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중국 국유기업 노동자 민영화에 반발...

View Comments

 현재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인 10대 산업 진흥계획의 일환으로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물론 구조조정의 핵심은 사유화이다. 그 와중에 자신들의 회사가 인수합병된다는 소식에 열받은 노동자들이 사장을 감금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 이 정도는 프랑스에서도 자주 있는 일이다. 노동자들이 공장폐쇄에 반발하여 경영진을 감금하는 '보스내핑'투쟁을 곧잘 벌이기 때문이다 - 때려 죽였다고 한다.
 
하긴 저간의 사정을 들어보면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 맞아죽은 사장은 취임 이후에 철강공장의 모든 직원을 해고하겠다는 등의 협박을 하여 이미 노동자들로부터 분노를 샀다. 게다가 구조조정의 와중에 보수가 깎여 노동자들은 300위안(약 6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균 급여를 받은 반면(퇴직한 노동자들은 매달 200위안의 생활비를 받음), 사장의 연봉은 300만위안(약 6억원)에 달했으니, 불만 붙이면 대형화재가 날 상황이었던 것이다.
 
중국의 저런 상황을 보면 사회주의는 이미 사라진 거나 진배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갑자기 저번 토요일 평택에 갔을 때 외쳤던 구호가 생각난다. "해고는 살인이다!"
사회안전망이 갖춰지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중국에서 이 구호는 다양한 의미를 갖게 된 것 같다. 
 
그나저나 이 글 제목에 차마 노동자들이 사장을 '때려죽였다'는 말을 옮기지는 못하겠던데, 머니투데이나 헤럴드경제 기자들은 참 대단해. 

 

------------------------------------
사장까지 살해…막나가는 中 노동자 (헤럴드경제, 한희라 기자, 2009.07.27.11:01)
국영 퉁화강철 노동자 3만명, 인수합병 소식에 반발, 사무실 포위후 사장 구타
민영화 시작부터 ‘삐걱’
 
퉁화강철은 지린성의 국유기업으로 직원수가 5만명에 달한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지린성의 구조조정 대상 1호가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5년 중국 최대 민영 철강사인 젠룽그룹이 퉁화강철의 지분 일부를 인수한 후 점진적으로 지분을 확대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철강산업이 타격을 입자 젠룽은 이 같은 계약을 철회하려는 의사를 보였다. 그러다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철강업계 경기가 호전되자 젠룽은 7월에 지분 확대 계획을 급추진했고 인수 및 구조조정을 위해 천궈쥔 사장이 투입됐다.
 
젠룽그룹이 인수하기 전 퉁화강철의 철강 연산 규모는 470만t. 젠룽은 2년 안에 연산 1000만t의 핵심 경쟁력을 가진 대형 철강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철강산업이 불경기에 빠지면서 연산 규모는 오히려 떨어졌고 급여마저 삭감되자 직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1999년 창립한 젠룽그룹은 2008년 현재 17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장즈샹(張志祥) 회장은 중국 10대 부호에 속한다. 젠룽은 퉁화와 같은 자금난을 겪는 국영 철강기업 인수를 추진해 왔으며 안양(安陽)강철도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 중국의 10대 산업진흥정책은 난립한 국내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해 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지만 감원 등이 유발되면서 이에 따른 저항이 만만치 않아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
中민영화 철강사 직원, 경영진 때려죽여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9/07/27 09:47)
민영화·임금격차로 계층간 갈등 야기
   
중국에서 철강업체 노동자들이 민영화와 감원에 대한 불만으로 경영진을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홍콩 인권단체 인권민주주의정보센터(ICHRD)를 인용, 지난주 지린성이 국영기업 퉁화철강을 민간기업인 지안롱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하자 이에 반대하는 노동자 3만여명이 대규모 시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때마침 지난 주말 지안롱그룹에서 파견한 관리자가 현장을 방문하자 분노한 시위대가 그를 무차별 구타해 의식 불명 상태에 빠트렸으며 이어 구급차와 경찰의 진입도 막아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들의 시위는 수천명의 경찰기동대에 의해 몇 시간 만에 진압됐다. 그러나 사회주의체제 중국이 자본주의를 접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계층간 갈등이 표면화된 사례중 드러난 일부 문제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FT는 중국 정부가 1990년대 국영기업을 통폐합하고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5000만명을 감원했지만 여전히 과잉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중국인들이 감원 등 실업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는지 상기시켜줬다고 전했다.
 
---------------------------------
中 국유기업 노동자 민영화 반발 (서울,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2009-07-28  17면)
 
중국에서 국유기업 민영화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퉁화(通化)철강 노동자 시위로 인수 주체 기업 경영진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태는 지난 24일 지린(吉林)성 내 대표적인 국유기업 가운데 하나인 퉁화철강을 민간기업인 젠룽(建龍)그룹에 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날 지린성 정부가 젠룽그룹과 두 번째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퉁화철강 노동자 1만여명이 공장을 점거한 채 시위를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이룩한 성과를 민간기업에 넘길 수 없다. 젠룽에 인수되면 모두 해고된다.”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여기에 젠룽그룹이 파견한 천궈쥔(陳國軍) 사장이 “즉시 작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모두 해고하겠다.”며 노동자들을 자극하면서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결국 분노한 노동자들로부터 집단 구타당한 천 사장은 현장에서 숨졌고, 노동자들은 출동한 공안(경찰), 무장경찰과도 격렬하게 대치했다. 사태는 같은 날 밤늦게 지린성 정부와 지린성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젠룽과의 인수협상을 다시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항복선언’을 한 뒤에야 비로소 진정됐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통제 등으로 이번 사태를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다 27일 0시를 기해 공개했다. 당장 인터넷에서는 국유기업 민영화가 쟁점이 됐다. 1999년 설립된 젠룽그룹이 10년 만에 300억위안(약 5조 5000억원)의 자산을 갖춘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것과 관련, 국유기업을 싼값에 사들여 몸집을 키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개혁·개방 30년의 성과가 일부 민간기업에만 돌아갔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1995년부터 몸집이 비교적 작은 중소기업 위주로 민영화를 본격 추진해 왔으나 이 과정에서 해고 노동자의 급증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7/30 22:23 2009/07/30 22:23

댓글0 Comments (+add your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gimche/trackback/794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