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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30 18:17

비가 우라지게 퍼부은 뒤, 그는 나에게 라이터를 빌려달라고 했다.

내 라이터를 꺼냈지만 물에 흠뻑 젖어 불이 켜지지 않았다.

난 옆 사람에게 라이터를 빌려 그에게 건냈다.

그는 담배 한개비를 피운 뒤 떠났다.

 

비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대포처럼 쏟아지던 물줄기였다. 물대포라고 하던가.

라이터를 빌려서까지 건네준 건,

10년만에 만난 그 사람을 그냥 보내기는 불안했기 때문이다.

라이터라도 건네야, 10년 뒤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10년 전, 그 눈은 평온한 사진관에서 내가 들고 있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렌즈를 빼고 있었다.

그 때, 내가 거울을 들어줬기 때문에 10년이 지나서 그를 만난 것같은 느낌.

 

그가 떠난 뒤, 다시 비가 우라지게 퍼부었다.

아! 대포처럼 쏟아지는 물줄기.

으슬으슬 떨리고, 10년 뒤가 기다려지는 느낌.

그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게 차라리 잘 된 일이다.

10년 뒤가 당장 오늘로 당겨지는 건 나도 원하는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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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30 18:17 2008/06/30 18:17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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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2008/06/05 16:34

참.. 진상이다..

독수리도 호랑이도..

 

그리고 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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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5 16:34 2008/06/05 16:34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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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5일!!! 6월1일!!!

2008/05/22 10:08

벼르고 벼르던 주말3연전...

헤구, 그러나 일욜만 가능하게 생겼다...

다음주 주말3연전... 역쉬 일욜만 가능할듯 하고...

 

요넘 쓰고 갈거다.

 

 

 

광주게임 출장간 BF가 구입해와서 서울서 급 수선까지 해주신 예의 빨간 모자!

하이타이 티거스!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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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2 10:08 2008/05/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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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병

2008/05/16 17:07

가슴 한 가운데 빨갛게 구멍이 뻥 뚫렸다.

 

며칠 전 한의원엘 갔다. 증세를 밝혔다.

- 몹시, 매우 몹시 피곤하다.

- 자주 체한다.

- 최근 한달간 심하진 않지만 은근한 두통이 계속된다.

- 손이 붓는다.

 

의사의 진단

- 최근에 스트레스 받은 일이 있는가? 음... 홧병이다.

 

의사의 처방

- 가슴 한가운데를 침으로 콕콕 찔러대 구멍을 숭숭 낸 뒤, 부황 세개를 들이대 피를 뽑아냄!

- 왼쪽 손과 왼쪽 발에 침 수십발 난사!

 

집에가서 보니, 부황뜬 가슴 한 가운데 빨간 동그라미가.. ㅠㅠ 흉칙하다.

 

홧병이라... 홧병이라..

근데, 왜 홧병이지?

 

얼마전 건강검진에서 '비만' 진단과 함께 '우울증 심함(즉각 치료 요함)'이라는 문구를 받았는데,

필경 관련이 있을 것이야~

 

난 왜 우울할까? 난 왜 화가 쌓였지? 그리구! 난 왜 살이 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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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6 17:07 2008/05/16 17:07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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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출근

2008/05/14 19:57

지난 토요일, 일요일 잇달아 목동구장에 도장을 찍었다.

 

목동구장, 처음 가봤는데,,, 흠.. 좀 방정맞은 소리지만 한번은 호되게 당할 듯 하다.

외야가 없는 반쪽짜리 모양도 모양이지만,

화장실, 건물벽 따위가 솔찮이 추접스럽다.

결정적으로 가게가 하나밖에 없는 데다가 술값이 비싸다.

게다가, 난 이날 기필코 타이거즈 빨간모자를 사려고 했는데, 타이거즈 용품점은 아예 없었당...

 

해태가 4연승을 달린 뒤, 일요일.

토요일에 이어 일욜날도 매진.

경기가 시작하고 30분쯤 지난 뒤 매표소에서 '매진'이라고 선언하자,

출입구쪽에 있던 해태 팬들은 성난 함성을 지르며 문지기를 밀치고 우르르 밀고 들어가 입장하고 만다...

스탠드 맨 끝 난간까지 걸터앉아 종범, 경환을 연호하는 자들.

무든, 난 덕분에 혼란스러운 틈을 타 일욜 경기는 꽁짜로 봤다~

 

토욜, 목동구장에서 있었던 일! 박노준을 만나다!

스탠드에 앉아있다가 양복에 뽀마드까지 바른 차림새로 지나가는 박노준을 보고 '엇! 박노준이네~'

잠시 담배피우러 나갔는데, 또 바로 앞으로 박노준이 지나갔다.

박노준이 현대 선수들한테 한 못된 짓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주책맞게 "어머나,, "하며 감동의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박노준이 걸음을 멈추고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런/데

내가 기대했던 왕년 야구영웅 박노준의 '포~스'가 아닌, 완죤 '영업사원' 모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허거걱.

그제서야 박노준이 '우리' 단장이란 사실을 깨우치다니..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왜 야구용품점이 없어요?"

박노준 왈, "아! 있습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따라오시지요~"

"아니, 우리 말구요~"

박노준 왈, "아니, 그럼 어디거요?"

헹~ 왕실망이다. 한때는 해태에 있었으면서.. 너무해~

"됐어요~"

박노준은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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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4 19:57 2008/05/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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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현충원

2008/05/10 15:27

어린이날 날씨는 무척 좋았다.

김밥을 싸들고 힘찬이와 함께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

 

이제 다 커서 대학생이 된 힘찬.

엄마아빠가 묻힌 곳을 못 찾아서 헤매고,

아빠 기일이 언제인지 몰라서 묻고,

술 한병 사는 게 누가 마시려고 사는 지 모르고,

북어포 하나 샀더니 맛있다고 뜯어먹는 힘찬이.

 

그래, 그런 걸 알 필요가 뭐가 있겠냐.

엄마아빠가 남긴 거라고는 빚밖에 없어서,

일찌감치 상속포기 절차를 밟아야 했는데...

그래도 힘찬아, 엄마 아빠가 너에게 남긴 사랑은 빚보다 많단다...

 

하긴, 마흔을 바라보는 누나도 아직 부모님의 사랑을 가늠하지 못하고 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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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0 15:27 2008/05/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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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덤

2008/04/30 15:20

이런 거였다니..

계급정당을 만든다는 게 이런 거였다니...

내가 20년동안 생각해왔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나는 20년동안 계급정당을 만든다는 것에 대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해왔던 것일까.

이렇게 계급정당이 만들어져가고 있다.

 

난 딱히 할 일이 없다.

계급정당을 만든다는 긴장도, 설레임도, 감동도 없다.

심지어, 일말의 불안감 마저도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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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30 15:20 2008/04/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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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동안 길거리에서 우는 여자를 둘 만났다.

평범한 일은 아니다.

 

첫번째 여자.

파주에서 버스를 탔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리는 '이명박정부 교육정책 규탄 결의대회'에 가기 위해서.

내 건너편 자리에 앉은 앳된 여자가 통화중이다.

얼굴에는 벅찬 사랑이 새록새록 올라오는 듯 하다.

전화 내용은 "오빠... 차가 많이 막혀서.. 아니예요... 전 괜찮아요.. 그치만 오빠가 배고파서 걱정이지요.. 정말요? 기다릴래요?... 빨리 갈께요... 거기서 봐요..."

전화를 끊고도 그녀의 표정은 그 '오빠' 생각을 하는 중인지, 미소를 머금고 있어서 참 예뻤다.

그런데, 차가 정말 많이 막혔다. 난 책을 읽다 스르륵 잠이 들었다.

잠시 후, 누군가 울먹이는 듯한 소리에 눈을 떴는데, 이런...

그녀가 울고 있다.

처음에는 울먹거리는 듯 했는데, 이내, 소리죽여 펑펑 울고 있는 게 아닌가.

손수건으로 찍어내기에는 흐르는 눈물이 너무 많아 보였다.

계속 울며, 전화기를 자꾸 만지고, 귀에 갖다 대고 하는데도 통화는 못하고 있었다.

내가 자는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추측컨데, 아마도 차가 너무 많이 막혔고, 다시 '오빠'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예의 그 '오빠'가 전화를 받지 않는 듯 했다.

사정이 너무 궁금하고 딱하기도 했지만, 난 내려야했다.

거의 종점인데, 그녀는 내릴 생각도 없이 엉엉 울고만 있었다.

 

두번째 여자.

착찹한 마음으로 동화빌딩 앞에서 내려서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어떤 여자가 거의 정신이 나간듯한 행색으로 종횡무진 걷고 있다.

"**야! **야!" 외치면서,

걸어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우리 ** 못보셨어요?"

이런,,, 아이를 잃어버렸나보다.

정말, TV에서 본 아이 잃어버린 엄마의 모습 그대로다.

정신이 나간듯, 아이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으며 걷는다.

앞으로 갔다가, 또 뒤를 돌아봤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아이 못보았냐고 물었다가..

이를 어쩌나..

 

그날 길거리에서 울었던 여자 둘.

그녀들은 어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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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9 17:06 2008/04/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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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2008/04/24 16:50

지난 주말, 집안 대청소를 했다.

나름 구석구석 닦다가 옷장 정리도 하게 됐다.

5단 서랍장에서 서랍을 모두 꺼내고,

오래전 바닥에 깔아두었던 신문지를 모두 바꿨다.

 

맨 윗칸 신문지를 걷어냈더니,

이런,,, 1만원짜리 종이돈 10장이 깔려있다.

그제서야 불현듯 몇년 전 일이 떠올랐다.

 

엄마가 내 생일을 챙겨주시겠다며 서울에 올라오셨는데,

시골집에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엄마가 내 생일 전에 내려가시게 됐다.

엄마가 내려가신 뒤 집에 들어가보니,

책상 위에 1만원짜리 종이돈 10장과 함께 쪽지가 놓여있었다.

쪽지에는 "우리 막둥이, 생일도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라 적혀있었다.

 

그때, 그 돈을 지갑에 넣었다가는 용처도 모르게 없어지지 싶어서,

눈물 몇 방울 떨구다가 서랍장 바닥에 넣어둔 것이다.

 

난 그 종이돈을 새로 깐 신문지 밑에 다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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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4 16:50 2008/04/24 16:50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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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4 22:28

음...

 

이 '화'가,

 

나한테 나는 것인가, 다른 누구한테 나는 것인가, 어떤 그 무엇한테 나는 것인가.

 

아니면, 내 속에서 부글거리는 것일 뿐인가, 누구(혹은 무엇)인가가 내 화를 돋우고 있는 것인가.

 

에라~ 모르겠다. 벌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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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4 22:28 2008/04/1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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