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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

29

3일 동안 제주도에 형과 함께 간다. 점심에 희망버스가 끝나고 정신없이 돌아와 비행기 시간말고는 정해진 것이 없는 제주도 여행 계획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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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rd

제주공항 -> 이호테우 해변(17코스)
: 15시 제주공항 도착
: 교통편(37(제주대,번대행)번 좌석버스를 타고 14정거장 후, '오광로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7.3km, 31분
: 해변에서 놀고 저녁먹고 숙박


2nd

: 이호테우 해변에서 17코스(13.2km)-18코스(18.8km)걷기
: 점심은 알아서 잘 해결하기
: 저녁은 물항식당 탑동점에서 (제주시 건입동 1319-14)
: 물항식당 근처에서 숙박


3th

: 약간 느즈막히 일어나 아점을 먹고 버스로 이동 (물항식당에서 탑동푸른쉼터 버스정류장까지 187m걷기-92(국제부두,제주고)번타고 5개 정거장 지나서 광양 버스정류장에 내리기-정류장에서 제주시청1버스정류장까지 282m걷기-5.16(제주,성판악,서귀)를 타고 28개정류장지나서 동문로터리1 버스정류장에 내리기-이중섭미술관까지 454m 걷기 =2시간소요, 41.99km)
: 이중섭미술관(서귀포시 이중섭거리, 064-733-3555)

 

 

 

26

끝. 마음이 가볍다.

24

첫째 언니가 말했다. "얘가 보기보다 격정적이더라고"

[격정 passion] 강렬하고 갑작스러워 누르기 어려운 감정. 

'보기보다'와 '격정적'이라는 말에 주목해보지만 뜻을 알기 어렵다.

22

아주, 아주 오랜만에 술을 안먹고 뒤풀이를 즐겼다. 사람들이 술안먹고 있는 나를 몹시(!) 어색해하듯, 나도 술 안먹고 있는 내가 몹시 어색했다. 어제는 정말 몸이 너무 안좋았다. 술을 얼마나 먹는지 좀 알고나 먹으려고, 가능하다면 힘 조절 좀 해보려고 지난 해 12월부터 술 먹은 날을 수첩에 기록해둔다. 날짜에는 형관펜 표시를 하고 옆에따로 누구랑, 얼마나 먹었는지를 쓴다. 많게는 17번, 적게는 11번. 근데 지난 달에 17번, 이번 달에는 지난주까지 13번. 그러니까 21일동안 13번 먹었다. 물론 나보다 훨씬 많이 먹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이들은 패스하고....!

작년 이맘때도 이랬었다. 그때는 활동공간에 대한, 사람들에 대한, 나에 대한 화 때문이었는데, 그 때는 엄청나게 술을 먹다가 결국 한 3주, 술을 안 먹었었다. 술로 풀기 싫어서. 어쨌든 다르면서도 또 비슷한 상황으로 술을 열심히 먹었고 몸이 아프다. 아직 젋은 탓에 오늘은 좀 그래도 낫지만, 내일 오후까지는 술을 좀 쉬어줘야 겠다. 내일 저녁은, 글쎄..

작년인가... 까지 하던 책 00권 읽기를 올해는 하지 않았다. 책 권수를 채우는데 마음이 바빠서 책을 보며 생각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다시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책에서 읽은 내용처럼 "100권 읽으면 인생이 달라"지는지 봐야겠다. 기대되는군.

19

이모에게 전화하여 당신을 좋아했노라고, 낮술 먹은 놈처럼 얘기했다. 이모가 몹시 좋아하더라는.

나눌 말이 있다고 생각했다. 성질 급한 놈은 불리하다.

18

이모에게 전화를 하려고 봤더니 번호가 없다. 내가 가진 많은 이모들 중 제일 좋아하는 밑에서 두번째(나이상) 이모. 그녀는 내가 보기에 삶을 그닥 편하게 살아오진 않았다. 좀 까칠한 듯 보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참 좋은 사람이었다. 따뜻했고, 다른 사촌들과 비교하지 않았고, 그냥 나를, 그대로 보아주었다고 느꼈었다. 그래서 참 고마운 사람이었다. 신혼여행을 가서 화장품 4개를 사왔다. 똑같은 것으로.  큰 시어머니 하나, 작은 시어머니 하나, 엄마 하나, 그리고 그 이모에게 주었다. (그거 디게 비싼 거였다;;;) 어제부터 생각나는 그녀에게 오늘은 꼭 전화를 걸어야겠다.

오늘은 일하기가 싫다. 회의실에서는 다른 회의가 진행중이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이어폰을 끼고 책을 보았다. 책이라도 제대로 읽어야 하는데. 중심을 나에게 둘 것, 내 마음에 둘 것, 내가 원하는 현실에 둘 것. 그리할것.

17

"...B55를 못잡으면 월급제는 의미없다. 노동을 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 돈을 주는게 아니라 '필요'를 채울 수 있도록 해야한다. 10%는 B55와 상관없이 무노동분에 대한 임금을 다른 형태로 보상받고 있고 나머지 90%에게는 무노동 무임금을 관철시키고 있다...."

"... 정치적 함의가 무엇이냐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보느냐(혹은 볼수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선긋기의 지점이다..."

- 어제 술자리에서 메모한 내용 -

15

** 오늘 TV를 켰는데 아이돌 출신 김동완이 연기하는 드라마가 나오길래, 저건 왜 트는 거야, 했더란다. 근데 신문을 보다보니 오늘이 광복절이라는... 참, 무심하다.

** 오늘 컨디션이 별로다. 당연히 그렇지. 술을 그렇게 연장으로 달리신데다 지난 주에 일정이 좀 빡빡했다. 기차를 타는 것은 여전히 좋다. 기차가 아닌 버스로 돌아다니는 일정이었다면 힘들었을 거다. 여전한 기차에 대한 사랑(?)에 즐겁게 돌아다녔다. 물론 기차만이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이 주는 즐거움이 몹시 컸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기운을 많이 써야 하지만 즐겁다.

** 나의 변화에 스스로 조금 놀라고 있다. 잠잠해진 마음에. 그간 많이 힘들었구나, 그렇게 엉엉 울고 나니 괜찮은 가봐, 애썼다, 그리고 솔직했던 것에, 도망갈 곳을 마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잘했어, 라고 좀 과한 칭찬을 스스로에게 한다.

6

대학로에서 [염쟁이 유씨]를 보았다. 마당극같은, 관객과 함께 하는 연극이었다. 관객 중 한사람이 염쟁이 유씨를 취재하러온 '정기자'(그의 이름은 정우성이란다, 무려 실명이다) 와 나머지는 전통문화체험단이 되는... 무지하게 웃긴 연극이었는데, 마지막은 무지하게 슬프더라. 내가 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다른 관객들이 어떠했는지는 보지못했다. 죽는 것, 무서워할 것이 없다고, 죽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힘든 거라고, 공든 탑은 언젠가 무너질 수 있지만 무너지지 않는 것은 그 탑에 들였던 공이라고,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 모여 그렇게 세상은 바뀌는 거라고..

김주익, 김진숙. 이 두 사람의 이름이 생각났고 얼마전 현차 아산에서 돌아가신 분도 생각났다. 근데 그의 이름도 기억이 안나더라. 염쟁이 유씨가 그랬다, 죽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계는 고스란히 남는 것이며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남는 것이냐, 하는 거라고. 그래서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열사가 생각났다. 그의 그렇게 떠남이 안타까우면서.

갑상선에서 전이된 임파선의 암이 방사선 치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줄지 않았다고, 그래서 다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고, 엄마는 검사 결과를 말하며 우울해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연극을 보러갈까 했는데 대학로까지 행차하시기가 너무 어렵다, 엄마는. 다음에는 꼭 함께 연극을 보아야지.

5

마지막 주에 한 주의 휴가가 더 있음에도 이리 휴가가 끝나가는 것이 서운한 것은 좀.. 웃긴다.

첫째날 점심(대학후배 만나 수다떨기, 포켓볼도 안치는 그 친구의 배려로 나 혼자 포켓볼 신나게 치기)  저녁(그녀와 그를 만나기, 슬쩍 걱정했지만 훨씬 더 즐거웠던 만남)

둘째날 점심에 일어나 16시 연극 [새장]을 보러 다녀옴. 연극을 보는 행위는 좋았으나 연극 내용이 이해가 안감;;

셋째날 6시 50분 기차를 타고 남원역으로. 즐거운 기차여행에 옆 자리는 술취한 외쿡인이었다. 자리를 바꾸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졸며 남원역 도착. 걷고 돌아왔다. 심야에는 대학후배 둘과 데이트. 나의 체력에 놀라웠고 하지만 역시 500cc 한 잔 밖에 못마시는 것을 보며 한계에 왔음을 확인했고.

넷째날 점심에 일어나 누군가 빔을 빌려달라 하여 17시에 사무실에 나가서 빔을 빌려주고 19시에는 엄마아빠동생과 저녁을 먹고 23시에는 [고지전]을 보다. 아... 고지전. 그리고 밤새도록 케이블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를 보다. 이거뭐...

다섯째날 12시쯤 출발했다는 형의 전화를 받고 (드라마를 보고 8시반에 잤으나) 비몽사몽간에 일어나 밥을 하고 빨래를 돌리다. 다시 잠들었다가 빨래 끝났다는 벨소리에 빨래 널고 잠을 깨다. 곧 도착할 형을 생각하며 된장찌개를 끓이고 지금은 이러고 있다. 생각해보니 난 밥을 안먹었다. 근데 이상하네, 왜 배가 안고프지?

이따 연극 [염쟁이 유씨]을 보러 갈까 했는데 형 컨디션이 영 꽝이고, 나 혼자 보러가는 걸 그가 원치 않아 오늘은 양보하기로. 내일 보러가야 겠다. 다만... 토요일 대학로는 너무 버글거려서.. 좀.. 부담되는데... 

4

휴가 넷째날. 휴가 마치고 들어갈 인터뷰 약속을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어쨌든 가닥은 잡혀가고 있고.

어제는 걸었다. 저 멀리 남원에서. 6시간코스라는데 5시간 걸렸다. 풍경이 어떠냐고 누가 물었는데 기억 안난다. 생각하고 잠깐 비추었다 도망가려는 생각을 붙잡고, 그러려고 간 걷기였으니. 초반 두 시간 정도에는 집에 가고 싶더라. 걷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더위에 습도에 오르막길에... 슬펐다. 그래도 끝내고 '나도 걸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서울로 돌아왔다. 덕분에 생각은 어느정도 가닥이 잡혔다. 내가 무얼 원하는지, 겁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지. 어느 정도 선긋기가 된 것같아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마음의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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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을 함께 시작한 머릿속의 당신을 아마도 환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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