민주사회주의와 같은가.


서구역사를 보면, 사회민주주의는 3단계에 걸쳐 그 의미가 변천해 왔다(이하 유팔무, 2001; 2004a 참조).


첫째, 19세기에는 사회주의 및 민중민주주의(=실질민주주의)와 동일한 의미를 지녔었다.


둘째, 20세기 초, 중반에는 민주사회주의. 즉, 민주적-개량적-의회적 방법을 통한 사회주의 실현 노선으로 정립되었고, 소련-동구 중심의 공산주의와 분리, 대립하는 경향으로 협소화되었다.


* 20세기 초 독일사민당의 베른슈타인의 수정주의 논의 및 볼세비즘 비판(베른슈타인, 1985 참조)을 통해 주류화해 갔음.

* 사회주의인터내셔널의 1951년 프랑크푸르트선언(사회주의 인터내셔널, 1985 참조)이 이정표가 됨.

 

셋째, 20세기 후반에는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선거정당을 통해 현실정치적으로 실용주의화해 갔다.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스템으로의 이행 전망과 국유화 정책을 포기해 가면서, 자본주의(시장경제)를 용인하는 한편, 사회주의적으로 수정 혹은 개혁하여, 노동자 및 사회적 약자층의 이익대변 및 보호를 주된 정책 목표로 삼아 복지국가제도를 확충, 유지해 나갔다.


* 독일사민당의 1959년 고데스베르크 강령(진보정당창당추진위원회 강령기초위원회, 1999)이 상징. 시장경제체제 수용.3) (각주: “전체주의의 경제통제는 자유를 파괴한다. 따라서 사회민주당은 자유로운 경쟁이 진실로 존재하는 곳에서는 자유시장 체제를 지지한다. 하지만, 시장이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지배되는 곳에서는 경제분야에서의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의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가능한 한 최대한의 경쟁과 필요한 만큼의 계획이 요구되는 것이다.”)

* 독일사민당의 라이프치히 강령(SPD, 1998); 공산주의의 일당독재 비판, 고데스베르크 강령 정신 유지(민주사회주의, 즉 사회민주주의란 민주화와 사회적-경제적 개혁을 통해 자유, 형평, 연대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제를 갖는 입장), 소유문제에 대한 언급회비, 형평성과 연대를 강조. 환경-평화-여성-문화 등에 대한 강조.

 

* 스웨덴 사회민주당 이론가들의 최근 입장(Carlsson & Lindgren, 1998),4) (각주: 필자가 발췌 번역하여 한국사회민주당 창당기념 대토론회(2003.3) 자료집에 수록됨, 후에 한국사회민주주의연구회 http://samin21.jinbo.net/  공개자료실,  민주노동당 평당원 모임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자율과연대 http://www.kdlpsds.org/  자유광장 게시판에 일부를 올렸음.)

“스웨덴 사회민주주의 운동에서는 ... 혼합 경제 제도를 주장한다. 이들은 소유권이 아니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더 강조한다.

...

사적 소유를 폐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력분배를 변화시키고 과거에 억압받았던 사람들에게 권력을 분배하는 방식으로도 문제가 해결된다. 사회민주주의는 1920년대와 30년대에 이러한 통찰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같은 새로운 방향설정은 1932년 전당대회에서 명확히 재확인되었다. 이러한 사상은 예컨대 영국 페이비언협회와 같은 초기 사회주의자들 사이의 논의에서부터 연원한다.

그렇다면 이것이 사회민주주의가 자본주의를 수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만일 "자본주의"를 "사적 소유"라고 정의한다면,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일 것이다. 그러나 사적 이윤이 다른 모든 이해에 우선하고 사회나 고용주 그 어느 측도 기업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자본주의를 정의한다면, 이에 대한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그러나 ... 사회민주주의가 이윤추구를 인정하지만 이윤추구가 다른 모든 이해들에 우선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다른 이해들에 이윤추구가 우선시된다면, 사람과 환경과 같은 생산의 다른 요소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취급될 수 있다. 이윤추구는 분명 정치 민주주의적 역량, 강력한 임금노동자 조직, 법률적 지원을 받는 소비자들과 같은 다른 이해들에 의해 균형이 잡혀져야 한다.

이 밖에도, 사회민주주의 관점에서 볼 때 사적 소유기업, 생산자 연합, 소비자연합과 같은 소유의 다른 형태들이 함께 공존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상이한 동기와 상이한 목표를 가진 행위자들이 시장의 발전과 역동성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상이 사회민주당에 의해 채택된 기본입장이다. “

 

2)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구성요소 -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가)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첫째, 개인주의와 반대되며 결합한 집단주의; 사회 전체라는 집단의 이익과 가치 및 판단을 우선시하는 집단주의 입장으로서 개인주의5) (각주: 개인주의란 개개인의 이익과 가치 및 판단을 우선시하는 입장이다.)와 반대되는 의미를 지녔으나, 개인에 바탕을 둔 집단주의로서 단순한 집단주의 혹은 집체주의를 뜻하는 공산주의와 다르다.


둘째, 경제체제; 생산수단의 공동소유에 기초한 사회적-계획적 생산 및 분배 시스템과 그것을 향한 이념적 지향을 뜻하며, 공산주의와 같다.

그러나, 소련, 동구 사회주의 나라들에서는(스탈린의 영향을 받아) 사회주의를 공산주의 사회체제의 초기단계 혹은 초급단계로 이해하는 체제로 이해하는 시각이 정립되기도 하였다.


셋째, 이행의 수단 혹은 방법; 사회주의는 혁명이나 개혁을 모두 포함하며, 이행방법에 대한 제약이 없다.

칼 맑스는 공산주의를 여러 사회주의들 중에서 혁명적-국제연대적 사회주의 및 진보세력으로 국한하여 이해하였으며, 이런 인식은 후에 소련-동구 사회주의 노선으로 이어졌다.

반면, 서유럽에서는 20세기 들어 이런 공산주의적 사회주의와 대조적으로 사회주의가 혁명이 아니라 개혁이나 합법(의회주의)적 방법론을 취하는 입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좁아졌다.


나)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사회민주주의는 어떤 민주주의인가.


첫째, 그리이스-로마 시대의 고전적 의미와 서양 근대 계몽사상에서는 인민의 자유, 평등한 참여 및 토론, 의사결정을 통한 지배의 원리로 이해되었다.


둘째, 근대 서구의 대의민주주의 체제 하에서는 금권정치 및 1인1표제 대의 민주주의를 통해 제약되고 왜곡되고 형식화하였다.


셋째, 이로 인해 사회적-사회주의적 민주주의의 비판과 대안이 제기되었다.

민주주의 = 부르주아, 소수, 강자층의 지배 = 부르주아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 민, 다수, 사회적 약자층의 지배가 진정한 민주주의 = 프로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


넷째, 사회주의적 인민민주주의의 현실과 몰락; 사회주의 체제로의 이행 이후 소련-동구의 현실사회주의 나라들의 사회주의적 인민민주주의는 직능대표제, 민주집중제로 특징지워졌다. -> 당간부(특히 서기와 정치국원)의 자립화, 특권층화, 독재로 이어졌고, 집단적 찬반 공개투표제를 통해 왜곡되어 인민으로부터 통제 안되는 집단독재 시스템이 되었다. 다시 형식적 민주주의로 현실화되었으며, 경직성, 비능률성의 문제도 발생하여 스스로, 그것도 인민봉기에 의한 몰락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다섯째, 사회주의적 인민민주주의에 대한 서구의 사회민주주의 혹은 민주사회주의의 비판과 대안; 다원적 정치 및 다당제, 사회주의의 수단 및 운영의 측면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강조하였다.


다) 서구 사회민주주의 평가 - 성과와 한계, 그리고 한계극복을 위한 노력.


- 사회민주주의를 이념적인 운동노선과 정치세력, 체제 등 세 가지 면에서 볼 때,

첫째, 맑스-레닌주의와 공산주의의 결함을 비판, 새로운 노선, 특히 안정국면에서의 대중노선을 정립하였다는 점에서 적절했고, 성과를 낳았다.

둘째, 경제적으로 자본주의의 약점(특히 시장실패)을 견제, 보완하고, 노동자를 비롯한 장애인,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층을 위한 안전망과 복지제도를 도입, 확충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셋째,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확장, 유지하는데 기여하였다.


- 서구 사회민주주의의 한계; 성장 및 고용의 한계. 노동자의 체제 내화 및 이질화 심화. 의식발달정체. 조합주의에 함몰하여 주변집단 및 신빈곤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에 소극적이었다.


- 한계극복을 위한 노력; 1990년대 이후, 서구의 사민당들은 이런 문제들을 탈피하고자 제3세력의 요구와 신자유주의 정책을 부분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함으로써 활로를 개척하려고 해 오고 있다. 적녹동맹 및 적극적-생산적 복지정책으로의 전환이 그 대표적인 예들이다. 영국적 ‘제3의 길’, 독일적 신중도노선 등.


<-> 전진인가 후퇴인가? 우리라면 어떻게 해야할 것일까.


* 참고; 서구 사회민주주의 내에는 좌파와 우파, 신좌파와 신우파가 있으며, 이들 간의 헤게모니 쟁탈의 결과로서 이러한 노선들이 정립되었다.

 

2. 한국에 필요하고 적합한 사회민주주의는?


1) 한국에 필요한 대안.

 

가) 대안을 필요로 하는 한국적 상황.


- 경제적인 면에서, 성장과 경제대국화, 그리고 성장둔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본주의화 및 세계화 압력이 지속되고 수용된 결과이다. 고용 및 노동 문제는 imf 이후 계속 심각한 상태에 있다. 이와 함께 경제주권과 안정성도 상실되어가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대졸 신규취업희망자들을 포함한 여타의 사회적 약자층에 대한 보호정책은 커다란 진전을 보고 있지 못하며, 분규가 지속되고 있다. 그 사이 열린우리당이 집권했고, 민주노동당이 의회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밝지 못한 상태에 있다.

 

- 정치적인 면에서, 과거사규명, 보안법폐지 등 개혁정치가 시도되고 있으나, 자유민주주의의 지평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금권정치, 부르주아민주주의에 대한 제도개혁은 커다란 진전을 보고 있지 못하다. 좌파의 이념, 사회주의의 이념 등도 공식적으로 수용되고 있지 못하다.6) (각주: 민노당은 비공식적으로, 공식적인 선거제도 때문에 할 수 없이, 불가피하게, 억지로 수용되고 있을 뿐이다.)

 

나)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


- 경제적인 면에서는 사회주의 원리가 도입되어 자본주의와 병립, 혼합, 조절되는 유연적 혼합경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혼합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점, 또 어느 정도이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은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유동적, 가변적으로 두어야 할 것이다.


- 정치적인 면에서는 첫째, 자주-평화의 입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고, 둘째로는 돈 안드는 선거제도의 확립, 참여민주적 발의, 소환제 도입, 확립, 직능대표제 같은 인민민주주의 제도의 부분 수용 등이 필요하다.7)

 

- 사회문화적인 면에서는 자주, 평화, 환경, 여성, 문화 등 민족적-시민적 과제와 이슈에 대한 근본적-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대안이 채택, 수용되어야 하며, 이를 정책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 대안의 종합; 자주적, 평화적, 참여민주적 녹색사회민주주의.


2) 민주노동당은 적합하고 가능한 대안인가.


가) 민노당의 기본 이념과 핵심정책들.


강령 전문에서 민주노동당은 "외세를 물리치고 반민중적인 정치 권력을 몰아내어 민중이 주인되는 진보정치를 실현하며,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 모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평등과 해방의 새 세상으로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시작하고 있다(이하 유팔무, 2004b 참조). 이 '평등과 해방의 새 세상'이란 노동자, 민중이 직접 참여하여 통제하는 '자주적-민주적-사회주의적 시장경제'라고 요약할 수 있다. "외세를 물리친다."고 하는 것은 비단 미국과 일본 등의 정치적 간섭과 지배에 대하여 저항하고 자립을 도모하는 것 뿐아니라 경제적인 지배와 종속으로부터도 자립해 나간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정치적-경제적으로 자립적이고 자주적인 정부와 경제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정치적인 차원에서의 '자주'에는 '자주-평화-통일'이라는 한반도 통일이라는 목표와 자주-평화라는 방법이 수반되어 있다. 여기에는 외세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이 담겨져 있으며, 평화통일의 입장이 담겨져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남쪽에 의한 일방적인 흡수통일'에 대한 반대하면서 '북한식의 연방제 통일'에 대해서도 찬성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궁극적인 통일체제는 남한 자본주의의 천민성과 북한 사회주의의 경직성이 극복되면서 민중의 권익과 민주적 참여가 보장되는 체제여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이 양쪽 체제의 문제점을 극복, 지양한 민노당의 대안이 바로 자주적이면서도 '민주적-사회주의적인 시장경제' 체제이다.


민노당은 강령에서 "국가사회주의의 오류와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인류사에 면면히 이어져 온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을 계승 발전시켜, 새로운 해방 공동체를 구현할 것"이라는 식으로 대안적인 경제체제의 윤곽을 다소 모호하게 그려놓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민주적-사회주의적 시장경제"이다. 이는 사회주의적 소유 및 경영의 경제질서가 중심을 이루면서도 노동자 중심의 민주적 참여와 통제가 이루어지는 범위 내에서 시장경제질서와 사유재산권이 ‘수용’되는 그런 시스템이다. 이런 방향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재벌기업의 해체 및 일부 공기업화, 노동자의 기업소유 참여 및 경영참여, 협동조합기업과 한겨레신문사와 흡사한 ‘국민주’ 기업의 설립 및 육성, 노동자, 시민이 참여하는 각급 단위의 경제(조절)위원회 설립, 운영 등 커다란 변화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국가 사회주의의 오류'에 대해서는 민주적 참여와 시장에 대한 소극적 활용을 통해서, '사회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해서는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의 계승'을 통해서 극복하는 '진보적인 제3의 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은 사회주의적 색채가 더 강하기 때문에 영국이나 독일식의 '중도적 제3의 길'과 뚜렷한 차이를 지닌다. 유럽식의 중도적 제3의 길이란 현대판 자본주의에 해당하는 '신자유주의'의 기조와 정책을 일정부분 수용하는 가운데 사회민주주의보다 오른 쪽에서 제3의 길을 찾는 것, 따라서 왼쪽에서 출발한 중도노선인 반면, 민노당은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보다 왼쪽에서 제3의 길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민노당은 그러나 사회주의 못지 않게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있으며, 당의 의사결정이나 활동의 면에서도 민주주의를 철저히 지키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당내의 ‘저항’과 ‘심판’을 받는다. 그래서, 민노당의 대표나 원내에 진출한 ‘드림팀’조차도 리더쉽이나 자율성과 정치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제약’이 따른다. 말하자면, 민노당 간부와 활동가들은 민노당의 이념과 정책을 실현하는데 ‘복무’한다는 자세로 갖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다.


정치분야의 강령 중 전문에 표현된 것으로는 "국민이 공직 대표자를 소환, 탄핵, 통제하고 발의권을 가지며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할 것"이라는 항목이 대표적이다. 강령 본문에서는 "국가보안법의 철폐, 완전한 비례대표제의 도입과 선거공영제의 실현, 국민의 소환권과 발안권 등으로 직접 민주제를 적극 실시"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당 강령의 기조 속에서 만들어진 지난 4.15 총선에서의 주요 공약들 중 주목할만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 국민소환제 및 국민발의제 즉각 도입.

-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을 1대 1로 하는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도입.

- 지역평등세제(역교부세제)를 도입하고, 주민이 자치단체 예산을 짜는 참여예산제 도입.

- 이라크 파병부대를 귀환시키고, 침략전쟁 파병을 결정한 전범을 처벌.

- 부유세 도입.

- 노동자소유기금을 설치하고 노동자경영참가법을 제정하여, 재벌과 대기업을 민주적 참여기업으로 전환.

- 아파트 원가공개,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비 보조.

-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단계적으로 폐쇄하며, 핵없는 대안에너지 체제로 전환을 추진.

- 공공대중교통.자전거?보행자 중심 교통정책으로 전환.

- 서울대학교를 해체하고 모든 국공립대를 통합하여 특성화.


나) 대안으로서의 민주노동당 - 그 적합성과 가능성에 대한 평가.

 

첫째, 민주노동당은 어떤 정당인가.

강령과 주요정책을 통해서 볼 때, 사민주의 정당인인가, 아닌가. 그렇다면 어떤 정당인가. “자주적 민주적 시장사회주의” 정당(유팔무, 2004b)인가.

 

둘째, 한국사회를 진보화시키는데 적합한 대안인가.

 

- 이념의 측면에서 보면, 기본은 좋으나, 구사회주의의 색채가 강한 것이 문제이다. 이 점에서 표 떨어지고, 지지층 확대에 부적합하다. 보다더 대중적인 언어로 표현할 필요가 있고, 내부에서의 논의는 내부용으로 가지고 갈 필요가 있다. 대외용/대내용을 분리 사고할 필요가 있다.


- 조직과 지지기반, 세력의 측면에서 보면, 세가 튼튼한 것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세력의 기반이 협소하고 취약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노동자’ 정당임을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조합원 다수와 한국노총 조합원조차도 적극적인 기반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개혁적 중산층과 시민들도 지속적-적극적인 지지층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유팔무, 2004b 참조)

 

셋째, 어디로 가야할까. - 전환의 필요성.


- 대중성 있는 사회민주주의 정당으로, “자주적, 평화적, 참여민주적 녹색사회민주주의”로 가야하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솔직하고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회민주주의로 가야하지 않을까. 이것이 대중적 지지를 획득하는 길이자, 집권을 했을 때, 소련-동구의 사회주의나 서구 사회민주주의의 ‘오류와 한계를 극복“(민노당 강령)하는 길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라면, 서구의 사회민주주의에서도 배워야 하지 않을가. 조합주의, 노동자계급의 개량화, 새로운 지지층 확보하고 넓히기 위한 국민정당으로의 전환 등.


3. 종합 및 토론.


- 사회민주주의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


- 서구 사회민주주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사회민주주의는 한국사회 진보의 대안인가.

 

- 어떤 사회민주주의가 필요하고 적합한가.

 

- 민주노동당은 적합한 대안이라 할 수 있는가.

 

- 사회민주주의의 세 확산을 위해서는 무엇이, 혹은 어떤 전환이 필요한가.


* 몇 가지 참고문헌;

베른슈타인(1985) “마르크스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양호민(편), {사회민주주의}, 종로서적.

사회주의 인터내셔널(1985) “프랑크푸르트선언 - 민주 사회주의의 목적과 임무”, 양호민(편), {사회민주주의}, 종로서적.

유팔무(2001) "왜 사회민주주의인가“, 한국사회민주주의연구회(편), {한국 사회민주주의 선언}, 사회와연대.

______(2004a) "왜 사회민주주의인가“, {한국의 시민사회와 새로운 진보}, 논형.

______(2004b) “민주노동당, 진보적 이상과 보수적 현실 사이에서”, {한국의 시민사회와 새로운 진보}, 논형.

진보정당창당추진위원회 강령기초위원회(1999) {강령기초용 참고자료집 - 국내외 정당 강령과 관련자료 모음}

Carlsson, Ingvar & Anne-Marie Lindgren(1998) What is Social Democracy. Swedish Social Democratic Party. Stockholm.

SPD(1998) Grudsatzprogramm der Sozialdemokratischen Partei Deutschlands. (독일사민당 기본강령, 라이프치히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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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31 17:19 2005/01/3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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