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89년 퀴즈아카데미에 출연하여 공자님 말씀
제멋대로 가는 길 (펌 사절) View Comments
1989년에는 어떠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당시 20여년 전에는 나름 호감을 가졌을 게 분명합니다. 당시 대학생들 사이에 노무현씨의 인기가 좋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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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89년 퀴즈아카데미에 출연하여 공자님 말씀 (2007/07/17 02:35)
혹시 벌써 20여년이 된 프로그램인 MBC의 퀴즈아카데미를 기억하십니까?
대학생들이 나와서 퀴즈대결을 벌였던 프로그램인데, 당시 엔딩음악으로 노찾사의 사계나 일요일이 다가는 소리 등이 나와서 화제가 되었지요. 그리고 출연한 학생들은 자기 소속 학교와 관련된 것을 팀명칭으로 해서 나왔고요. 그날이 오면, 자하연 등이 그 예입니다.
그런데 1989년 신년특집을 하면서 여기에 낯익은 사람이 한 분 초청되어 아주 좋은 말씀을 하십니다.
그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최소한 지금의 마음가짐이라도 뒤에 가서 안바뀌도록 자기를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채찍질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고시공부할 때 다르고 되고나서 마음이 좀 달라집디다.
젊은이들이 비판의식이 높은데, 사회가 건강해지기 위해서 비판해야 하는데, 때때로 자기 자신은 돌아보지 않고 자신에 대한 비판에는 소홀한 감이 많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도 남에게서와 같은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가져주셔야만이 균형잡힌 지성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짝짝짝!! 훌륭하십니다.
그런데 그런 노무현 님은 지금 자기를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채찍질하고 있는 걸까요?
왼쪽으로는 '귀족'노조나 '대안없는 비판만 해대는' 민주노동당,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수구세력의 결집체인 한나라당과 조중동에 대해서 보이는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바로 지금 자기 자신에게 들이대고 있기는 한 걸까요? 하긴 스스로 균형잡힌 지성인이 아니라고 하면 할 말이 없군요.
혹시 지금 홈에버 상암점과 뉴코아 강남점에서 점거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유린행위에 대해서는 아십니까? “경찰의 봉쇄행위로 인해 피해자들은 바깥으로 나갈 수는 있으나 한번 나가면 들어갈 수 없고, 생필품 등의 반입의 경우 생리대조차 경찰에게 여러 번 확인을 받고서야 통과시킬 수 있으며, 가족이 찾아와도 만날 수 없는 처지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든 통로가 용접으로 땜질이 되거나 쇠사슬로 감겨 있어서 자칫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대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퀴즈 아카데미보다는 노무현 님께서 1988년 울산 현대중공업 128일 파업투쟁 당시 <작업복을 입고> 했던 연설을 떠올리는 게 낫겠군요. 그 때 했던 명연설을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연설 전문은 그에게도 이런 때가 있었다 참조)
여러분의 이번 파업은 법률상 위법이다. 그러나 사람을 위해 법이 있는 것이지 법을 위해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 있고 돈많은 몇사람만을 위한 법은 법이 아니다.
노동3권, 노동3권 하면서도 '여러분에게 방위산업체니까 일방적으로 불법이다'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 노동3권이 우리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이상 여러분의 파업은 일어나야 한다. 헌법에만 명시해놓고 하지 못하게 하는 법은 있으나 마나다. 방위산업체의 사업주가 폐업을 해도 잡아넣어야지 왜 그런 것은 놔두는가. 법은 정당할 땐 지키고 정당하지 않을 때에는 지키지 않아야 한다. 악법은 국민 스스로의 손으로 철폐시켜야 한다.
여러분이 해고자복직을 주장하는데 그 사람들 불순분자 아닌가?(노동자들 '아니다'라고 대답) 여러분이 이 싸움에서 돈 한푼 못받더라도 인간답게 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면 여러분 모두가 배신자가 되지 않겠다는 확고한 결의만 있다면, 10명을 잡아넣으면 1백명을 잡아가면 1천명이 가고 그렇게 하면 대한민국 노동자가 모두 달라질 것이다.
그랬던 그가 비정규악법을 한나라당과 손잡고 통과시키고, 86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피눈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설마 경찰들과 용역들이 저지른 것일 뿐 정부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지... KTX 여승무원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어느새 500일이 지난 것에 대해서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원래는 그냥 퀴즈 아카데미에 국회의원 노무현이 나와서 공자님 같은 말씀을 하는 걸 보고 이를 올리면서 약간 비꼬려고 했는데, 많이 길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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