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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김형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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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김형탁: 어느 활동가의 삶과 동네 이야기
인터뷰ㆍ엮음 서미현ㆍ김형탁 | 레디앙 | 2010
 
지난 2월 28일 과천시민회관에서 있었던 김형탁 동지의 출판기념회에 갔다가 산 이 책을 얼마 전에 다 읽었다. 그가 말한 대로 쉽게 읽히더라. 이 책도 분명 여느 정치인의 저서처럼 선거를 앞두고 나온 책에 속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정치인들의 자서전이나 에세이와는 차이가 있다. 책 표지에 저자 자신의 사진이나 그림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의 장점이나 업적을 과장되게 묘사하는 지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평소 내가 알았던 김형탁과 일치하는 지점이다.
 
과거 자신의 삶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렇게 글을 만들어내는데 서미현씨(동아리 선배인 기흥 선배의 옆지기이다)가 많은 수고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술술 넘어가게 글 쓰기도 그리 쉽진 않다.
 
하지만 그런 점에 초점을 두다 보니 약간 딱딱하더라도 김형탁 동지 자신이 주장이 많이 빠지거나 약하게 드러난 듯 싶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과천시장 후보로 출마한 터라 더욱 그러할 터이다. 하지만 아무리 동네 아저씨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겠다고 하여 활동가로서의 김형탁을 약화시켜서는 안되는 것이다. 내가 무엇 때문에 김형탁 동지를 좋아하는데...
 
책에서는 그가 전진(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준))의 주요활동가로 활동했다는 얘기는 빠져 있다. 예전 민주노동당에 있었을 때에도 김형탁 동지를 알고는 있었지만, 전진이라는 조직이 아니었다면 내가 김형탁이라는 사람을 이렇게 가깝게 느끼거나 좋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되도록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시켜야 하는 처지에서 민주노동당에서 분당하는 과정에서 당시 총대를 메고 발언했던 거 하며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을 이끌었던 거 하며, 전진에서 기관지편집위원장을 했던 것 등 과격하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얘기를 다 할 수는 없었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 얘기하지 않으면 또 언제 말할 기회가 있을까.
 
김형탁 동지의 절친 후배가 한기형이었다는 것도 이번에 새롭게 알았다. 알고는 지냈겠지만, 한 방에서 자취를 했었더니... 나와 한기형이 함께 자취했던 인연을 생각하면 묘하게 엮이는구나 싶더라.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사람들이 『이웃집 김형탁』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지적하거나 한마디씩 언급했던, 김형탁 동지에 대한 묘사가 바로 한기형이 쓴 글 중에 나온다. “특별한 일을 일상처럼 덤덤히 해내는 사람, 별것도 아닌 일상을 특별한 일이라도 되는 양 진지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표현 말이다. 한기형은 그래서 한마디로 ‘늘 그렇고 그런 사람’이라 탁이형(김형탁)이라고 언급한다. 
 
그러고 보면 나와도 통하는 데가 있는 셈인가.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고 누군가 물으면 “그냥 그저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나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의 이름마저 ‘새벽길의 그냥 그저 그래’이다. 이게 평범하다는 말일 수도 있지만, 김형탁 동지처럼, 당연히 재미는 없지만 ― 물론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은 한다 ― 언제나 그 자리에서 늘 그렇게 있을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김형탁 동지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 물론 그것이 마을을 바꾸고 과천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고... 그와 같은 우직하고 바보 같은 이들의 삶이 의미 있고 성공적인(세속적인 의미의 성공 말고, 자식들과 주변의 사람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것이 되기를 바란다. 그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책을 통해서 보면 형수도 대단한 분인 듯 싶다. 물론 아직 면전에서 보진 못했다. 
 
시간이 되면 마실연구소에 한번 찾아가야겠다. 내가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기여도 하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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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4 16:39 2010/04/14 16:39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심-형탁 2010/04/14 17:15

    이웃동네까지 박수소리가 너무 요란하네
    투표할 사람,금형탁
    우선사무금융노동자들에게 심심한 출마의 변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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