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 : [1]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 [15] : NEXT >>

술이 맛있나?

2008/01/25 22:34

미쳤다 미쳤어...

27일 총회를 앞두고 할 일이 태산인데,

술로 점철된 일주일을 보내고 나니, 총회가 코앞이다.

 

월욜날은 건수 없나 하다가 선배들을 만나 딱 한잔이 두잔, 석잔이 되고, 2차까지...

화욜날은 한내 발기인대회 뒤풀이... 남들은 1차만 하고 가기도 하고, 2차만 하고 가기도 하건만,

나는 어쩌자고 최후까지 남아 마지막 3차까지 사수했던가. 새벽4시까지...

수욜날은 그래도 진짜로 한잔, 아니 두잔만 먹은 것 같다.

목욜날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끝나고, 내 대의원대회도 아니고 넘의 대의원대회 했는데, 왜 또 내가 그리도 술을 마셨냔 말이다... 결국 노래방까지 가서 주접 떨고 급기야 아침 6시까지 술을 펐다는 후문...(물론 나는 그 시간이 몇 시였는지 절대로 모른다)

 

미친년. 정신빠진년...썩을년.....

오른쪽 손이 계속 떨린다.

 

끊었노라고 큰소리치고 다니며 동네방네 자랑을 쳤건만,

2주일만에 담배도 마구 피워주고 계시고,

담배 끊은김에 술도 끊어야겠노라고 설레발치다가

매일 술이라...

 

오메메,,, 사람 죽겄네, 어짠다냐...

아! 이넘의 세상은 어째 나한테 술과 담배를 자꾸! 자꾸만 권한단 말이냐...

 

내일은 수련회.. 으흠... 아마도 뒤풀이가 있겠지? ㅋ

모레는 총회.. 끝나면 당근 한잔 먹어줘야 하는 거 아닐까? 으악~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1/25 22:34 2008/01/25 22:34
Posted by 흐린날
태그

한내

2008/01/23 04:21

1월22일... 한내 발기인대회를 마치고 찐하고 지난한 뒤풀이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왔다.

무슨 날일까...

 

전노협 창립일. 해산한 조직 창립일이 무에 그리 중요할까 하겠지만,

나에게는 중요하고, 그 날을 소중하게 여기는 동지들이 많아서,

그 날이 되면 가슴이 시리기도 하고.

 

또, 노동자역사 '한내' 발기인대회를 한 날.

김종배추모사업회 목적사업이었던 노동운동역사자료실 사업을 드디어 시작하게 된 날.

친구가 취했다.

난 그 친구가 취해버린 이유를 알 것도 같은데,

다들 취했다고 쿠사리주는 게 웬지 서럽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오늘, 같이 모여 불렀던 전노협진군가.

오늘 그 친구가 취기에 부르자고 떼쓰지 않았더라면,

부르지 못했을 노래.

 

전노협진군가를 부르는데, 문득, 아니 마음먹고 서러움.

이런 날을 만들어낸 선배.

그 선배는 없고, 그 선배는 우리가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러이러한 사람들이 모여서

발기인대회를 하고, 뒤풀이를 하다가

어떤 이유인지 모를 이유로 취해버린 친구의 선창으로

전노협진군가를 부르며 취해간 사실을 알고 있을까.

우습지. 죽은 사람은 모르지.

죽으면 끝이지.

 

어쨌든, 흥겹기도 하고 서럽기도 한 날.

형!

형이 바라던 노동운동역사자료실이 모양새를 갖춰서 시작한다우...

 

아... 왜 이러고 사나... 횡설수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1/23 04:21 2008/01/23 04:21
Posted by 흐린날
태그

 

요거 보러 간다~

씨네큐브에서 23일까지 상영하는 듯 한데,

수첩을 보니, 딱 오늘하고 20일밖엔 볼 수 있는 날이 없다.

20일은 1주일 뒤라, 그때 가서 무슨 일이 생길 지 알 수 없는지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보다는,

무슨 일이든! '오늘' 집행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웬지 혼자 보기는 너무 아까워서~

이런 영화 좋아할 듯한 동지에게 넌지시 손을 내밀었더니,

그녀가 덥썩 잡아주었다. 우히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1/14 18:35 2008/01/14 18:35
Posted by 흐린날
태그

 

 

### 김정은 주연이라 해서 보기 싫었다가,

임순례 감독이라 해서 보고 싶었다가, 그러다 잊었다가,,,

어제 밤 집에 가는 길에 들른 극장에서 마침 막 상영하려는 영화였다.

 

역시 김정은의 넘치는 진지함과 과장스러운 표정 때문에 좀 거북했지만,

그래도 파리의 연인에서보다는 훨 나아 보였다.

할인점 직원(정직원? 계약직?)과 국가대표 선수를 넘나드는 문소리는

그 역할 그대로 궁상스러움과 씩씩함을 오가며 영화 내내 기운을 뻗쳐냈고,

김지영과 조은지는 등장할 때마다 맛나고 귀엽다.

엄태웅? 뭐 딱히 필요한 역할이었나 싶지만,,, 감독대행 말고 감독이 있어야 한다니깐.... 쩝쩝...

 

은메달 딴 거 뻔히 알고 보면서도, 막판에 혹시 이기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과 기대까지 하는 이 주책.

실화를 소재로 만든 영화가 늘 그렇지... 뭐...

 

@@@ 내 옆쪽에는 노부부 한 쌍이 무진장 큰 팝콘봉투를 들고 들어와서

시종일간 같이 웃어제끼며 수다를 떨다가 막판엔 같이 울기까지 하더라~

밤11시에 같이 영화보러 오는 그 센스~ 멋지더라.... (설마,,, 부부 맞겠지? 아님 말구~)

그들에게 생애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 언젠가 읽은 책에서 어떤 여인은 생애 최고의 순간이,

"아직 생애 최고의 순간이 내 앞에 놓여있다고 생각할 때"라고 하던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1/11 20:34 2008/01/11 20:34
Posted by 흐린날
태그

가족 해체 직전...

2008/01/09 19:47

지난 주, 시골에서 아빠가 전화를 걸어오셨다.

그런데, 심상치 않다. 엄마 아빠 두 분이 대판 싸우신 듯 하다...

 

아빠는 전화해서 "미안하다. 이런 아빠는 필요없다. 전화도 하지 말아라.... 니네 엄마 마음도 모르는 내가 무에냐..."운운 하신다.

사실 우리 아빠가 막내딸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신 건 처음이다.

심각했다.

 

엄마한테 전화를 하면 "왜 전화했냐"라고 한마디 하고 툭 끊으셨다.

아... 심각한 상황...

 

언니랑 오빠랑 전화통화를 해본 즉슨, 두 분이 싸우신 것은 분명하고.

예전같은 상황이 아니라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쩝...

(이를테면, 예전엔 두 분이 싸우시면 경쟁하듯 아들딸에게 전화를 걸어 서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그러다 며칠 지나지 않아 각자 승리를 주장하고, 다시 늘 그렇듯 칼로 물 베는듯한 전쟁이 이어지는 듯도 하지만

둘이 합잡하여 자식새끼들이 문제라는 주장에 이르면 깨트릴 수 없는 '연대'의 어깨걸이... 흐흠)

 

아무든 이번엔 예전과는 자못 다른 심각한 상황이더라는 것.

난, 분위기 파악 차 사건 발생 하루 뒤 다시 아빠와의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빠는 썰렁하시고...

난 딱히 할말도 없고 해서 그냥... 끊었다.

전화를 끊은 뒤 곧바로 내가 파악한 분위기를 언니에게 문자로 알리고자 했다.

언니에게 "아빠랑 통화했는데, 그냥 그렇네~ 할말도 없고, 뻘쭘해서 그냥 끊음. 쩝..."이라는 문자를 날렸다.

'전송'을 누른 뒤, 뭔가 께림찍해서 다시 '보낸 문자함'을 들여다보니,

허걱허걱!!! 허거걱!!!

언니에게 보내고자 했던 문자를.... 이런, 아빠한테 보냈다.

우짜믄 좋노... 미친 년, 미친년.... 이를 어째...

결국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아빠한테 다시 문자를 보냈다.

"저녁식사 맛나게 하시라구요~ 히히"라고....

 

아빠한테 전화가 왔다. "니가 문자 보냈냐?"

나 "응. 아빠는 막내딸 번호 입력도 안해놨어? 내가 보냈는지 꼭 물어봐야 알아?"

아빠 "아니까~ 문자 받았다고 전화하는거야.."

나 "에그, 아빠! 문자 받은 건, 문자로 답장하는 거거덩~"

아빠 "난 문자 못 보내잖냐.."

나, 때는 이때다 싶어서 엄마아빠 화해모드를 연출하고 싶었다. "에그, 엄마한테 물어봐, 엄마는 문자를 얼마나 잘 보내는데~"

아빠 "야, 엄마한테 문자보내는 거 가르켜달랬다가 무슨 쿠사리를 먹으라고.."

나 "아~ 네~"

 

휴우... 겨우 넘어갔다.

언니한테 아빠 욕 무진장 해대는 문자를 보냈더라면?

하늘이 노랗다.... 흑....

 

울 엄마아빠. 돌이키기 힘든 지경인 것 같은데,,, 우얄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1/09 19:47 2008/01/09 19:47
Posted by 흐린날
태그

그가 돌아오다니...

2007/11/28 17:40

풀소리님의 [강승규의 귀환] 에 관련된 글.

 

일단 턱! 막혔다... 입이, 가슴이, 기가...

왜? 올게 왔구나? 아니 이럴수가? 그럼 그렇지?...

 

내 일찍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가 빈손으로 학교를 찾았다는 이유로 담임선생으로부터 유형무형의 구박을 받을 때부터!

이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눈치챘었다.

그 담임이 3학년 때 또 내 담임이 됐을 때,

이 세상은 늘상 거래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눈치챘다.

그 담임에게 유달리 이쁨을 받는, 내 가장 친한 친구를 보면서

나는 심지어 배신감까지도 맛봤다.

 

중학교 들어가서

음악 전공인 고상한 담임선생이 조용히 불러서 "내가 돈 가져오라고 했던 거, 니가 학교에 전화했니?"라고 물었을 때는

복수가 무엇인지도 알았고,

그 선생의 집에 심부름을 갔을 때, 그 집 마당에 놓여있던 분재화분이 우리 교실에 있다가 어느날 없어진 분재화분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드디어 세상에는 여러 종자의 인간들이 있고, 그 종자들과는 결코 화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직감을 받았더랬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담임이 가정방문을 재산상태 조사로 여기고, 가정방문 이후 학급 임원진을 구성하는 것을 봐도, 난 그러려니 했고.

막 성장하고 있는 여고생들에게 '다이어트용 복대'를 장당 5천원에 파는 무용선생을 봤을 때는, 난 이미 놀라지도 않았다.

 

학교를 다닐만큼(?) 다닌 뒤, 내가 시작한 일은 화해할 수 없는 종자들과의 투쟁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는 뜻밖에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종자도 많았고, 가히 '연대'라는 말이 가슴 뿌듯하기도 했다.

이 빌어먹을 '돈이 주인인 세상'을 갈아엎겠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났다.

 

게 중엔 나처럼 허접스럽게 귀퉁이에 낑겨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도부를 자처하고 나서서 우매한 대중을 가르치며 목소리를 높이는 훌륭한 자들도 많았으니,

필경 강씨도 그 무리 중 하나였으렸다....

 

화해할 수 없는 종자들 한 무리를 떼어내, 그들! 그 계급과 투쟁하고자 했는데,,,

남아있는 우리! 이쪽 계급 가운데에서도 상종못할 종자가 있었단 말이다.

그리고, 그런 종자들 역시 뜻밖에 많았더란 말이다.

문제는, 그런 자들의 생명력이 그렇지 않은 자들보다 자못 길고, 짐짓 질기다는 것이다...

 

엊그제 우연찮게 술자리를 함께한 어떤 동지의 말이 기억난다.

"어용은 조합원들이 만드는 거예요.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조합원들이 가서 난리를 쳐야지요. 지멋대로 해도 냅두니까 어용이 되는 거잖아요."

 

냄비처럼 금세 끓었다 식는,

분기탱천해 당장이라도 사단을 낼 듯 설레발을 떨다가도, 금새 잊고 다른 일로 몰려가는...나도

그런 '어용지도부를 만드는 조합원' 부류 어디쯤에 낑겨있었던 것 아닌가...

 

아! 강씨가! 강씨가 돌아오다니...!

오호통재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1/28 17:40 2007/11/28 17:40
Posted by 흐린날
태그

나만의 영화관

2007/11/26 16:10

며칠 전, 십수년 전 내가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 바로 그 날!

쉽게 이야기해서 '생일날', 영화를 봤더랬다.

자유로를 마구 달리다, 집에 가려면 문발IC에서 나가야 하는데, 그 전, '파주출판단지'로 나가면 영화관이 있다.

파주출판단지를 지나기 전 "핸들을 우로 꺽어? 말어?" 약 3분간 고민하다 우로 확 꺽었다.

시간대가 맞는 땡기는 영화가 있음 보고, 없음 말지 뭐~

영화관 들어섰을 때가 저녁 10시50분. 마침 11시부터 시작하는 영화가 있다. '색,계'

 

영화에 대해?

- 탕웨이가 비바람 속에 자동차에서 내리고, 양조위가 그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보내는 눈빛...

- 홍콩에서 돌아온 탕웨이가 "부인을 위해 양담배를 가져왔는데, 대장님에게는 드릴 게 없다"고 하자 양조위가 하는 말 "나에겐 당신이 돌아온 게 선물이오"

  여기까지 가슴 설레다... 그 이후? 이상해~

  양조위가 유일하다. 뭐가? 영화를 보며, 첫째, 그가 하는 대사가 마치 나한테 하는 대사가 아닐까 가슴 설레이는 배우. 둘째, 그가 담배를 피울 때 같이 피우고싶은 배우. <화양연화>에서 사무실에 앉아 그가 뿜어올리는 담배연기를 보는 것은 지독한 고문이었다.

 

영화관에 대해?

- 그 영화관은 9개관이 있다. 전체 1636석.

- 그 가운데 '색,계'를 상영한 곳은 8관. 다른 관은 120~170석인데, 8관은 338석이다.

  그 날, 8관 관객은 나 혼자였다. 뒤쪽 한 가운데 떡하니 자리잡고 나 혼자서 영화를 보다!!!

  새벽 1시40분경 영화가 끝난 뒤, 계단을 사뿐사뿐 내려가니, 영화관직원이 문을 열어주며 "안녕히 가세요"라고 한다. 아! 우찌 이것이 내 생일인 줄 알고 그리 친절하단 말인가... 계단을 사뿐사뿐 내려갈 때, 내가 나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파뤼장에 입장하는 기분이었다는 거~ 에그, 주책이야. ㅋㅋㅋ

  영화관에서 나와서 보니, 8관 뿐만 아니라 영화관 전체를 통털어서 관객이 나 혼자 뿐이더라는 거~ 왜? 다른 관은 영화상영이 진즉에 다 끝났고, '색,계'가 맨 나중에 끝났기 때문이쥐~

 

호사스러운 생일!!! 음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1/26 16:10 2007/11/26 16:10
Posted by 흐린날
태그

TV! 볼까 말까...

2007/11/22 20:48

TV가 고장났다.

 

7년 전 혼자살게 되면서 이런저런 살림살이를 장만했지만, TV는 사지 않았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날을 샐 때까지 줄기장창 보는 내 폐인기질을 아는지라, 아예 두지 않기로 했다.

 

그러다 4년 전, 이사를 하게 됐다.

후배녀석이 뭘 사줄까 묻더니, 새 TV를 사왔다.

처음 사왔을 땐, "일부러 안두고 사는건데 왜 사왔냐"고 지랄했지만,

난 금새 고것에 쏙 빠져들었다.

특히 피곤한 날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리모콘만 쥐고 쇼파에 철퍼덕 엎어져서 날을 새곤 했다.

TV가 없던 시절보다 집에서 책읽는 시간, 청소하는 시간, 영화보는 시간, 일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어갔다.

 

며칠 전, 그날도 역시 리모콘 부여잡고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이 먹통이 되더니 쿵쿵쿵쿵,,, 소리만 계속된다.

고것이 고장난 것이다.

쿵쿵쿵쿵 소리는, 마치 성치않은 심장이 박동치는 소리같이 들린다.

 

TV 상표를 보니, 그 유명한 '인간중심의 디지털 세상'을 만들겠노라는 LG전자.

때리릭 전화를 걸어 상태를 설명했더니, AS기사가 왔다.

TV를 뜯어보더니,

기사 "이상하네~ 여기로 이사오기 전엔 어디 사셨어요?"

나 "그건 왜요?"

기사 "혹시 지하에서 사셨나 해서..."

나 "전 지하에서 살다 왔지만, 이 TV는 여기와서 산거예요. 그러니까! 산 지 3년 좀 넘었다는 거죠."

기사 "아니,,, 그런데 왜 이러지? 습기찬 곳에 오래 두거나 했을 때나 생기는 고장인데,,,"

나 "고칠 수 없나요?"

기사 "그게, 좀 중요한 부품이 나간 거라,,,5만원입니다"

나 "그럼 안고칠래요~ 수백만원짜리도 아니고 20만원짜리 TV, 5만원주고 고치기는 그렇네요~"

기사 "그러게요, 왜 이게 나갔을까요... 혹시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우쒸~ TV 고치는 데 5만원을 쓰느니, 차라리 TV의 덫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삼자 싶었다.

그 뒤로 집에 들어갔을 때, 리모콘을 손에 쥐어도 별 힘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저쪽 "네~ 안녕하십니까~ *** 고객님이십니까?"

나 "어디시죠?"
저쪽 "LG전자입니다"

나 "LG전자에서 어떻게 내 핸드폰을 알죠?

저쪽 "며칠 전 TV 때문에 서비스센터로 전화하지 않으셨습니까?"
허걱, 늘상 함부로 내 핸드폰으로 전화질해대는 각종 업체에 민감해있던 터라,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는데,,,

일단 핸드폰 번호를 알 이유는 있었던 곳에서 온 전화다.

그런데,

저쪽 "네~ 서비스는 잘 받으셨습니까?"라며 염장을 긁는다.

나 "20만원짜리 가전제품 고치는 데 5만원 달라는 데 어떻게 고칩니까?"

저쪽 "네~ 구입한 지 1년이 넘으면 무상AS는 안됩니다"

나 "아 놔~ 누가 공짜로 고쳐달래요? 잘나가는 기업 제품이 3년만에 작살났다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겁니다"

그/런/데,

저쪽, 여전히 지나치게 친절한 목소리로

"아~ 네~ 또 필요한 것 없으십니까?"라고 하는 것이다.

이 무슨... 내 필요한 것에 대해 충족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데, '또 필요한 것?'!!!

'또' 라는 단어를 붙이려면, 고장난 거 고쳐주고 난 다음에 써야 하는 것 아닌가?

나 "아니, 고장난 것도 못 고쳤는데, 필요한 거 뭘 해줬다고 '또 필요한 것 있냐'란 말입니까"

 

그/런/데,

저쪽, 역시나 지나치다 못해 기분나쁘기까지 하도록 친절한 목소리로

"아~네~ 그럼, 또 필요한 것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주십시오~"

 

요즘 어디가나 넘쳐나는 '친절한' 목소리들...

그 목소리를 내는 노동자들의 잘못은 아닐진데, 이제는 그 목소리들에 신물이 나기 시작했다.

내용적으로는 해결해주는 것 하나 없고,

심지어 해결을 요구하기까지 하면서 (이를테면, 보험을 들어라, 경품을 줄테니 주민번호를 대라 등등)

목소리는 상냥, 친절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들.

이쪽의 이야기는 아랑곳 없이 자신들의 이야기만 하면서, 너무나 친절한 그 목소리들...

 

그러나, 온갖 항의와 막말을 감내해야 하는 건 '목소리'들의 몫이고,

그 목소리들을 고용한 자들은 그 '상냥친절' 뒤에 숨어서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가.

TV 만든 노동자나, TV 고장에 항의하는 고객들로부터 모욕을 당하는 목소리들에게 줄 임금 아껴서,

수백, 수천, 수억원 들인 광고로 '인간중심의 디지털세상'을 만들어가는 기특한 기업의 탈을 쓰고

숨/어/있/다

LG는 해고노동자가 40일 가까이 단식을 해도 눈 하나 꿈적 하지 않았었지...

 

파주시민 이씨의 20인치짜리 TV 하나 흔쾌히 고쳐주지 못하는 기업이, 무슨 인간중심의 디지털세상을 만들겠는가.

갈등~ TV! 고칠 것인가, 냅둘 것인가...

 

(그래도 비굴한 나는, 고민 중이다...5만원 주고 고치는 게, 20만원 주고 사는 것 보다는 훨 낫지 않을까... 흑~)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1/22 20:48 2007/11/22 20:48
Posted by 흐린날
태그

겨울인가...

2007/11/22 03:05

플라스틱 대접에 큰 숟가락 여러개 마구마구 꽂혀있고,

맛은 별로 없는데, 김은 모락모락 나며 빨간 고추가루랑 큼직하게 썰은 대파 동동 떠 있는 국물.

 

그리고 소주.

 

지금, 딱 요렇게 땡긴다...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1/22 03:05 2007/11/22 03:05
Posted by 흐린날
태그

노동해방선봉대

2007/11/05 04:56

드디어 출발이다!

불안하기만 하다... 잘 될 수 있을까?

 

11월5일, 오늘 계룡(콜텍), 금산(축협,ASA), 유성(홈에버)

11월6일 화요일엔 언양(효정재활원), 울산(삼성SDI, 울산중앙케이블, 87년 노동자대투쟁역사기행-남목고개, 홈에버)

11월7일 수요일엔 양산(진주햄), 거제(노동해방한마당)

11월8일 목요일엔 광주(광주시청, 코스콤광주출장소), 군산(건설노조 항만분회, 군산여객), 전주(JTV, 도청미화원, 홈에버)

11월9일 금요일엔 안산(서울우유), 수원(아주대, 출입국관리소), 평택(이젠텍)

11월10일 토요일엔 인천(대자비정규, 인천전기원)을 거쳐 서울로 올라온다.

 

큰 탈이 없길 바랄 뿐이다...

힘있고 재미있는 일정이었으면 좋겠다.

돌아와서 두고두고 이야기할만한 멋진 투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일정에서 나의 목표는

사고치지 말기!

민폐끼치지 말기!

조금 더 할 수 있다면, 동지들을 편안하게 해주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11/05 04:56 2007/11/05 04:56
Posted by 흐린날
태그
<< PREV : [1]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 [15] : NEXT >>

BLOG main image
by 흐린날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 (276)
일기장 (149)
기행문 (20)
좋아하는 글들 (47)
기고글들 (13)
내가찍은 세상 (45)
내가 쓴 기사 (1)
울엄니 작품 (2)

글 보관함

Total : 250240
Today : 33 Yesterday :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