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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선판세를 어떻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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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정세를 파악한다고 할 때 신문쪼가리나 인터넷 기사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을 토대로 부르조아 정치판이 어떻게 굴러갈 것인가에 대해 짱구굴리는 것으로 변하고 말았다.

한 마디로 과거 문건 쓸 때처럼 세계정세가 어떻고, 노동자 민중의 삶은 어떻고 하는 게 다 사라지고 술자리에서 직장인이 하는 것처럼 변한 것이다.

 

그런데 신통하게도 그렇게 파악하는 정세가 들어맞을 때가 많았다. 민주노동당 내의 정파흐름은 좀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파악해야 하기에 틀릴 때가 많았지만, 오히려 부르조아 정치판은 예측하기가 쉬워졌달까.

 

범여권에서 천정배가 되기를 바랬고, 천정배와 문국현이 연대를 하면 나름의 파워를 가질 것으로 봤지만, 결국에는 정동영이 범여권의 대표주자로 나설 것이 예측되었고, 이는 실제로 들어맞았다.

 

그렇다면 정동영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나는 아무리 그렇더라도 뒷심을 발휘해줄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은 더이상 동력이 붙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잘해봤자 2위를 차지하겠지만, 그게 정동영 주위에 모인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동영 캠프에 있는 한 선배에게서 어제도, 오늘도 전화가 왔다. 어제는 검찰이 자신과 구형량을 거래했다는 김경준의 메모가 발견되었다는 것을 가지고 정치검찰로서 밀어부칠 것인가에 대해 문의가 왔고, 오늘은 이명박에서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검찰이 밝힌 뒤에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냐는 것이었다.

검찰의 경우 상층부와 하층부는 다르다고 본다. 과거와는 달리 공안검찰이 검찰의 주류에서 밀려난 지금 젊은 검사들은 나름의 '정의욕'이 있어서 상층부와는 다르다고 볼 수 있는데, 김경준 수사의 경우 상층부가 당선가능성이 있는 이명박을 넘어서지 못했음을 말해주며, 그래서 검찰 상/하층부를 분리하여 타격할 필요가 있었다. 이는 삼성비자금 수사를 맡은 쪽에서 특검 이후에라도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에서도 파악된다.

 

하지만 더이상 이명박의 기세를 뒤엎을 만한 것은 없다고 본다.  법적으로 면죄부를 받은 셈이고, 여론의 흐름이 향배라고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깔끔하게 검찰이 정리한 것에 대해 의혹은 품을 이들이 상당히 있을 것이나, 검찰이 하는 짓이 뭐 그렇지 하면서 넘어갈 것이다. 정동영, 이회창 쪽에서 아무리 지랄을 해도 이를 뒤엎긴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국현 후보 또한 정동영과 단일화할까. 정동영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여겨지는 현 시점에서 내년 총선을 겨냥하여 그대로 질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민사회의 후보단일화론자들의 압력 또한 계속 남아 있을 것이고, 문국현에게 지역의 발이 없는 상황에서 단일화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후자의 가능성이 강하다.

 

이회창 쪽은 완주한다. 정동영도 마찬가지겠지만, 대선만이 아니라 내년 총선까지 겨냥한 것이고, 그 아래에 있는 정치낭인들이 사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교동계의 이회창 합류로 이런 차원에서 파악할 수 있다.

 

정동영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은 그의 포지션이 애매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지지자들로부터는 노무현 정부를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다는 평 때문에 확실하고 열성적인 지지를 획득하지 못했고, 노무현 정권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들로부터는 노무현 정권 계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데, 그 사이에서 확실한 자신의 입장을 세우지 못했다. 나아가 그는 신뢰를 주지 못했다. 자신이 노무현 정권에서 한 언행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하나, 과거에 대해 사과도 하지 않았고, 평가도 없었다. 그러한 그를 믿을 이는 많지 않다.

 

디제이가 검찰의 수사를 비판하면서 호남표를 몰아 정동영에게 줄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확실한 물증이 있어야 한다. 검찰 내부의 내부고발자나 정동영의 손을 들어줄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 다음에야 호남 민심도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어쩔 수 없이 이명박에게 돌아갈 확률이 크다. 그렇게 되더라도 파시즘이 오지는 않을 것이고, 정동영과 이명박의 차이 또한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현 상황이 강제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화, 사유화, 규제완화가 심화되겠지만, 정동영이 된다고 해도 악화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그것도 길어야 5년이다. 이명박의 집권은 필연적으로 노무현처럼 자신의 밑바닥을 드러낼 것이고, 이것은 진보진영의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에 대한 준비이다.

정동영, 문국현 진영은? 글쎄다. 내가 답을 주기 어렵다. 내년 총선에 올인해야 할텐데, 지금 분위기로는 쉽지 않다. 몇 달 사이에 이명박이 하는 헛발질로 지지세가 꺾일 것 같지도 않고...

기대할 것은 견제와 균형을 바라는 일반 국민들의 심리인데, 현재의 범여권이 일사분란한 단일후보를 만들어내지 않는 한 개헌선을 확보하는 한나라당의 기세를 막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의 완연한 쇠락과 창조한국당의 좌절이 희망이긴 한데, 대선패배 후에 대통합민주신당의 공천심사가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지역구는 당연히 한석도 되기 어렵고, 현재의 분위기에서는 7% 정도의 지지율로 비례에서 4-5석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애인 1번은 인천연합의 후보, 비정규직 2번은 전국회의 추천을 받은 현대하이스코 노동자 후보(이는 경기동부연합과 연계한 광전연합의 몫일 수도 있다), 3번은 인천연합의 이정미, 4번은 울산연합의 김창현, 5번에서 경기동부연합의 인물이 나오거나 서울연합(혹은 경기남부연합) 소속의 현 최고위원 중 1인, 6번에서 전농 이렇게 수순이 짜여질 것이다. 이와 같이 1인 6표 완성.

 

민주노동당당은 생각하지 말자. 중요한 것도 아니고... 걍 재미로 써본 것인데, 그것까지 넣으면 현실감 있게 다가와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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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5 15:12 2007/12/05 15:12

2 Comments (+add yours?)

  1. 산오리 2007/12/05 16:42

    "민주노동당당은 생각하지 말자. 중요한 것도 아니고... "
    서글퍼지는군요..데기럴...

     Reply  Address

  2. 새벽길 2007/12/05 21:39

    뭐, 현실이 그러한데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야겠지요.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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