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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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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근소한 차로 주경복이 당선되리라는 내 예상이 틀려먹었다.
집에서는 인터넷이 안되는 관계로 실시간으로 개표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12시경 공정택이 당선 확실하다는 뉴스속보를 듣고 잠들고 난 후, 아침에 인터넷을 통해 그 결과를 자세하게 살펴본다.
 
역시 강남의 계급투표를 대단하다. 저들은 저렇게 하는데,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걸까. 일부에서는 한겨레의 강남구 지역이기주의 보도 때문에 주경복에게 갈 표가 공정택으로 갔다고 하는데, 그게 얼마가 될지는 잘 모르겠고...  
 
촛불 정국에서마져 투표로 안된다면 평상시에는 될까. 아무래도 교육감 직선제는 우리 스스로 빠진 함정이다. 투표를 한다고 해서 교육정책에 대해 제대로 얘기하고 토론해볼 기회도 갖지 못한다면 직접민주주의로서의 의미는 상실된 것이다. 게다가 내 새끼가 잘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풍조가 바뀌지 않는 한 직선제를 통해 제대로 된 후보를 뽑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에 투표율은 15%를 간신히 넘었다. 다행히 부산시 교육감 선거보다는 높아서 최저투표율의 불명예는 모면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아마도 강남의 계급투표가 나름대로 영향을 발휘했으리라. 25개 구 중에서 17개를 주경복이 이기고도 강남지역의 몰표로 졌다고 하니, 이와 전혀 다른 얘기지만 전교조 위원장 선거가 생각난다. 그 때도 교찾사 후보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기고도 전남북, 광주 등지에서의 몰표로 지고 말았는데...
 
혹자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투표율이 저조한 것이 정책대결이 아니라 이념 대결로 흐르면서 과열되고 전교조-반전교조로 나뉘어 이전투구를 한 것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그러할까. 그 이념이라는 게 바로 정책이 총체적으로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 아니던가. 그리고 과열 때문에 외면했다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는지 좀 데리고 와봤으면 좋겠다.
 
평일에 직장인들이 다 출근하는 판에 어떻게 투표를 할 수 있겠는가. 이번 교육감 선거의 투표자를 분석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연령 뿐만 아니라 과연 직장인과 비직장인의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대학원에 근무하는 수위 아저씨는 격일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어제 근무했던 분은 투표를 하지 못했다. 투표를 하고 싶어도 말이다. 관심이 있더라도 이것이 실제 투표장에 향하게 하지는 않는다. 주경복 선거운동원들은 여기저기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강남 외의 지역에서 주경복에게 표를 던질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투표유인을 주지 못했다.
 
공공노조는 어제 대구에서 회의가 잡혔다고 한다. 아마 서울에 사는 이들은 투표도 못하고 내려갔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한표라도 모으기 위해 난리인데, 다른 한쪽에서는 그것에 무관하다는 듯 그렇게 회의를 잡는다.
 
전북과 같은 다른 지역에서도 교육감 선거가 있었고, 앞으로 있을 예정이다. 그런데 유독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생각해볼 꺼리이다. 아무리 서울시 교육감이라는 자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를 통해 수도권 집중을 부채질하는 건 아닌지... 그리고 촛불의 의미를 단지 서울로만 한정시키게 되는 건 아닌지...  
 
아니 꼭 진보적인 이가 교육감으로 당선되어야 교육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교육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과 바꾸려는 열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설파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전교조 대 반전교조로 몰아간다면 이번 기회에 전교조의 공과를 적극적으로 알려내면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려는 시도도 필요하지 않았나. 
 
어제 자칫 투표를 하지 못할 뻔했다. 저번 국회의원 선거 때와 같이 2동 동사무소에 투표소가 차려져 있을 줄 알고 찾아갔더니 확인결과 이번에는 신성초등학교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랴부랴 신성초등학교로 가 투표를 한 시간이 7시 50분이다. 그래도 투표하는 젊은 사람들이 있어서 한가닥 희망을 걸었는데...
 
이번에는 투표소 통보도 받지 못했다. 누가 감춘 것일까, 아니면 그런 통보가 오지 않은 것인가. 만약 후자라면 이 또한 투표율 저하에 한몫 한 셈이다.
 
언론에서는 투표율이 15%밖에 되지 않는다고 대표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한다. 어제 개표 후에부터 나온 말인데, 공정택이 당선된 후에도 계속 그런 얘기를 할지 모르겠다.
 
참, 어제 개표 초반에 주경복 후보가 공정택 후보를 42% 대 37%로 앞서고 있다는 자막이 티브이에 나왔다. 순간 환호하긴 했지만, 이내 신중해졌다. 처음 개표는 아마도 부재자 투표를 개봉한 것일 텐데, 젊은 사람들의 비율이 높은 부재자 투표에서 이 정도밖에 차이를 벌리지 못한다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했는데,그 불안감이 현실화되었다. 씁쓸하다.
 
공정택 후보의 당선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아래의 기사들로 대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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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식 교육 정책, '강남 교육감' 당선으로 날개 다나 (프레시안, 강이현/기자, 2008-07-31 오전 2:36:56)
[분석] 공정택 후보 당선 요인과 이후 전망 
 
공정택 당선자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우선 선거일이 휴일이 아닌데다 휴가철인 탓에 투표율이 더욱 낮아진 가운데, 50대 이상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한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구별 선거 결과를 보면 공 당선자는 특히 '강남 학군'으로 분류되는 서초, 강남, 송파 지역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15.4%라는 낮은 투표율은 공 당선자의 대표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당락을 가른 그의 지지표 중 상당수는 서초, 강남, 송파 등 나온 반면, 25개 지역구 중 17개 구에서는 주경복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았다. 지난 대선 및 총선에 이어 나타난 '강남 지역 계급 투표' 현상이 공 당선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셈.
 
실제로 공 당선자는 유세 현장 곳곳에서 '강남 주민의 결집'을 호소했다. 지난 29일 삼성역 현대백화점 앞에서 진행된 막판 선거 유세에서 그는 "전교조 교육감 당선은 절대 안 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단결해서 투표율을 높여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학교선택제를 홍보하며 "절대 강남 지역 학생이 강북으로는 한 사람도 안 간다. 그쪽에서 이쪽으로 올 겨를도 없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공 당선자가 선거 기간 내 거의 모든 토론회에 불참한 점과 대비되면서 "누구를 위한 교육감이 되려 하는가"라는 비판을 낳았다.
 
비록 1년 10개월 가량의 짧은 임기이지만 앞으로 공정택 당선자의 재임 기간 동안 서울시교육청은 정부 정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율'과 '경쟁'을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이미 뉴타운 지역에 두 개교가 설립될 예정인 자사고 설립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논란 끝에 무산됐던 국제중 설립도 추진이 확실시된다. 공 당선자는 이들 특수학교에 대해 "수월성 교육을 위해서라면 귀족학교라는 비판이 일어도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월 거센 논란을 불러온 현 정부의 영어 몰입 교육 계획에 대해 가장 처음 도입 의사를 밝힌 기관도 서울시교육청이었다. 공 당선자는 유세 현장에서 "나는 영어몰입교육을 도입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도 "시범학교를 선정해 우선 적용한 뒤 점차 확대하겠다"고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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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식 교육', 전국으로 번지나" (프레시안, 성현석/기자, 2008-07-31 오전 3:45:20)
사교육 중독 학생 양산 우려…<중앙>조차 비판한 '대치동 식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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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첫 직선 서울시 교육감 당선…"'강남 몰표'가 '촛불' 꺾었다" (프레시안, 성현석/기자, 2008-07-31 오전 12:35:05)
공정택 40.07%ㆍ주경복 38.32%…계급 투표 양상 뚜렷 
 
첫 주민직선 서울시 교육감으로 공정택 현 서울시 교육감이 당선됐다. 공 당선자는 40.09%(49만 9254표)의 지지를 얻어 2위인 주경복 건국대 교수를 1.7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30일 치러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2위인 주경복 후보는 38.31%(47만 7201표), 3위인 김성동 후보는 6.55%(8만 1692표), 4위인 이인규 후보는 6.01%(7만 4925표), 5위인 박장옥 후보는 5.84%(7만 2794표), 6위인 이영만 후보는 3.16%(3만 9460표)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19.6%와 19.1%로 투표율 1, 2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들 두 지역에서 공정택 당선자는 각각 3만 6992표(59.02%, 서초구), 5만 2032표(61.14%, 강남구)를 얻어 각각 1만 5241표 (24.32%, 서초구), 1만 9256표 (22.62%, 강남구)를 얻은 주경복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강남 주민들은 자신들의 사회ㆍ경제적 지위를 교육을 통해 자식들에게 물려주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이런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가장 유리한 정책 기조에 대한 판단도 공유하고 있다. 이런 공감대가 공정택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투표 행위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전형적인 '계급 투표' 양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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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몰표, 공정택 당선 일등공신 (레디앙, 2008년 07월 31일 (목) 00:34:04 손기영 기자)
경제적 기득권 수호, 강남 표심 발동…주후보 17개 지역 승리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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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 당선, 주후보에 1%차 신승 (한겨레, 정민영 김소연 기자, 2008-07-30 오후 10:22:02)
서울시교육감 선거 개표 현황
강남지역 높은 투표율…공당선자에 몰표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낮은데다, 투표일이 평일이었고 휴가철과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말 대선에 이어 올해 총선과 재·보궐선거 등 잇따른 선거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생각보다 투표율이 너무 낮았다”며 “유권자들이 선거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실제 투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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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결과 분석] 25개구중 17곳 졌어도 ‘강남권’이 살렸다 (한겨레, 임석규 이종규 기자, 2008-07-31 오전 10:38:17)
강남 3구서 7만표 앞서…계층별 투표성향 여실
현직 프리미엄·‘전교조대 반전교조’ 구조도 영향

 
공 교육감의 재선 성공에는 ‘현직 프리미엄’과 함께 선거전 중반 이후 ‘전교조 대 반전교조’로 선거구도를 몰고간 공 후보의 전략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 1년10개월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교육정책이 급격히 바뀔 경우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불안심리가 ‘표심’을 현 교육감인 공 후보로 향하게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교육감 선거는 너무 낮은 투표율 때문에 대표성 논란이 예상된다. 게다가 극심한 강남 지역표 의존을 보여 앞으로 서울시 교육행정에서도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강남 교육감’이 아니냐는 시비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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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31 15:54 2008/07/31 15:54

2 Comments (+add yours?)

  1. ㅅㅎㅊ 2008/08/02 13:52

    전 이 선거 결과가 이명박보다 더 절망적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명박이라는 메세지인 것 같아서...그렇다면 이건 진심이었다는 이야기거든요. 이렇든 저렇든 상관 없다는 투표안한 사람들과 내 애들 다니는 학교 근처에 임대 아파트는 절대 안된다는 사람들 모두... 이명박 이럴 줄 몰랐다는 말은 모두 거짓말? 아...숨막히는 선거 결과네요.

     Reply  Address

  2. 로자 2008/08/05 03:16

    투표소 통보는 왔던데요? 뭐 담담합니다. 촛불이 그리 거대한 물결 같아 보여도, 사실 지극히 보수적이고 논리 상관없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침묵하는 다수'가 있다는 거지요.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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