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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회장 복귀 날 삼성電 정전 - 머니투데이20100324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 정전이 발생했다. 지난 2007년 8월 정전이 발생해 400억원 정도의 피해를 낸지 2년 반 만에 다시 사고가 터졌다. 공교롭게도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를 선언한 날 사고가 터져 삼성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정전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07년 8월3일 이번과 같은 기흥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정전은 반도체나 LCD 라인에는 치명적인 사고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반도체 생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가지 요소로 물과 전기를 꼽는다.

초정밀 공정을 요하는 반도체 생산은 클린룸에서 온도, 습도 등 모든 조건이 최적화된 상태로 진행된다. 또 정해진 공정순서에 따라 365일 24시간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가동을 멈추면 이를 다시 최적화 상태로 돌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클린룸이 오염될 경우에는 복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동이 중단된 이후 전력공급이 재개된다고 해서 곧바로 정전 이전과 같은 생산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갑작스럽게 정전이 발생하면 공정 중에 있던 웨이퍼(반도체를 만드는 원판) 손상이 발생해 이를 폐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반도체와 LCD 라인은 명절이나 휴일에도 멈추지 않는다. 경쟁 관계에 있는 대만이나 일본 등에 지진이 발생해 라인에 이상이 생겼다는 소식이 우리 기업들에게 호재가 되는 이유다.

2007년 당시 사고 당일 증권업계에서는 수천억에 이르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휴가 중이던 윤종용 전 부회장이 기흥사업장으로 달려가 복구를 진두진휘하며 21시간만에 모든 라인을 정상 가동시켰고 피해액은 500억원 이내로 막았다. 물론 이는 당시 회사 측 주장으로 업계에서는 이후에도 한동안 정전원인, 피해 규모를 놓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시적 가동중단에도 불구하고 피해액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정전 직후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작동으로 현재 라인이 정상 작동중이라고 밝혔다.

애널들도 정전 시간이 길지 않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2007년에는 정전시간이 20시간 넘게 계속됐지만 이번에는 짧은 시간, 일부 라인에서만 정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피해규모가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번 정전 사태가 뼈아픈 이유는 2007년 정전 이후 이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2년 반만에 또 정전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구내 수전설비 고장으로 순간적으로 정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에 이어 또다시 내부 설비에 이상이 생겨 정전이 발생한 셈이다.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를 통해 즉각 전력을 공급해 곧바로 정상화시켰다고 하지만 전력 관리 시스템에 뭔가 부족한 점이 있다는 우려를 시장에 줄 수 있다. UPS는 정전이 발생하면 즉각 자체 발전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로 2007년에도 이 장치를 통해 핵심 공정의 가동은 계속 유지됐다.

게다가 이날은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전면 복귀한 날이다. 이 회장은 복귀 일성으로 "지금이 진짜 위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아찔하지 않을수 없는 순간이었다.
 

 

----------  내일 만나,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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