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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년

2008/10/13 23:03

꼭 3년 전 오늘,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노총 현사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한다"는 제목이었다.

'민주노조 정신의 복원을 촉구하는 사무총국 활동가 일동' 이라는 이름이었다.

그날 이후 많은 게 변했고, 또 많은 게 굳어졌다.

 

 

저기 앉아있는 동지들, 저 뒤에 서 있는 동지들,

저 때는 참 젊고, 그리고 참 진지하구나...

 

저 날 뒤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게 변했고, 또 어떤 것들은 굳어져 버렸다.

정작 나는 무엇이 변했는가.

정작 더 소심해졌고, 마음 다스리는 법은 잊어버렸고, 더 가벼워졌고,,, 또...

민주노총은 또 무엇이 변했는가...

 

시간은 째깍째깍 흐르고, 모든 게 온전치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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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3 23:03 2008/10/13 23:03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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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벌인 일 가운데 가장 최악의 사건이다...

 

밤 10시쯤, 호기롭게 퇴근했다.

차를 안가지고 나갔으니까, 버스를 이용해서 집까지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서는 10시쯤엔 나서 줘야 한다.

11시30분쯤, 집 근처 정류장에서 무사히 하차했다. 이때까지는...

 

이러저러하게 할 일이 있어서, 일단은 집 앞 PC방에 들어갔다.

게으름피우며 이 짓 저 짓 하다보니, 시간은 물경 새벽2시가 다 돼갔다.

 

배도 고프고, 집에 가서 할 일도 있고.. 흐흠...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가다가,,,

편의점 들러 담배 한 갑 사고, 다시 터벅터벅 걸어가며 열쇠를 찾아보니,

 

아~ 정신줄을 놓았구나. 정녕.. 흐린날 네년이 기어이 정신줄을 놓았구나...

열쇠꾸러미가 없다.

으악...........................

기억을 더듬어보니,,,

열쇠꾸러미와 작은 지갑 등등을 몽창 사무실 책상 위에 널부러 놓은 채, 그냥 나온 것이다.

그것 뿐인줄 알았더니, 정신줄까지 널부러 놓은 채 육신만 강시처럼 콩콩 튀어나온 것이더란 말이다.

어쩐지, 버스 탈때 늘 쓰는 교통카드가 담긴 지갑이 없더라니... 사무실에 두고나왔으려니 하고 무심코 지나쳤는데,

그 때만, 그 때만 자각했더라도 사무실로 돌아갈 수 있었으련만...

 

아무든, 정신을 차리고.

일단, 나한테는 차가 있지 않던가. 차를 몰고 삼실로 가든가, 차에서 자빠져 자도 그만.

건망증 심한 흐린날! 이럴 때에 대비해서 자동차 비상키를 따로 만들어서 앙증맞은 지갑에 넣어다녔던 것.

아, 네 년이 한 짓 중에 쓸만한 일도 있고나,, 기특한 것.

 

다시 가방속을 더듬었으나,,, 그/러/나

그 지갑 역시 사무실 널부러진 정신줄 틈 속에 두고...와...ㅆ...다...

 

10여분 전에 나갔던 PC방으로 되돌아왔다.

방금 계산하고 나갔던 여자가 물고난 춘향이 표정을 하고 다시 들어오니,

PC방 젊은이가 나를 쳐다보는 눈길 또한 예사롭진 않고나...

 

아까 그 자리에 다시 앉았다.

난 내일까지 아파트 재계약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난 새벽녘 버스가 다닐 때 사무실로 나가서,

열쇠를 챙겨들고 다시 집으로 와서,

대충 일을 처리하고 다시 사무실로 가야 한다...

편도 짧으면 1시간40분, 갔다 왔다 다시 가려면 다섯시간 소요로구나...

 

그래, 이럴 땐, 흐린날에게 이런 말을 해도 손색이 없으렸다.

"미친년!"

이런 표현도 가당하다. "정신빠진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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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0 02:13 2008/10/10 02:13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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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승2패

2008/09/18 00:58

흐린날의 2008년 프로야구 결산.

 

아홉번 갔다.. 야구장..

나름 승률이 좋았다...7승 2패였다. 7할8푼의 승률...

그/러/나 그럼 모하나...

이젠 아홉게임 남았다.

내가 갈 수 있는 게임은 21일 문학경기장 SK전 딱 한 게임이다.

가면 모하나..

가공할 표백작용을 일삼던 세제 '하이타이'는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하다 저물었다.

이제는 슈퍼타이, 비트 등 강력한 세제가 넘 많아서,,, 하이타이 요즘도 파나?

맛동산이나 홈런볼은 지금도 잘 나가던데...

그럼 모하나.. 게임은 끝나가고, 가을야구는 다가오고...

그/러/나 7게임차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은 나도 안다...

난 하이타이를 위해 무엇을 할까... 열쉼히 세탁기를 돌리련다... 세제를 마구 풀어넣고...

 

흐린날의 2008년 게임 전적을 정리한다... 왜? 도대체 왜... 그냥...

 

4월15일 LG전(잠실)

- 10대9 패. 패전투수 한기주.

- 구래도 빅초이가 홈런도 치고 나름 신나는 게임이었다...

- 넘 신나서 느자구없이 쌍둥이 팬에게 중계까지 하는 주접을 떨었었지... 암튼, 졌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다...

 

4월29일 두산전(잠실)

- 6대2 승. 승리투수 서재응.

- 최경환도 잘했고,, 나름... 흑..

 

5월10일 우리전(목동)

- 4대1 승. 승리투수 서재응.

- 원섭과 재주가 재주를 부렸었지...

 

5월11일 우리전(목동)

- 3대1 승. 승리투수 이대진.

- 역시 용규였고, 믿을 건 현곤이었던가...

 

5월25일 LG전(잠실)

- 13대2 승. 승리투수 윤석민.

- 간만에 1번타자가 여섯타석이나 들어앉았고, 무엇보다 종국! 그대가 안타를 그리 많이...허거걱...

 

6월1일 두산전(잠실)

- 6대2 승. 승리투수 리마.

- 바로 전날 촛불집회 밤새고, 죽는 줄 알았다.

- 졸다가도 깜박깜박 일어나서 눈 비비며 보아주었는데... 종범과 선빈은 참말 아름다운 선후배였더랬다...

 

7월11일 SK전(문학)

- 2대1 승. 승리투수 임준혁.

- 역시 스나이퍼 장... 그 대신 동지를 잃었도다.(승리에 도취한 동지의 2차 제안을 거절했었지...)

 

7월31일 LG전(무등경기장)

- 5대빵 승. 승리투수 이범석

- 아름다운 휴가의 마무리였노라... 광주는 여전히 촌스럽더라...

 

8월27일 LG전(잠실)

- 3대빵 패. 패전투수 디아주...

- 지랄맞은 날이었다.. 왜 갔을꼬... 쳇...

 

아! 이렇게 2008년 시즌이 저무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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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8 00:58 2008/09/18 00:58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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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나...

2008/09/16 22:44

내 젊음 흘러가는 것만 안타까워서,

못한 것, 안한 것만 되새김질하며 지난 세월 끝자락만 붙들고서 푸념하며 살았다.

이제 몇년을 살았네, 봄이 갔나 싶더니 여름도 지났네 하며 한탄하며 살았다.

 

그저 내 삶만 돌아보며 살았는데,,

그런데,

내 젊음이 흘러가는 사이,

엄마 아빠의 젊음도 흘러가고 있다는 건 왜 몰랐을까.

어느덧 칠순을 바라보는 우리 엄마 아빠.

왜 할아버지처럼 자꾸 자식들한테 집착하실까 불평만 했는데,

문득 보니, 울 아빠가 할아버지 맞네... 할아버지가 되셨네...

엄마는 할머니가 되셨네...

 

아, 늙어버린 울 엄마 아빠. 어쩌면 좋을까...

철없는 자식들 탓에, 늙어가는 푸념한번 못하시고,

옆집가서 자식자랑 듣고 와도 자식들한테 풀어놓지 못하시고,

그저 아직 자식들 책임져야 하는 젊은 부모처럼 그리 사신 것을...

그저 부모 귀찮아하는 자식들 탓에

이제는 받아야 할 때를 지났는데도, 여전히 베풀고만 사시는 것을...

행여 자식들 불편할까봐 속으로 삭이기만 하시는 것을...

 

바보 멍충이같이 그것도 모르고,

남들 다 아는 그것도 모르고,

늘 받기만 하니, 엄마 아빠가 여전히 젊으신 줄로만 알았다.

 

속상하고,,, 내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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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6 22:44 2008/09/16 22:44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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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절차

2008/09/02 20:50

장례절차.

 

한 인간을 보내는 일을 가장 객관적으로(드라이하게?) 관찰하기에는 일가친척의 장례식이 가장 적절하다.

물론 뭐~ 꼭 관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지나 지인을 보낼 때는 슬픔에 젖거나 또는 뭔가 팔 걷어부치고 나서서 일을 해야 하고, 본인이 당한 일인지라 어찌 살펴볼 겨를 없이 지나기 마련.

그러나 일가친척 장례식은 사실, 마치 장례식장의 비품처럼 가서 얼굴 내놓고 앉아있는 것이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조금 더 어렸(젊었)을 때는 음식물 나르는 일 따위를 해야 했지만,

나도 어느덧 그런 시기를 넘어섰는지, 이번 장례식에서는 나의 사촌동생들이 허드렛일을 도맡았고,

나는 어르신들의 '평가 담화'에 꼼짝없이 낑겨 있어야 했다.

 

다름아닌 이모부의 장례식이었는데,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장례에는 슬픔과 한도 있지만 이와 함께 참으로 많은 철학과 겉치레와 공치사가 공존한다.

 

# 화환 평가

즐비하게 늘여놓고 위세를 과시하는 집이 있고 실제 겉치레라며 늘어놓지 않겠다는 뜻을 관철시키는 경우도 있고

겉치레라서 늘어놓지 않았다며 화환 없는 것을 애써 변명하는 축도 있다.

화환을 들여다보며 어디는 보냈네 어디는 화환조차 안보냈네 따위의 평가는 무료한 장례식의 감초라 할 수도 있겠다.

저 집 자식이 돈을 잘 번다더니, 화환도 많다~부터 시작해 에그, 저 집은 자식들이 다 집에서 논다더니 화환 보내줄 곳도 없나보네~... 까지...

급기야 "어머나, 저 집은 국회의원 화환도 있네~"라는 그룹까지 생겨나기도...

 

# 상주 평가 및 각 가정 평가로의 발전

저 집은 며느리가 안 우네, 이 집은 며느리가 슬피 곡을 하네, 제 슬픔에 우는 거지 시아버지 가신 게 슬퍼서 우는 건 아니네, 뉘집 자식은 일을 잘하네, 저 집 큰 아들은 들여다보지도 않네 어쩌네 저쩌네 장례식장을 압도하는 '어르신'들의 평가는 어쩌면 여러 장례식장의  유일한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요즘같은 시대는 더욱이 장례식장이나 혼례식장이 일가친척이 모이는 계기인지라

각 가정의 자식새끼들 직업에서부터 결혼 유무 및 돈을 얼마나 벌고, 부모한테 얼마나 잘하는지는 물론이거니와

사돈네 팔촌의 소식까지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집회'라고도 할 수 있다.

누구는 땅을 샀고, 누구는 이혼을 했고, 뉘집 자식이 서울대에 들어갔고, 뉘집 어르신이 노망이 났다더라는 등등...

 

# 이모네 경우 

이모부는 금요일 저녁에 돌아가셨는데 월요일인 오늘 발인을 했다.

이른바 4일장을 치렀는데 이유인즉슨 주말이어서 못 찾아뵌 분들을 위한다고 했지만, 기실 전문용어로 이야기한다면 '수금'을 위한 것 아니었을까.

뭐 이틀장이면 어떻고 5일장이면 어떻겠는가. 상 당한 집에서 알아서 할 일인 바에야...

화장을 하기로 한 이모네.

화장한 뒤 납골당에 모시지 않고 뿌리기로 했다 하여, 것 참 잘한 일이네 싶었고.

절에 모셔 49재라도 지낸다고 하는데,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시세가 49재를 지내고 틈틈이 제사를 지내는 것은 4백만원을 절에 줘야 하고,

죽~ 쉬었다가 49재에 한 번만 제사를 지내는 건 150만원이라는...

아무든 이모네집 사촌동생들은 4백만원이라고 하자 그 돈으로 엄마나 쓰시라며 제사는 한 번만 지내기로 했는데,

그 집 동생들이 풍족하진 않아도 밥벌이는 하고 사는지라,

또다시 집안 어르신들 입도마에 은밀히 올려지고 말았다.

"것 참,,, 어차피 아버지 위한 일인데~ (인색하기는)..." 등등

절에 갖다 주는 것 보다는 엄마 주자는 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한데, 남 일에 평가는 절대 빼먹지 않는 어르신들.

 

# 시신 가공 과정

벽제 화장장. 화개장터도 이보다 북적댈 수는 없으리라.

물론 사람은 계속 태어나고, 태어난 사람들은 반드시 죽기 마련이니 화장장도 계속 성황인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요즘은 화장이 추세라지 않는가.

화장터를 향해 계속 운구차와 버스가 들어오고,

역시나 '슬픔을 이용해 장사하지 않겠다'는 현대종합상조나 '내 부모 내 형제처럼 정성을 다하는' 보람상조가 곳곳에 입장하고

이십여구의 시신이 동시에 서랍 속에서 태워지고 있는 엽기적 상황.

인간의 몰골로 관 속에 누워 들어왔다가 두시간만에 가루로 변해서 요강단지만한 유골함에 쏙 들어가는 허망함의 극치.

그 와중에 평정심을 갖고 있던 유족들은 얼추 두어번 통곡하고.

사연도 많겠지만, 누구나 똑같은 절차를 거쳐 같은 형태로 마무리짓는다.

물론 여기서도 담기는 유골함 값이나, 태워진 뒤 가는 거처는 천양지차다.

 

# 예식의 강자는 '남자'

이모네는 딸 하나와 아들 하나를 두었다. 딸이 누나지만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아들은 결혼해서 아들까지 낳았다.

당근 상주 이름 순서는 아들, 손주, 며느리, 딸, 아내.

것 참. 요런 방식 빈정상하는 것이야 새삼스럽다.

그래, 이름 올라간만큼 남자들이여~ 열심히 '상주노릇'에 임하라. 근데, 며느리는 모야?

다종다기한 각종 잡무를 떠넘긴 다음 그 일을 해내는 모냥새를 본 뒤에 기어이 평가를 토해낸다.

대개는 이런 때에 '며느리'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완결된다.

난생 처음 보는 집안 어르신들까지 나서서 '이집 며느리는!~" 이라며 코멘트를 아끼지 않으시는 게다.

결혼 안한 딸은 아비 생전에 외손주는커녕 혼인조차 못했다며 천하의 몹쓸년이 돼서 더이상의 평가는 필요도 없이 '혼인' 주문만 이어질 뿐이다.

남편 병간호에 그간 고생한 이모는 '미망인'으로 불리고야 만다.

 

# 맑은 마음으로 보내드리면 그 뿐인 것을...

자그마한 절에서 제를 올리고 이모부의 장례 절차는 마무리됐다.

스님이 장례를 마무리한 뒤 이런 말씀을 하신다.

"여기 모이신 일가친척들, 특히 유족들은 49재 지낼때까지 삼년상 치른다 생각하시고,

시비에 휘발리거나 나쁜 일을 당해도 피하도록 하고, 맑은 마음으로 지내셔서 고인이 좋은 곳으로 편안하게 가실 수 있도록 하라"

참 당연한 말인데도, 장례 절차에서 유일하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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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2 20:50 2008/09/02 20:50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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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자

2008/08/28 17:02

올림픽 끝난 뒤 곧바로 이어지는 8/26~27 잠실 3연전.

올림픽 때문에 게임 일정이 재조정되면서, 8월초에 일정이 확정되자마자 수첩에 고이 적어두고,

이번 잠실 3연전만을 기다렸다.

어쩌면 내가 볼 수 있는 2008년 마지막 경기가 될 지도 모른다.

물론 추석연휴 때 두산과 잠실에서 3연전이 있긴 하지만, 명절인지라 난 거꾸로 무등경기장 인근으로 내려가야 하고

수도권에서는 목동 두경기와 문학 한 경기가 남아있을 뿐이다.

 

26일엔 이래저래 못가고, 어제 27일.

해야할 일은 쌓여있는데, 오후 5시부터 갈등을 시작했다.

갈까, 말까, 지금 가버린다면 일은?... 오늘 안 가면?

에고 모르겠다. 안되겠다. 일단 가자.

게임 시작시간이 거의 다 돼서 삼실에서 뛰쳐나갔지만, 길은 막히고..

잠실에 도착하니 이미 7시30분. 4초 해태 공격이 시작되는 찰나...

 

1시간30분 후, 난 야구장 다니기 시작한 이후 최초로 "괜히 왔다"는 후회로 내 발등을 찍으며 총총히 퇴장했다.

게임은 2시간30분만에 끝나버렸다. 3대 빵.

어제 해태가 진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왜? 너무도 못했으니까...

 

어제의 선발 라인업~

이용규-곧 해태를 떠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27일 해태 안타 3개, 이용규안타 3개.. 쩝쩝..

이종범-난 그가 병살을 쳐도 좋고, 삼진을 당해도 좋다. 진짜로. (다만, 대주자로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너무 쓰리다...)

장성호-외야라고 수비가 쉽겠냐. 그래도 좀 뛰어봐라. 외야에서 1루 보듯하니 불안해서 원... 글구 스나이퍼장 어디갔누..

이재주-가오잡는 만큼만 친다면야 더 뭘 바라겠나. 가끔, 그래 가끔이라도 쳐다오.

최희섭-난 가끔 그대의 모습에서 김봉연을 떠올리오.

이현곤-성실했던 헨곤아 어디갔니. 차라리 에러라도 해라. 없는 줄 알았다.

김주형- 공을 애지중지 다뤄보는건 어떨까? 성의있는 게임을 원한다.

김상훈-아팠다니, 오랜만이니, 조금만 더 참아보겠다.

김종국-눈물나는 타율... 할말없다 쫑국아!~~~

디아즈-설마... 스트라잌은 일부러 안 넣는거냐? 볼넷주고 병살잡는 전술?

 

1시간 뒤, 시작이다!

이용규와 8명의 허수아비 VS 고춧가루 부대 격돌! 당당당당당~~~

그/러/나 마음을 비운다.. 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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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8 17:02 2008/08/28 17:02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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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공원 묘역에서 입구쪽으로 내려가는 오솔길은 항상 막막했었다.

 

그 길을 따라 올라설 때는 슬픔이 온 몸을 휘감은 듯하지만 팔과 다리엔 자연스레 힘이 들어가

멀리 보이는 새까만 비석을 노려보며 걸었다.

그러나 그 비석을 등지고 내려올 때는 맥이 풀리고, 길 잃은 어린아이처럼 머리 속이 하얘졌다.

 

형이 거처를 모란공원으로 옮긴 지 꼬박 9년.

이제 오솔길 오르내리는 것은 무심해졌고,

도리어 일상사가 막막하다.

 

햇볕 짱짱한 모란공원. 아홉번째 추모식.

형은 편안해졌으리라(고 믿고 싶다).

 

이맘 때면 늘 내 안에 박혀있는 가시를 밖으로 꺼내 옆에 있는 몇 사람에게는 기어이 생채기를 내고 만다.

10년이 되면, 나도 내 안에 박혀있는 가시를 그대로 품어서 내 살 속에 박아 녹여버리는,

그럴 정도의 철은 들겠지.

철이 들고 나면, 일상사도 무심해지고

오솔길 오르내리는 일도 일상이 되겠지. 그러겠지.

그러리라(고 믿고 싶다).

 

- 노동운동가 김종배동지 9주기 추모식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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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5 12:52 2008/08/25 12:52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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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은 여기까지...

2008/08/20 23:10

내 머리와 가슴에 씌워져있던 '오해'의 막이 서서히 벗겨져 가고 있다.

 

난 솔직히... 고백컨데, 내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

농담이 아니라 나는 진짜로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소설이나 영화에도 주연이 있고 조연이 있듯,

이 세상에서는 내가 주연(즉, 세상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키를 움켜 쥔?)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는 말씀...

 

이를테면,

주연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이야기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조연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주 엄청난 일이지만 이야기 줄기에 별 상관이 없듯이.

(주연이 잠깐 인상을 찡그리는 것은 이후 큰 병을 앓게 된다는 암시가 될 수 있지만,

주연은 기냥 순식간에 죽어버리고 이후 이야기에는 등장할 수 없듯이..

이야기 초반에 주인공이 몹쓸병에 걸리거나 크게 다쳐도 우리는 그가 바로 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왜? 주인공이니까!)

 

아무든, 각설하고.

요는 내가 주인공인 줄 알고 살아왔다는 것. (착각 지대로였지 ㅠㅠ)

그러나, 고것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는 사실. 그 사실을 이제서야(뒤늦게) 깨달았노라...

 

아 뭐~ 물론, 그동안에는 주인공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이제야 깨달았다' 보다는 '이제는 주인공이 아니다'라는 표현이 맞겠지만. 근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아...)

 

어쨌건 나는 (더이상) 주인공이 아니(었)다.

뒤늦은 깨달음을 축하하며! 건배!

 

이젠, 내가 가진 열쇠로는 이 세상도 어떤 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 울 집 현관문은 열린다... 아, 다행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 대개는 주연 조연 불문하고, 복사 가능한 2천원짜리 허접한 열쇠 한 꾸러미씩은 가지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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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0 23:10 2008/08/20 23:10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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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2008/08/14 11:07

일욜 저녁부터 어금니가 슬슬 아팠다.

그러려니 했다.

월욜 저녁, 술을 한잔(아니 여러잔) 했다.

화욜 아침부터 이빨이 엄청 아팠다.

주변에서 들은 대로 죽염을 물고 있어봤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집에 들어가다 약국에 들렀지만, 너무 늦어서 약국은 다 문을 닫았고 집에 뒹굴어댕기던 진통제를 먹었다.

좀 나아진 듯 했다.

담날 아침 또 이빨이 엄청 아팠다.

한참을 고민하다 오후에 땡볕아래 치과를 향해 길을 나섰다.

삼실에서 15분가량 걸어서 도착한 치과의 내려진 셔터에는, "수요일 오후진료 없음"이라는 푯발이 붙어있었다.

잘됐다 싶은 생각에 약국에 들러 진통제를 사서 냉큼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실, 치과는 10년 전에 딱 한 번 가봤을 뿐이다.

6시, 간만에 일찍 집으로 향했다. 야구중계를 집에서 볼 참이었다.

집에 득달같이 들어가 TV를 켜고 저녁밥을 짓고, 상을 차렸다.

1회, 벌써 1점을 내줬다.

밥은 뜸이 들고 있는 중, 배가 고파서 먼저 깍두기를 집어먹었다.

이런, 내장이 꼬이는 듯 했다. 어이쿠~(다찌마와 리 버전)

밥상 차려놓은 앞에 나자빠져 혼자 뒹굴었다.

아주 약한 위경련. 이 증상은 네 번째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런 경우는 가만히 자빠져서 안정을 취하는 게 최고의 대처법이다.

다행히 2회에 이대호와 3회에 이용규 덕에 내 뱃속은 조금 가라앉았다.

그래도 살겠다고 배는 계속 고파서 다시 밥을 먹었다.

이번에는 이빨이다. 으이구, 외로운 독거노파마냥 오물오물 밥을 넘겼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게임이 재미있었던 것이고, 게다가 한국이 이기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새벽까지 치통에 뒤척이다 아침.

치과에를 기필코 가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어제 갔던 그 치과에 들어섰다.

간호사가 "슬리퍼로 갈아신으시고, 기다리세요"라고 한다.

난 시키는대로 슬리퍼로 갈아신고 기다렸다.

그/런/데 가슴이 콩당콩당... 머리 속이 왔다갔다.

간호사랑 눈이 다시 마주치기 직전,

난 치과에서 뛰쳐나오고 말았다.

어이쿠~

이빨은 계속 아프고, 아직 아침인데도 햇볕은 뜨겁다.

이빨 치료는 중국전으로 갈음해야겠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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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4 11:07 2008/08/14 11:07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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