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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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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 2005년 12월 'EBS 스페이스 공감' 공연실황에서 불러워진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꽃다지 비합1집 수록) 동영상을 보고 생각나서 이전에 네이버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겨온다. 원래 글 중에서 친구에 대한 얘기를 쓴 부분을 뺐다.
 
요즘도 이 노래를 부르는 이들이 있을까? 이 노래도 20년이 넘은 노래다. 내가 학부 다닐 시절로 따지면 60년대에 나왔던 고전인 셈인데, 여전히 나에겐 새롭다.

 
http://www.youtube.com/watch?v=n-OrSm1SJ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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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1 03:04
지난 일요일 비정규직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민지네 깜짝 콘서트 [비정규직과 함께 어깨동무]가 있었습니다. 명인님이 공연에서 많은 수고를 하셨지요.
 
거기 나왔던 노래들이 모두 좋았지만, 특히 저의 심금을 울렸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공연이 거의 끝날 즈음에 명인님이 불렀던 것으로,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라는 곡이었습니다.
 
작년 12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간부교육 때 처음 대면할 수 있었던 진눈깨비님이 제가 좋아했던 '명인'이라는 가수임을 알고 엄청 좋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은평지구당 숙소에서 날새서 뒷풀이를 하면서 명인님이 육성으로 라이브를 하였는데, 그 때 불렀던 노래가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였습니다.
 
명인님의 라이브곡을 들었으면 좋은데, 없어서 대신 원곡을 올리면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아래 글은 예전에 [새벽길의 노래이야기]라는 이름으로 6년 전쯤에 올렸던 시리즈 중의 하나를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노동자노래단 4집 "민중연대 전선으로"(1991)
 -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1991년 노동자노래단 4집에 실렸다가 그 후 꽃다지 1집에 실린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조호상 글, 김성민 곡, 조동익 편곡, 김태언 노래)는 1990년 제3회 전태일문학상 시부문 우수작으로 뽑힌 조호상 님이 지은 같은 이름의 시를 노래로 만든 것입니다. 상당히 오래된 노래이죠.^^ 그 때 전태일문학상은 민중문학계에 나름대로 권위가 있어서 많은 작품들이 응모를 했었고, 저도 그 중 초기수상작들은 많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1989년 제2회 소설부문 수상작인 안재성님의 [파업]이나, 1994년 제6회 보고문학 부문 수상작인 하종강님의 [항상 가슴 떨리는 처음입니다]가 그렇습니다. 물론 그 이후 제가 고시공부하면서 이런 쪽에서 멀어지고 말았지만요.ㅡ.ㅡ;; 조호상 님은 이 후에 민족문학작가회의 노동문학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라는 4권짜리 장편 소설을 썼고, 또한 동화집 [연오랑 세오녀]를 쓴 동화작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시 [누가 나를 이 길로 가라 하지 않았네]는 당시 제가 방위을 받던 시절 구독했던 주간 [노동자신문]에 실려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전자공장의 노조위원장인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를 시로 쓴 것이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노동자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있다가 학교도 다니고 잘 살게 되리라는 꿈을 안고 따르던 이웃의 목사를 따라 상경한다. 하지만 목사는 '나'를 부려먹기 편한 식모 부엌데기 이상으로 여기지 않았고 뒤늦게 안 '나'는 그 집을 뛰쳐나와 구두약공장에 들어간다. 구두약냄새에 시달리며 쉬는 날도 없이 하루에 열넷, 열 다섯 시간씩을 넘게 일하다가 옮겨가는 곳이 전자공장, 여기서도 '나'는 첫날부터 불량이 났다고 욕지거리를 당하고 뺨을 맞는 곤욕을 치른다. 이때 동료들이 편을 들어 주면서 '나'는 생전 처음 친구도 사귀게 되어, 자취방에서 함께 밥도 해먹고 놀러도 다닌다. 그러다가 자취방에서 함께 모여 공부를 시작하고 이것이 마침내 노동현실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된다. 그리하여 '나'는 노동자의 싸움에 앞장을 서게까지 되고, 결국 '아무도 가라 하지 않는' 이 길을 걸어 지금 푸른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여 법정에 서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비록 실재했던 인물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나'가 지도자로 성장하는 과정의 묘사가 약하며, 극적인 사건이나 반전이 꼭 필요하지는 않겠지만 더 절실하고 긴박한 상황의 설정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평을 얻었다(제3회 전태일문학상 심사평 중에서).
  
이러한 내용을 시로 만들었으니 상당히 절절했겠지요. 이에 바탕하여 주간 [노동자신문]에 연재된 만화도 감명깊게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노래가 실린 꽃다지 1집에는 지금도 많이 불리워지는 좋은 노래가 많습니다. 민들레처럼, 전화카드 한장, 고귀한 생명의 손길로, 바위처럼 등이 그것이지요. 아직도 그 명성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어쩌면 민중가요의 기반이 상당히 약해졌음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꽃다지 1 "수선전도" -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제가 좌절하고 흔들릴 때마다 저의 중심을 지키게 하는 노래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노래입니다. 아마 명인님도 그런 의미에서 이 노래를 불렀을 테지요. 제가 가끔씩 민중가요를 흥얼거리거나, 노동자의 삶과 진보정당에 대해 얘기를 하면, 그 나이에 아직도 철이 안들었냐는 표정으로(이름이 철인데... ㅡ.ㅡ;;) 저를 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기야 제가 이 글을 썼던 90년대 후반 당시에는 현실 사회주의권도 붕괴되고, 남아 있는 중국이 거의 자본주의나 진배없이 흘러가고 있으며, 또한 북한도 봉건왕조의 모습을 보이는데다가, 진보정당이 설 전망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런 인식이 타당할 수도 있었겠지요. 또한 변혁의 전망은 아득하고 말이죠.
 
민주노동당이 나름대로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현재에 있어서도, 당이 흔들릴 때마다, 진보진영 내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길 때마다 조소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현실가능한 진보를 찾자고 하면서 80년대 말의 소시민적 의식이 담긴 민중가요를 부르고 자족합니다.
 
하지만 분명 현실에 모순은 존재하고 있고,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들이 있습니다. 자본가들의 탄압은 좀더 세련되게, 또한 심화되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타당할까요? 글쎄... 과연 누가 철이 든 것인지...
 
시간강사 신분이고, 학교에서는 계약직 연구원이기에 비정규직 노동자라 할 수 있지만, 저에게 노동자라는 것은 아직도 관념적으로 다가옵니다. 학위논문을 쓰는 입장이기에 학생이라는 규정력이 더 강하고요. 앞으로 노동자의식을 가진, 제대로된 노동자가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최소한 제가 배웠던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르며, 어떤 관점을 가지고 사는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을 한다면, 이 노래가 주는 함의는 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언젠가 올 노동해방의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을 다짐하면서...
 
아래 글은 도서출판 [녹두]에서 1993년 펴낸 이영미씨의 [노래 이야기주머니]라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1987~89년 그 때는 정말 잘 나가던 시절이었다. 민주노조들이 만들어지고 전국이 노동자들의 목소리로 들썩들썩했다. 그러나 1990년 이후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정부와 자본가측의 대응이 달라졌고 노동자들은 새로운 대응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새로운 대응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여태까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던 노동운동은 갑자기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형편 없이 깨지는 싸움이 많아졌고 그나마 화끈하게 싸움을 벌여보는 일도 드물어졌다.
 
이럴 때 노래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투쟁적인 행진곡은 재미가 없다. 심지어 지겹고 꼴도 보기 싫어지기도 한다. 싸우자, 나가자를 외치는 노래들은 마치 강요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투쟁적 행진곡이 퇴조하는 시기인 것이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조호상 시, 김성민 작곡)는 바로 이렇게 투쟁적 행진곡이 퇴조하는, 운동 정체의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이 시기를 헤치고 나아가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의지가 담겨 있는 노래로, 이러한 반추가 가장 직설적으로 드러나 있다. 혹시 내가 한때 기분으로, 누군가의 선동에 휘말려서 이 힘든 길로 빠지게 된 게 아닐까 하고 되돌아볼 정도로 지금은 힘이 들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봐도 자신은 누구에게 속아서, 누구의 강요에 의해 이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목적지를 정하고 시작한 것도 아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매순간 매시기, 노동자로서 옳다고 생각한 것을 해왔을 뿐이다. 그런 지금 나는 바로 맨 앞 선두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는 되돌아갈 수 없고 지금 이 고통은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래서 클라이맥스에서 누가 이 길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고 다시 다짐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그 길이 결국은 노동해방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함으로써 결국 그의 반추는 새로운 다짐으로 끝을 맺게 되는 것이다.
 
이 노래가 지난 몇 년 간을 또박또박 반추하는 느낌을 주는 것은, 찬송가나 가곡 분위기가 나는 이성적이고 차분한 악곡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노래는 1980년대 중반 이후 대학가에서 널리 불렸던 장조 서정가요의 전통을 잇고 있다.

  
참좋다 님께서 비정규직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민지네 깜짝 콘서트 [비정규직과 함께 어깨동무]에서 불리워진 노래를 민지네에 올려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명인님이 부른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를 뽑아내어 올립니다. 노노단 4집에 실린 노래보다 더 좋네요. 다만 볼륨이 조금 작아요. 참좋다님과 명인님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모르고 있었는데, 소리타래의 음반 [일어서는 민주정부]에도 이 노래가 여성보컬의 목소리로 실려 있더군요. 이것도 좋습니다.

  

명인 -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소리타래 -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
  내게 투쟁의 이 길로 가라하지 않았네
  그러나 한걸음 또 한걸음 어느새 적들의 목전에
  눈물고개 넘어 노동자의 길걸어 한걸음씩 딛고 왔을뿐
  누가 나에게 이 길을 일러주지 않았네
  사슬 끊고 흘러넘칠 노동 해방 이 길을

 

누가 나를 이 길로 가라 하지 않았네
                                                     
조호상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고
일러 주지 않았네
어쩌면 아무도 가고 싶지 않은 길
어쩌면 내가 가다가 다 가지 못할 길
누가 가라 하지 않았네
그러나 떨쳐 한 걸음
적들이 도사리고 있는 길
이 길을 가라고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네
그러나 또 한 걸음
아무도 아무도 나를
싸움의 한복판으로
가라 하지 않았네
그러나 한 걸음
누구도 말리지 못할 길
아무도 이리로 가라고 권하지 않았네
아무도 나를
푸른 하늘
붉은 해만 타오르는
이 길로
가라 하지 않았네
그리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나는 여기
적들의 목전에 와 있네
어쩌면 나도 모르는 새에
그러나 나는
여기까지 왔네
갑자기 환히 트여 눈이 부신 꽃무더기
그날이 보이는 길목에
어느새 나는 다다랐네
눈물고개 넘고
노동자의 길을 걸어
싸움의 세상을 가로질러
누가 나더러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단지 세상이 나를 이리로 보냈을 뿐
삶이 나를 이 길로 보냈을 뿐
흘러넘치는 세상의 길
노동계급의 가슴팍으로
한 걸음씩 딛고 왔을 뿐
한땀 한땀 적들의 사슬을 끊고
어느 순간
한꺼번에 흘러넘쳐
쓸어버리기 위해
여기까지 몰려왔을 뿐
누가 나를 이 길로 가라 하지는 않았네
누가 나를 이 길로 가라 하지는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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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1 15:09 2013/05/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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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수선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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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 노래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 올린 듯 싶어서 찾아보니 9년 전(2004/10/07 13:22) 네이버블로그에서였다. 물론 지금은 글 자체를 비공개로 바꾸었기에 검색이 되지 않더라.
 
이장희 동지가 페북에 올린 양희은의 노래를 보고 생각난 거다. 오늘 같은 날 이 노래가 떠오른 것도 참 묘하다. 사람들은 노래를 좋아할까, 아니면 정호승의 시를 좋아할까. 아무래도 노래로 접하는 이가 많은 만큼, 아니 이게 시에 곡을 붙인 건지도 모르는 이들이 많은 만큼 노래를 더 좋아하겠지? 나도 그렇긴 하다. 노래가 없었다면 정호승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알지도 못했을 수도...
 
저작권 문제가 있어서 안치환, 양희은의 노래는 유튜브의 것으로 대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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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이는 정호승의 여섯번째 시집의 제목이고,
이 시집 안에 있는 <수선화에게>라는 시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수선화에게>에서 정호승은 사랑과 외로움에 대해 절절히 적고 있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오고,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는데,
외롭다고 울지 마라고, 넉넉함와 여유를 가지고 고독을 대하라고 위로한다.
알고 보면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하느님이 가끔 눈물을 흘리는 것도
외롭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호승 -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이지상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eOmIbiO9lVs
안치환 - 수선화에게
 
http://www.youtube.com/watch?v=6vKWw_hsDic
양희은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이 시를 안치환이 7집에서 '수선화에게'라는 이름으로 불렀지만,
사람들에게는 이지상이 3집 앨범 '위로받다, 위로하다'에서 부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노래가 훨씬 더 절절하고 감미롭게 다가가는 모양이다.
실제 이지상의 노래가 훨씬 더 감정을 자극한다.
어쩌면 이 노래가사가 시보다 더 많이 알려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가을에 마음 속에 남아있는 외로움이 이 노래로 달래지지는 않을 듯 하지만,
그래도 조금의 위안을 받는다면 이 또한 의미 있지 않을까?
 
2006년 12월 23일 새벽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얼마전 발매된 양희은 35주년 앨범에
'외로우니까 사람이다'가 실려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앨범에는 '임진강'도 실려있다.
그 동안에는 남자가수들에 의해 불리워졌던 이 노래를 양희은의 목소리로 들으니
그 느낌이 또 색다르다.
양희은이라서 그런 것일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수선화에게)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숲속에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이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마라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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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8 13:55 2013/05/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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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토론문(201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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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있을 공무원노조 발전전략 토론회에서 토론을 맡게 되었는데, 토론문을 작성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2년 전 "공무원노조 창립 9주년 기념토론회, '공무원노조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2011년 3월 23일)"에서 썼던 토론문을 보니 상황도 그 때와 그리 다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도 그리 다르지 않다. 물론 약간 수정하고 보완해야 할 것은 있지만, 핵심은 비슷한 것이다. 
 
아마도 2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리 달라지지 않은 운동진영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리라. 아니 더 힘들어졌나. 희망 섞인 말을 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씁쓸하다. 아래는 2년 전 토론회에서 발표한 토론문이다. 노광표 한노사연 소장의 발제문에 대한 토론문이었지만, 노광표 소장께서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어주어서 폭넓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그 때는 인사행정론 강의도 했었고... 지금은 내 자신의 문제의식이 조금 퇴보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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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김 철(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 행정학 전공자로서, 과거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지금은 공공운수노조(준)과 관련있는 연구소에서 공공부문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공무원노조의 기존 활동에 대해 단편적이나마 몇 가지 짚어야 할 바를 언급하고자 함.
- 향후 공무원노조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여기서는 통합후의 공무원노조를 중심으로 검토) 공무원노조 활동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임.
- 정부정책, 행정개혁, 지방자치 등에 대해 공무원노조가 노동자의 입장에서, 정책결정·집행 담당자의 입장에서, 시민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동사무소 통폐합, 지방행정체제 개편, 「공직자윤리법」 개정, 유연근무제 도입, 다면평가 폐지, 근속승진 도입 등에서 공무원노조의 활동은 무엇이었고, 그 한계와 성과, 향후 활동방향은 무엇인지가 시민들과 조합원들 앞에 명확하게 드러나야 함
 
□ 민간부문에 비해 월등히 높은 공무원노조의 조직율?
-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으로 노조 가입대상 공무원 29만9000명 가운데 54.1%인 16만1753명이 노조에 가입. 이는 민간부문의 노조 조직률 10.1%(2009년 기준)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2008년의 공무원노조 조직률은 72.1%였으나, 2008년 10월 노동부가 전국공무원노조를 법외노조로 만들면서 10여만이 제외된 것임.
-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따라서 공무원노조에 대한 사회적 지지 및 평가도를 개선해야 함. 다만, 비교대상을 민간부문이 아닌 다른 나라의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한다면, 공무원노조의 조직율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님.
- 미국 위스콘신주의 공공부문노동자 투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최근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힘을 무력화하기 위한 법안들이 제출되고 있음. 미국 민간부문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7%로 떨어진 반면 공공부문 노동조합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36%의 조직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
 
□ 현 시기 공무원노조에게 사회운동 노조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나, 그 초점은 약간 바뀌어야 함.
○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뿐만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정당하고 평등한 법집행이 이루어지도록 감시하는 기능, 비민주적 관료통제를 집단적으로 제어하는 기능, 자체정화기능의 강화를 통해 공직사회 개혁을 추동하는 기능과 같은, 노동조합 일반의 기능과는 다른 역할을 수행함. 즉, 노동자의 임금 및 근로조건 등 경제적 개선을 위한 투쟁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것이 국가 전체의 사회, 정치, 경제적 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과 밀접하게 결합되어야 한다는 인식에 기초한 사회운동 노조주의가 요구되고 있음.
하지만 이를 잘못 받아들일 경우 자칫 왜곡되어, 공무원노조의 노동조합 성격이 탈각될 수 있음. 오히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노동자로서의 특성을 강조할 필요 → 지속적인 조합원 교육이 필요하며, 공공부문 간의 연대성을 고양하고, 자기 사업장 내에서의 투쟁이 방기되어서는 안됨.
정부가 주목하는 지점도 노동조합 성격과 관련된 부분임. 행안부가 공무원노조의 대정부 교섭을 무력화하면서 교섭이 아닌 법적 구속력이 없는 협의만으로 공무원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통제하기 위해 올초에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나, 노조설립 신고를 계속해서 반려하면서 합법적으로 보장된 노조활동을 가로막고 있는 것, 행안부가 인사실 산하에 공무원노조의 동향파악 등을 전담하도록 하기 위해 ‘공무원단체과’를 신설한 것, 그리고 지방공무원선진화연구회의 이름을 빌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는 ‘공무원 노동조합’이라는 용어보다 ‘공무원 조합’이라는 명칭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공무원노동조합’ 대신 ‘공무원단체’라는 우회적인 용어를 사용하던 과거로 회귀하려고 하는 것이 그 사례임.
○ 좁은 노동자 계층의 틀을 뛰어 넘어 광범위 사회공동체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다른 사회운동과 연대하는 것도 중요하나, 그 전에 다른 공공부문 노동조합운동과의 연대가 필수적이고 긴요함.
이를테면,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에 있어서, 공무원노조, 전교조, 필수공익사업장, 파업기회가 사실상 박탈된 공공부문 노조, 화물연대를 비롯한 특수고용직 노동조합은 이해를 같이하고 있으며, 노동조합 및 노동자 통제기제로서 평가가 활용되고 있는 부문들의 경우 평가 목적 및 의도, 평가지표, 평가의 효과 등이 유사함 - 교원평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정부출연연구기관평가, 지방의료원 운영평가, 지방산하기관 경영평가 등. 이들의 경우 실질적인 공동대책이 요구되고 있음.
 
□ 지금 시기 국가의 역할 극대화가 필요한가?
발제문에서는 “사적인 이해가 지배적인 시장 대신에 공공성이 지배적인 국가의 역할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활동”할 것을 제안하고 있음.
국가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관료주의의 심화를 의미할 수도 있으므로, 그 전제로서 국가가 민중의 권력이며, 민중의 이해에 기반해있고, 민중의 이해가 반영되어야 함을 요구. 따라서 공무원노조는 국가의 역할 극대화 이전에 국가 안에서의 민주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음.
* 여기서 국가 안에서의 민주화란 ‘질 좋은 공공서비스(Quality Public Services, QPS)'를 제공하기 위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공공서비스의 형식과 형태에 관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이러한 민주적인 메커니즘이 무능하거나 파멸적인 정책들을 제어하는 핵심수단이 되어야 하며, 공공서비스의 보편적인 상호연대 기능을 우선시하고, 투명성·책임·참여(TAP)의 원칙이 널리 채택되고 실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Hall, David. 2003. Public Services Work! Information, Insights and Ideas for Our Future. Public Services International. 장영배ㆍ김석ㆍ최용혁 옮김. 「공공서비스가 답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 정보, 통찰력과 아이디어」.
한국의 공공부문은 OECD 국가의 공공부문보다 질과 양 면에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시민들은 그렇게 보지 않음. 공공서비스의 약속보다 사유화의 문제가 더 잘 이해되고 있는 역설. 흔히 공공부문의 운영 문제가 지적되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존재 자체의 문제도 대단히 큼. 공공성을 보호할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국가가 보호하고 있는 대상이라고 해서 그 자체로 공공성이 크다고 볼 수는 없으며, 나아가 그 때문에 국가가 가장 큰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없음. 그것은 공공성의 대상과 주체를 혼동하는 것임.* 사실 민주주의의 원리에 비추어보자면, 국가는 항상적 감시와 개혁의 대상이며, 여기에 공무원노조가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있음.
* 홍성태. 2008. 시민적 공공성과 한국 사회의 발전. 「민주사회와 정책연구」 13호: 76-77.
시민들은 국가에 대해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기에, 왜 공공부문이 확대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리가 필요함. 시민들은 자신의 삶 대부분을 국가가 제공하는 질 높은 공공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하는 일은 “잘 되지 않는다”라는 인식도 여전히 지니고 있음을 명심할 필요.
 
□ 지역운동 및 미조직·불안정 노동자의 조직화에 초점을 두어야 함
전국적으로 행정단위별로 거의 모든 곳에 네트워크를 가진 조직은 흔치 않음(노동조합 조직 중에서는 공무원노조, 전교조, 공공노조 사회보험지부 등밖에 없음). 이 때문에 중앙정부는 관료조직을 장악하여 자신의 손아귀에 놓아두고자 했고, 공무원노조가 여기에서 벗어나 지역 연대활동에 나설 경우 지역운동의 중심이 될 수 있음.
최근 미조직 노동자는 대부분 사회서비스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사회서비스부문을 시장화·상업화의 광풍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유지하고 공적 통제하에 두기 위해서는 일선현장에서 활동하는 공무원노동자의 역할이 중요함. 공무원노조는 사회서비스부문의 유력한 전달체계의 한 고리를 형성할 수 있음.
공무원노조와 지방정부 비정규직노동조합의 연대·지원 협약 체결도 그 연장선상에서 파악될 수 있음.
 
□ 민중행정의 의미와 평가를 명확히 해야 함.
과거 민주공무원노조가 민중행정을 내걸었고, 현재의 공무원노조도 이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함.
민중행정이란 “①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행정, ② 정권의 하수인, 대리집행자가 아닌 공무원노동자가 행정의 주인으로 바로 서는 행정, ③ 노동자 서민의 의사가 존중되고 반영되고 함께하는 민중이 주인되는 행정, ④ 전시행정,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국민의 곁에 찾아가는 행정, ⑤ 무사안일, 부정부패와는 한 치의 타협도 용서하지 않는 행정, ⑥ 사회양극화로 심화로 고통 받는 노동자 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정으로 행정의 구조, 체계, 운영, 대(對)시민 접근방식을 혁신하는 행정”으로, 민공노에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10대 과제 50대 시책을 제시한 바 있음.
민중행정에는 6가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간단하게 정리하여 민중지향의 행정인가, 민중의 행정인가가 명확하지 않으며, 어느 쪽이든 정부정책과 어긋날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상이 없음.
민공노에서 제시했던 민중행정의 10대 과제, 50대 시책은 너무 많으며, 공무원노조의 과제인지 행안부나 각 지자체의 과제인지가 모호할 정도로 노동조합의 특성과 역할이 반영되어 있지 않음. 이를테면 부정부패 척결 및 공직사회 개혁운동은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정부나 시민사회의 반부패활동과 별다른 차별성을 갖지 못했다는 평가가 제기됨(이재명, 2005).
‘민중행정’이라는 용어를 단지 듣기 좋으라고, 급진적인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만큼의 실천을 담보해야 함. 실천과제로서 핵심을 잡고 추진해야 하며, 공무원노조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간추려서 정리할 필요가 있음.
 
□ 법외노조로서의 활동은 어떠했는가?
그동안 조직의 유지 및 사수마저도 그리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과거 법외노조 시절의 전교조 등과 비교해보면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 어려움.
그렇다고 하여 ‘공무원노조가 왜 유지되어야 하고 전국공무원노조가 왜 합법노조가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사회적 공분 및 연대 의지를 전교조 설립 당시와 같이 사회적 의제로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공무원노조만의 책임은 아님.
전교조는 출범하자마자 1,400여 명이 해직되면서 그 인력이 법외노조인 전교조의 든든한 상근역량이 되었으며, 군사정권 하에서 연대세력의 확보가 용이한 편이었음. 그러나 공무원노조는 과거 구 전공노 시절 상대적으로 너무 쉽게(?) 합법노조가 됨으로써 다시 법외노조로 전락하게 되자 그 활동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른바 민주정부 하에서 정부와의 대립 속에서 출범하였기에 연대세력 확보가 쉽지 않았음.
또한 전교조의 참교육 슬로건은 교육개혁운동으로서는 의미가 있었으나, 노동조합운동으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음. 현재까지도 전교조가 완전한 노동기본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배경이 되고 있음. 또한 노동조합을 진보의 진지가 아니라 이해관계 보장도구로 보는 다수의 교사들이 가입하게 되면서 도덕성은 전교조의 무기가 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운동은 정체에 빠지게 됨.
공무원노조가 하고자 하는 활동 또한 이러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함. 사실 공직사회 개혁내지 부정부패 척결 등의 내용은 직장협의회나 다른 합법노조에서도 할 수 있는 것임.
 
□ 공무원노조, 무엇을 해야 하는가
- 공무원퇴출제, 유연근무제 등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 → 다른 합법공무원노조와의 공동대응
- 공무원·교사의 정치활동 보장을 포함한 노동기본권 쟁취투쟁 → 다른 공공부문 노동조합과의 연대
- 총액인건비제 대응 → 지자체와의 공동대응
- 조합 내 민주주의, 평조합원의 참여 확대 → 조합원들에 의해 운영되는 노조, 그 과정에서 노조전임자 문제도 전향적으로 해결
- 법적 대응 중심이 아닌 현장 복원 중심
- 지역운동, 미조직·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 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공무원노조사회적책임과역할토론회자료집110323.pdf (1.23 MB) 다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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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2 21:30 2013/04/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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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분석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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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구소에서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분석과 전망’라는 이슈페이퍼를 발표했다. 저번에 발표했던 게 공공부문 전반에 관하여 대선 공약과 인수위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분석했던 것이라면, 이번엔 공공기관으로 좁혀서 기획재정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자료 등을 참고하여 공공기관 정책을 분석하고, 어떻게 될 것인지를 전망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저번 보도자료를 수정하면서 일자를 바꾸지 않아 그대로 발표일이 3월 20일로 나갔다. 분명 내부 검토를 거쳤는데, 왜 이런 부분을 놓쳤는지... 이미 기자들한테도 나간 걸 되돌릴 수도 없고... 다음부터나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암튼 이번 이슈페이퍼는 박근혜 정부의 사회공공성 관련정책 및 노동정책 분석을 통해 정권의 특징 및 주요 정책의 기대효과를 예측하기 위해 사회공공연구소가 4회에 걸쳐 발간하는 이슈페이퍼 시리즈의 첫 번째이다. 이슈페이퍼 시리즈는 ①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분석과 전망(김 철), ② 박근혜 정부의 사회복지레짐 분석 및 전망(제갈현숙), ③ 박근혜 정부의 친재벌 에너지정책 분석(송유나), ④ ‘노동’의 부재와 유연화된 고용관리(이상훈ㆍ이승우)의 순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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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50일이 넘었지만,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으로 일컬어지는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관련 정책은 정식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4월 3일에 있었던 2013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관련 정책을 크게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 공공기관의 책임경영 강화, 그리고 공공기관 합리화 계획의 세 가지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들 정책을 분석한 결과 공공기관 구조조정의 의도만 드러날 뿐 공공기관 합리화를 위한 정책들은 빈약하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 일자리 확대방안은 별 실속이 없었고, 사회형평적 채용 확대방안은 지역인재 및 장애인 채용과 관련된 사항이 없는 등 핵심이 빠졌다. 특히 상시ㆍ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지만, 상시ㆍ지속적 업무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연도별 계획이 없으며, 그 규모와 범위가 크게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공공기관의 책임운영 강화의 경우는 기재부가 제출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제고방안은 몇몇 공기업에 한정된 공공기관 부채의 문제를 공공기관 전반의 문제로 전환시켜 공공기관에 대한 관료적 통제를 원활하게 도모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러웠다. 또한 경영평가제도를 3년 단위 경영성과협약제로 전환하겠다고 하지만, 경영평가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어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보았다. 공공기관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시키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겠다는 인사제도 개선방안도 정작 공공기관 지배구조 민주화를 외면하고 있으며, ‘국정철학의 공유’만을 임원인사의 유일한 잣대로 삼으면서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 회전문 인사를 관료적 인사, 코드 인사로 대체할 우려가 제기되었다.
  
공공기관 합리화와 관련해서는 국정과제에 포함된 공공기관 책임경영 강화 등과 공공기관의 협업 활성화, 그리고 관리운영체계 개선 등을 총체적으로 종합한 계획을 5월까지 마련하여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오리무중이다. 다만 정부 내의 여러 가지 정황을 미루어봤을 때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의 변형으로서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초점을 둘 것으로 파악되었다. 결국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합리화 방안은 본질에서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공공기관 구조조정이 박근혜 정부 하에서도 상시화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http://ppip.or.kr/webbs/view.php?board=pds&id=155

[[PPIP 이슈페이퍼 13-02]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분석과 전망_1304.hwp (192.00 KB) 다운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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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6 15:46 2013/04/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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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여 굳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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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의 작사,작곡자가 윤민석인지 류형선인지 확실하진 않다.
오늘 그냥 이 노래가 생각났다.
이 노래를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아, 맞다. 인혜가 조직사건으로 빵에 갔다가 나온 후 있었던 석방환영모임에서 이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그 친구는 그 때 일, 그 때 그 노래를 기억하려나.
 
노래 분위기로 보나, 가사로 보나 내 감성은 이런 쪽이 아닌데,
가끔씩 이렇게 아무런 계기도 없이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한 노래들이 귓가를 맴돈다.
이 노래가 나온지도 벌써 20년이 넘었구나.
나는 전대협노래단의 버전이 좋더라. 연주곡은 아무래도 맛이 덜하다. 
암튼 이럴 때 보면 나도 참 구태의연하다 싶다. 

 
------------------------- 

 

 

 

소리개벽 | 한양대 노래패(1990) - 동지여 굳세게 

 

 

 

전대협노래단1집: 전대협, 우리의 자랑이여!(1991) - 동지여 굳세게 

 

 

 

윤민석 연주곡집(1992) - 동지여 굳세게
 
동지여 굳세게
 
햇살 푸른 교정의 맑은 봄날에 그대는 야위었소
수척해진 두뺨에 흐르는 눈물 우리들의 햇살이었소
빼앗긴 땅 부둥켜 일으키고져 분노로 사랑하며
굵은 창살 안에서 젊음 찾으며 아프지만 결코 굴하지 않는
아아 그대 눈물로 견디는 기나긴 이 밤
그대를 위해 나 여기에 촛불 밝혀두고
지나온 새벽전선 위에 흙빛 붉은 진달래처럼
동지여 꺾이지 않는 들꽃처럼 굳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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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2 17:28 2013/04/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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