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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에서 좌파당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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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준 동지의 글은 이번 독일 총선의 결과를 잘 분석해놓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이 기민기사와 자민당의 보수연정 출범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달리 내가 관심이 있는 좌파당에 대해 잘 언급을 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당의 약진에 대해서는 한겨레신문과 국민일보에서도 주목하고 있더라. 
독일 ‘좌파당’ 깜짝 약진 (한겨레, 2009.09.28 오후 19:45)
獨 총선 극좌 약진… 중도좌파 표 몰려 12% 득표 (국민일보, 2009.09.28 오후 18:25)
 
사실 이걸 단지 독일만의 현상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포르투갈 총선에서도 드러났듯이 좌파의 득세는 전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지적하는 장석준 동지의 분석에 공감이 된다. 나아가 그들에게 기회요소 및 위험요소가 있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빼먹을 뻔 했는데, 이번 독일 총선 결과는 제3의 길이 더이상 올바른 처방이 아님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사민당에게 제1, 제2의 길 외의 다른 대안은 불가능하다.  
 
독일의 보수연정 출범은 사민당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 동안 연정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가진 고유한 색깔도 잃고 또한 전쟁 참여 등에 대한 책임도 함께 졌기 때문이다. 이번 보수연정은 어쩌면 독일 보수세력의 무능을 제대로 보이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지방정부 차원에서 좌파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도 있고... 지금 상황에서 독일 경제가 잘 굴러가리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말그대로 자본가 친화적인 정책을 노골적으로 시행해서 확실하게 그 모순을 폭로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렇다고 그 전리품을 어느 쪽이 회수할지는 불확실하지만...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것도 내가 국제주의자가 아니라서 독일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쉽게 내뱉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문제는 우리나라인데, 한국에서 과연 좌파당 정도의 내용을 가진 진보정당이 나설 수 있을까. 사노준이나 사노련을 보면 역시 회의적이다. 그렇다고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이 좌선회하기를 기다리기엔 난망하고... 뭔가 계기가 필요한데, 오히려 정치지형은 계속 오른쪽으로 가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참, 이상의 논의와 별개로 장석준 동지는 해적당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는데, 해적당은 전체 유효투표의 2.0%인 약 84만6천표를 획득해 하원 의석을 배정받은 6개 정당에 이어 7위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한다. 더욱이 젊은 층에서 13%의 득표율을 보였으며, 극우정당인 NPD를 제낀 것은 놀라울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적당에 대해 진지하게 모색해봤으면 좋으련만...
독일 해적당 급부상 (연합뉴스, 2009.09.29 오전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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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경향신문 칼럼은 이번 독일 총선의 결과를 제3의 길 노선의 몰락으로 해석한다. 역시 경향이라 이런 칼럼도 나올 수 있었으리라. 타당한 분석이기도 하고... 
 
[세상 속으로] ‘제3의 길’은 없다 (경향, 김민아 국제부 부장대우, 2009-10-06 21:02:55)
 
해외 언론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이들은 유럽 유권자의 ‘우향우’ 대신 ‘제3의 길’의 실패에 주목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등이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의 이론을 바탕으로 극좌·극우를 넘어서는 혁신을 주창했지만 정체성만 잃고 말았다는 해석이다. 독일 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독일의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좌파에 대한 총체적 지지는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제3의 길’을 택한 유럽 중도좌파 정당은 새로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려다 기존 지지기반을 잃어버렸다. 블레어는 금융시장 규제 완화를 밀어붙였고, 슈뢰더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사회복지 축소를 시도했다. 전통적 지지자들에게는 배신이자 신자유주의에의 투항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들 정당은 유권자들의 가치와 정서에도 무관심,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유럽 내에서 이민, 범죄, 이슬람 테러리즘 등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지만 귀를 틀어막은 채 세계화나 다문화주의의 장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세계화가 확산되면서 자신들의 핵심 지지층인 노동자들의 불안이 커졌는데도 제대로 된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
 
우파는 영리하게 행동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유럽 중도우파가 좌파의 많은 아이디어를 채용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제 금융위기가 터진 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미식 자본주의의 탐욕을 비난하고,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지지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실업자의 재취업 장려를 위한 사회보장제도인 ‘능동적 연대소득’을 도입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자본소득세를 인상했다. 부자 증세는 전형적인 좌파 정책이다. 메르켈은 은행 국유화도 꺼리지 않았다. 그의 총선 공약에서도 감세를 제외하고는 우파적 정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영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 역시 신자유주의적 ‘대처리즘’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온정적 보수주의’를 강조한다.
 
‘제3의 길’의 실패는 제자리를 지킨 좌파 정당의 성공에서도 확인된다. 결국 변심한 것은 유럽 유권자가 아니며, 패배한 것은 중도좌파나 사회민주주의가 아니다. 유럽의 선거 결과는 자신이 누구를 대표하는지 잊고 신자유주의의 아류로 전락한 ‘제3의 길’의 몰락을 말하고 있다. 유럽 중도우파가 위기상황에서 진보적 정책을 적극 수용하는 것은, 중도좌파가 선거에선 졌으되 이념과 정책에선 아직 우위에 있음을 의미한다. 정치에서 핵심 가치와 지지기반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기만 한다면, 중도좌파에도 희망은 남아 있다. 정당에는 유연성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근본적 정체성을 가려서는 안 된다. 분명한 노선을 견지하고, 유권자가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내는 일. 이런 기본에 충실할 때, 좌파든 우파든 집권을 꿈꿀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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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 우로…독일 정치의 양극화 (레디앙, 2009년 09월 29일 (화) 14:05:41 장석준)
사민당, 역사상 최악 득표…자민, 녹색, 좌파당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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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19:25 2009/09/2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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