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사회주의 지방정부에 대한 소망?

View Comments

한겨레에 실리는 구인회 교수의 글을 자주 접하게 된다.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교수답게 그가 쓰는 칼럼은 사회복지와 관련된 쟁점이나 주제를 중심으로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출하는 글이다.

 

그가 1990년 한국사회주의노동자당의 성원으로서 주대환 석방 탄원서에 서명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 사회주의자 구인회를 지금의 교수 구인회와 연결시키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여전히 지향은 유사할 것이므로...

  

그런 그가 사민주의 지방정부를 보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물론 구인회 교수가 평소에 쓴 논문들이나 칼럼글을 보면, 그가 색깔론을 경계하여 사회주의 지방정부 대신 사민주의 지방정부라고 쓴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사민주의 지방정부를 제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하는 걸까.

 

다만 그도 유럽 쪽에서 진행되었던 마르크스주의적 지방정치론의 흐름을 알고는 있을 텐데, 그리고 영국 노동당의 제3의 길이 어떠한 행보를 걷고 있는지를 잘 알 터인데, 영국 노동당의 예를 들어 지방정부에서부터 뭔가 해보자는 얘기를 한 것은 조금 어색하다. 차라리 2000년대에 민주노동당에서 많이 언급했던 것처럼 브라질노동자당 사례를 얘기했다면 조금 더 설득력이 있었으려나. 

 

나도 사민주의 지방정부를 보고 싶기는 하지만, 우선 그게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 어느 정도 지방정치에 대한 마인드를 가지고 역량을 투여할 필요가 있는데, 내가 아는 한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곳에서 지방정치는 중앙정치로 가는 중간 단계에 불과했다. 또한 그들이 하려는 것, 하고 있는 것이 보수정치와 구별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회의가 들고... 시민사회단체나 지역주민운동단체들이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거기에서는 정치가 빠져 있고...

 

설사 사민주의 지방정부가 가능하다고 해도 그것으로 충분할까. '좀더 아래로, 좀더 왼쪽으로'라는 움직임이 현실정치에서 실물화되었으면 좋으련만 사노준 등의 상황을 보면 머지 않은 미래의 일은 아닌 듯 싶다. 경기장 밖에서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싸우는 좌파의 모습을 보고 싶다.  

 

---------------------------------

 
[세상읽기] 사민주의 지방정부를 보고 싶다 (한겨레,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10-02-11 오후 10:03:28)

 
재벌과 대기업을 비판하지만 그들과 대립각을 세울 결의가 약한 민주당의 노선은 지금 정부의 중도실용 몸짓 몇 번이면 색이 바래는 지경에 있다. 사회민주주의 정당은 찾아보기가 더 어렵다.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노동자·서민의 정당을 자임하지만, 전투적 민족주의, 민주주의를 넘어서서 시장원리주의에 대항하는 좌파적 전망을 열어주지 못하고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열세에 있는 개혁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가 자신의 정책노선으로 시민생활에 파고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선거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여 실질적인 분권화의 진전이 미흡하다. 교육과 치안은 중앙정부 관리 아래 남아 있다. 복지서비스 등 지방의 자율사업이 된 경우 재정 책임은 지방에 떠넘기되 중앙의 행정적 간섭은 이어지고 있다. 중앙정부 고유사업이라 할 기초노령연금 등 소득재분배 사업에서는 지방에 재정부담만 지우는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
 

손볼 구석이 많은 지방자치이지만, 고용과 교육, 주거와 보육, 의료 등 다양한 시민생활에서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몫이 적지 않다. 일자리를 발굴하고 실직자 취업을 돕는 일은 기업과 근로자, 공공과 민간의 고용지원서비스를 통합해내는 지역의 주도성이 있어야지 해결될 수 있다. 지역 특성에 맞추어 주거와 보육 등 주민 욕구를 채우는 것도 지방정부가 감당할 일이다.
 

자신의 정체성으로 대중적 지지를 모으는 각 정치세력의 독자적 활동이 굳건히 서지 않고서는 사회세력 없는 정치엘리트들의 연합에 그치기 쉽다. 연합론이 민주당 중심의 대동단결론으로 변질되어 소수파 진보정당의 전진을 가로막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사회민주주의자가 자유주의자들과 경쟁하며 보수와 대항하는 선진적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유력한 사회민주세력이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 후진성의 징표이다. 다가오는 6월, 사회민주주의자가 이끄는 지방정부의 출현을 기대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2/12 14:33 2010/02/12 14:33

댓글0 Comments (+add your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gimche/trackback/942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