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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왜 필요한가 - 사주 횡령 밝혀낸 보람상조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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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하는 이웃들이나 진보블로그를 사용하는 이들 중에 상조서비스 이용자가 얼마나 될까? 연령대의 문제도 있고, 굳이 상조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나름의 연줄(?)이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아마 내 주변에는 거의 없는 듯하다. 하지만 갑작스레 장례를 치르는 게 부담스럽고,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조서비스가 없는 서민들은 티브이에서 자주 광고를 때리는 상조서비스에 가입하는 일이 많았던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없는 넘들만 당하는 세상이다.

 

요즘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케이블방송에서 보험, 대출, 핸드폰 광고 다음으로 많았던 것이 상조회사 광고였다. 지금도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는, 상조회사 광고는 꾸준히 나오고 있고...

 

그런데 장례비가 부담스러워 월 몇 만원씩 할부로 납부해두면 장례를 대행해주겠다는 상조업체의 약속을 믿고 가입한 서민들의 장례치를 돈을 빼먹는 넘들이 있었다. 바로 상조업체 1위인 보람상조이다.

 

물론 이걸 고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200억원이 넘는 보람상조 사주형제의 횡령혐의가 밝혀지고 부회장이 구속되기에 이른 검찰수사의 계기가 바로 보람상조 노조의 고발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함이다.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해보고자 설립된 노조(부산지역일반노조 보람상조 현장위원회)는 사측의 악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내부비리를 폭로해왔고, 이번 보람상조 사주의 비리횡령을 밝혀내기에 이른 것이다. 노조가 사주의 비리횡령을 고발하거나 보람상조에 가입한 서민들의 돈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것은 아닐 터이나, 결국 노조의 활발한 활동이 다수 서민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이걸 보고 있노라니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애용해왔던 고전경제학파 이론을 여기에 대입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끊임없이 돈을 벌고자 노력하는데, 이것이 결국은 사회의 이익이 되고 공익에 이바지하게 된다"는 이론 말이다. 사실 삼성의 이건희가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여 과연 그게 사회의 이익이 될런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나에게는 , 그리고 대다수의 노동자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보람상조 노조의 경우는 고전경제학파의 논리가 거의 들어맞는 사례가 아닐까. 반드시 남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노조의 활동이 확실하게 공익에 이바지했으니 말이다. 상당히 많은 노조들의 활동이 그러하다. 물론 나는 노조가 자기이익 중심적인 활동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의미가 있음을 보람상조 노조의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궤변이려나... 생각나는 대로 걍 써봤다.

  

아무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례의 특성상 휴일도 없이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해야만 하는 상조업계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티브이에 상조서비스 광고가 나올 때마다 노동자들을 다시한번 생각했으면 좋겠고...

  
사주 횡령 밝혀낸 보람상조 노조 (일터 / 2010년04월27일 11시52분)
장례 치를 돈까지 빼먹은 파렴치한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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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7 14:21 2010/04/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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