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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고르의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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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고르가 죽었음을 지음님의 블로그 글을 보고 알았다.

나는 지음님이 말하는, 앙드레 고르의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그의 입장을 비판해왔던 이들 중의 하나였다. 그 내용을 보면서 비판했다기 보다는 앙드레 고르의 글이 들어있는 책을 엮은 이병천, 박형준의 향후 입장변화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 공공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그의 저작을 읽어보리라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그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이다. 

 

나 또한 그의 최근 저작이 왜 없는지 궁금했다.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반 포스트 맑스주의 입장을 취했던 이들이 거의 대부분 우경화하여 맛이 갔지만, 외국의 포스트 맑스주의자들은 여전히 사고의 치열함을 보이면서 우리에게 배울만한 내용들을 주는 경우가 많았기에, 앙드레 고르 또한 그러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저작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것저것 찾아볼 매니아는 아니었고...

 

최근에는 기본소득 논의에서 그의 이름이 보이길래 요새 뭔가 하나보다 했었다.

그리고 그가 지적 활동을 중단한 채 아내만을 간호하면서 지내온 것에 대해 할 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와 그의 아내 사이의 애절한 순애보는 부럽다.

그의 명복을 빈다.

 

아래는 관련글들 일부.

지음님의 블로그퓨전즈님의 블로그에 관련 글 말고도 볼꺼리가 많다. 

 



프랑스 좌파 지식인의 애절한 순애보 유럽 울리다 (한국일보, 김소연 기자, 2007/10/01 18:39:36)
앙드레 고르 병든 아내와 동반자살

 
프랑스의 대표적 좌파 지식인 앙드레 고르(84)가 투병 중이던 아내 도린(83)과 동반자살해 유럽사회가 슬픔에 잠겨 있다. 프랑스 유력일간지 르몽드에 따르면 고르는 9월 25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트로와의 자택에서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고르는 1954년 프랑스로 귀화한 생태주의 정치철학자로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절친한 친구였다.

 
64년에는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를 창간, 미셸 보스케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노동계급이여 안녕> 등 다양한 저서를 출간하고 ‘일자리 나누기’ 개념에 영향을 미치는 등 노동사회학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업적을 남겼으며 말년에는 환경운동에 전념했다.

 
고르는 사르트르의 비서로 일하던 시절 영국 출신의 아내 도린을 처음 만났다. 그는 평생 자신에게 영감을 준 도린이 중병에 걸리자 83년 모든 지적활동을 그만두고 트로와로 옮겨가 아내와 조용히 살아왔다. 지난해에는 도린을 돌보면서 느낀 생각을 기록한 책 <아내에게 쓰는 사랑의 편지>를 내기도 했다.

 
‘오늘 그대는 꼭 82세를 맞았소.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고 우아하며 사랑스럽소. 우리가 함께 한 지 벌써 58년이 됐지만 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을 사랑하오’와 같은 대목에서 느껴지듯, 이 책은 아내에 대한 절절한 표현을 담고 있는데 그의 죽음을 계기로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최근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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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é Gorz 1980s-2000s (위키피디아)

 

A year before the election of the left-wings' candidate, François Mitterrand, to the presidency, he published Adieux au prolétariat (Galilée, 1980 - Farewell to the Proletariat) where he criticized the cult of the Proletarian class in Marxism. Although the book was not well received among the French Left, it did receive attention from younger readers, being published in 2,000 copies.

 

In the 1980s, André Gorz broke again with various currents to which he had been related to. First, he stopped collaborating with Les Temps Modernes after Sartre's death in 1980. Then, he criticized again Marxism in Les Chemins du paradis (Galilée, 1983). Finally, he broke with pacifist movements in 1983 when he refused to oppose the deployment of Pershing II missiles by the United States in West Germany. The same year, he resigned from Le Nouvel Observateur.

 

In the 1990s-2000s, the journals Multitudes, close to Toni Negri (who saluded his Misères du présent, richesses du possible ), and EcoRev' published articles signed by him. Gorz explained, in particular in the classical Métamorphoses du travail (Galilée, 1988 - Metamorphosis of Labour) how Capitalism was using personal investments which were not payed back, and became an advocate of Guaranteed basic income, independent from "labour."

 

Gorz committed suicide with his wife in his home in Vosnon (Aube) and was found dead on the 24th of September 2007.

 

  • Capitalism, Socialism, Ecology (1994 - Galilée, 1991)
  • Misères du présent, richesse du possible (Galilée, 1997)
  • Reclaiming Work: Beyond the Wage-Based Society (1999)
  • L'immatériel - Connaissance, valeur et capital (Galilée, 2003, in French)
  • Lettre à D. Histoire d'un amour (Galilée, 2006 - extract on-l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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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 고르즈의 사랑을 위한 죽음 (퓨전즈, 2007/09/27 17:09)
     

    Photo by G.Rondeau for Le Monde

    누벨 옵세르바뛰르를 창단했으며 ‘배반자’를 쓴 사회주의 철학자 ‘앙드레 고르즈’가 25일 84세로 아내와 함께 동반 자살했다. 그는 사르트르의 비서로 출발,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았으며 2차대전 나찌의 유태인 박해를 피해 프랑스에 정착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철학자이다.
     

    그는 오랫동안 암을 고통스럽게 앓고 있었던 아내의 병구완을 위해 1983년 모든 지적활동을 그만두고 트로와 근처의 자택에 칩거하고 있었다. 이 부부가 자살을 한 날 그의 자택 대문에는 ‘경찰에게 알리시오, 편지들이 기다리고 있소’라는 글이 붙어있었다. 병으로 고통받는 아내와 함께 세상을 떠남으로서 프랑스 철학계에 남긴 그의 업적과 아내에 대한 그의 사랑이 동시에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아내의 병구완을 하면서 그는 ‘아내에게 쓰는 사랑의 편지’라는 책을 작년에 출간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하였다.
     

    ‘사랑하는 아내여, 오늘 그대는 꼭 82세를 맞았소, 그러나 그대는 늘 아름답고 우아하며 사랑스럽소. 생각해 보니 우리가 같이 한지 어연 58년을 맞았구료…그러나 나는 당신을 그 어느때 보다 사랑하오. 게다가 마치 처음으로 당신과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감정을 아주 최근에 느끼기도 했다오. 당신과 함께 나는 생의 활력을 또 다시 느끼고 당신을 내 가슴에 안을 때만이 삶이 가득차게 느껴진다오..’
     

    책의 내용은, 그가 죽음을 기다리는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그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에 대한 절절한 표현으로 가득차 있다. 또한 이 책은 사랑에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사랑은 도피가 아니라 모순으로 가득찬 세상에 대해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에서 보다 발전하여 그 사랑이 사르트르가 주창한 ‘사회적 상황’을 극복하는 생산적인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고 씌여있다.
     
    그의 아내 도린은 앙드레 고르즈가 사르트르의 비서로 일할 적 ‘부부’에 대한 세미나를 열면서 만났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의 철학활동을 평생 지지하였으며 ‘삶의 불안전성’에 대항했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내성적이고 지적인 남편에 비해 도린은 사교적이고 활달한 여성이었다고 한다. 고르즈가 화가였다면 도린은 그에게 영감을 주는 모델이었다고.
     
    고르즈는 인간이 늙는다는 것은 사회적인 현상일 뿐이다라고 역설했다.
    ‘우리가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다시 시작하는 가능성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며 우리의 과거가 우리의 미래를 항상 먼저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인터넷 문명이 발달하면서 그려지고 있는 새로운 유토피아 현상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터넷이 창조하는 사회가 주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오프라인 사회를 앞서고 있다고 생각했던, 미래를 바라보는 철학자이기도 하였다.
     
    사르트르, 푸코, 바르뜨, 리께르, 뒤비, 부르디외, 보드릴야르, 데리다 그리고 이제 고르즈를 잃은 프랑스 철학계는 이제 누가 뒤를 이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직 생존하고 있는 세르, 비릴로, 드브레, 모렝에게 의지하고 있다.
     
    이 글은 고르즈의 사후에 실린 르몽드지의 기사를 종합, 요약하여 번역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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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0/02 06:52 2007/10/02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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