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아닌가
제멋대로 가는 길 (펌 사절) View Comments
최근에 용역 2개에 참여하게 되었다. 둘다 그리 액수가 큰 것이 아니긴 하지만 생계에는 도움이 될 듯 싶다.
학위논문을 써야하는데, 이래도 되나 하는 걱정도 있지만, 사실 더 큰 걱정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인가 하는 것이다.
엊그제까지 요새 한참 맹활약을 보이고 있는 감사원을 비판하는 글을 하나 썼다. 감사원이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 지나치게 정권에 코드를 맞춘 감사를 벌이고 있고, 특히 공공기관에 대한 집중감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공공부문 노사관계를 위협하고 있기에 이를 중심으로 이슈페이퍼를 썼던 것이다.
그런데 자료도 어느 정도 찾아놓았고, 관련 문헌도 꽤 읽었으며, 나름 노무현, 이명박 정권에서 감사원이 했던 감사결과와 활동내용을 정리해놓고 있었기 때문에 18일 있었던 '공공기관 워크숍' 이후 금방 시의적절한 글을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막상 써보니 그게 아니었다.
공공기관 감사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그것 말고도 감사원 및 감사원 감사 일반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빼기가 어려웠고, 정리해놓았던 것도 압축해서 정리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공공기관 감사을 제외한 다른 사안에 대한 감사행태를 다룬 내용을 제외하고서도 거의 30여페이지 분량의 글이 되었다. 이슈페이퍼의 성격상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내용을 중심으로 10페이지 내의 글이 되어야 했는데 말이다.
다시 더 압축한다고 했는데도 16페이지가 나온다. 일단 요약까지 써서 보내긴 했지만, 그게 공개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내가 봐도 여전히 부족한 글이기에... 게다가 이 글을 쓰는데 투자했던 시간과 노력을 감안하면 너무 비생산적이다. 에게, 며칠 끙끙대더니 겨우 그거야? 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핵심을 정리할 수 없었던 것은 항상 그렇듯이 내가 글의 성격을 학술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항상 중언부언하면서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것들을 다 포괄하려 하기 때문일 터이다. 지금까지 내가 썼던 글들이 대부분 그러했다. 심지어 블로그에 올린 글조차 그러하다. 항상 만연체 스타일로 내용이 지나치게 길게 되었던 것이다. 핵심은 무엇인지도 모르게 사라져버리고...
남의 글은 곧잘 비판하면서도 내 자신에게 그 칼날을 대면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쓰고 싶은 글과 주제도 많고 관련 자료도 많이 모아놓으면 뭐하나. 이를 내것으로 만들어서 발표를 하지 못하는데...
문제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기초체력이 부족한 걸까. 아니면 지금 내가 가고자 하는 길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가. 뭐가 더 중요하고 우선해야 하는 것인지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건가. 그러고 보니 밖에서 보면 나는 몇 년째 어영부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텐데...
돌파구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번에 수행할 용역들도 다 내가 관심이 있는 주제이긴 하지만, 내가 학위논문을 쓰는데 또 발목을 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2-3년새에 그래왔으니까. 그렇다고 그런 용역이나 과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달라졌을까 하면 그것도 아니다. 뭘 하게 되면 관련 자료들을 찾으면서 스스로 수습할지 못할 정도로 논의의 범위를 넓혀다가 결국에는 용두사미로 끝내버렸던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나. 그렇게 문제가 있었으면서 계속 내 능력을 너무 과신하는 것 자체가 문제의 원인인지도 모른다. 스스로 감당못하는 결벽증.
그냥 답답하네.
학위논문을 써야하는데, 이래도 되나 하는 걱정도 있지만, 사실 더 큰 걱정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인가 하는 것이다.
엊그제까지 요새 한참 맹활약을 보이고 있는 감사원을 비판하는 글을 하나 썼다. 감사원이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 지나치게 정권에 코드를 맞춘 감사를 벌이고 있고, 특히 공공기관에 대한 집중감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공공부문 노사관계를 위협하고 있기에 이를 중심으로 이슈페이퍼를 썼던 것이다.
그런데 자료도 어느 정도 찾아놓았고, 관련 문헌도 꽤 읽었으며, 나름 노무현, 이명박 정권에서 감사원이 했던 감사결과와 활동내용을 정리해놓고 있었기 때문에 18일 있었던 '공공기관 워크숍' 이후 금방 시의적절한 글을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막상 써보니 그게 아니었다.
공공기관 감사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그것 말고도 감사원 및 감사원 감사 일반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빼기가 어려웠고, 정리해놓았던 것도 압축해서 정리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공공기관 감사을 제외한 다른 사안에 대한 감사행태를 다룬 내용을 제외하고서도 거의 30여페이지 분량의 글이 되었다. 이슈페이퍼의 성격상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내용을 중심으로 10페이지 내의 글이 되어야 했는데 말이다.
다시 더 압축한다고 했는데도 16페이지가 나온다. 일단 요약까지 써서 보내긴 했지만, 그게 공개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내가 봐도 여전히 부족한 글이기에... 게다가 이 글을 쓰는데 투자했던 시간과 노력을 감안하면 너무 비생산적이다. 에게, 며칠 끙끙대더니 겨우 그거야? 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핵심을 정리할 수 없었던 것은 항상 그렇듯이 내가 글의 성격을 학술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항상 중언부언하면서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것들을 다 포괄하려 하기 때문일 터이다. 지금까지 내가 썼던 글들이 대부분 그러했다. 심지어 블로그에 올린 글조차 그러하다. 항상 만연체 스타일로 내용이 지나치게 길게 되었던 것이다. 핵심은 무엇인지도 모르게 사라져버리고...
남의 글은 곧잘 비판하면서도 내 자신에게 그 칼날을 대면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쓰고 싶은 글과 주제도 많고 관련 자료도 많이 모아놓으면 뭐하나. 이를 내것으로 만들어서 발표를 하지 못하는데...
문제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기초체력이 부족한 걸까. 아니면 지금 내가 가고자 하는 길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가. 뭐가 더 중요하고 우선해야 하는 것인지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건가. 그러고 보니 밖에서 보면 나는 몇 년째 어영부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텐데...
돌파구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번에 수행할 용역들도 다 내가 관심이 있는 주제이긴 하지만, 내가 학위논문을 쓰는데 또 발목을 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2-3년새에 그래왔으니까. 그렇다고 그런 용역이나 과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달라졌을까 하면 그것도 아니다. 뭘 하게 되면 관련 자료들을 찾으면서 스스로 수습할지 못할 정도로 논의의 범위를 넓혀다가 결국에는 용두사미로 끝내버렸던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나. 그렇게 문제가 있었으면서 계속 내 능력을 너무 과신하는 것 자체가 문제의 원인인지도 모른다. 스스로 감당못하는 결벽증.
그냥 답답하네.
로자 2009/05/02 03:42
내가 능력이 없는 거 아닌가, 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하는 거죠. 잘 하거나 빨리 해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즐겁게 할 수 있거나 관심있고 의미있다고 생각하면서 일할 수 있다면, 그게 잘 살고 있는 게 아닐지? ^^
새벽길 2009/05/05 17:44
즐겁게,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일치시키면서, 관심있고 의미 있는 주제를 가지고 일한다면 좋을 텐데, 그게 쉽지가 않지요. 그 과정에서 자신이 상당히 비생산적으로, 비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욱 그렇고요.
암튼 잘 살 수 있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하면서 살 필요...
ㅅㅎㅊ 2009/05/07 07:41
공부하는 사람이 글을 모든 글을 너무 학술적으로 쓰는 것은 좋은 일 같아요. 공부하는 사람 맞아? 이런 생각이 드는 글들 쏟아내는 소위 학자들이 너무 많은 까닭에... 하여간 길님 화이팅입니다요. 제 생각에는... 험... 논문에만 전념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원래 막바지에는 다른 일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눈에 들어오는 관계로...마지막 시련이라고 생각하시고 다시 한 번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