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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일기_20200715

hongsili님의 [도시농부일기_20200612] 에 관련된 글.

 

장마철이라 날짜 맞추기가 정말 힘들다. 바로 밭 옆에 산다면 날이 개었을 때 후딱 나가보면 될텐데.. 너무 밭이 멀어... ㅡ.ㅡ 일기예보 때문에 날짜를 몇 번이나 바꾸다가 힘들게 내려갔는데, 예보와 달리 계속 비가 내려서 작업을 거의 못했음. 원래 막판 김매기하고 여러 작물 수확을 해야 하는데.. 김매기는 못하고 빗 속에 한 시간 정도 열매들만 일부 수확해서 상경. 

날짜를 미루다보니 일부 작물들... 예컨대 적채나 치커리 등 잎 채소는 너무 웃자랐고, 브로콜리도 이미 시들어가는게 있었음..  아니 내가 어떻게 키운 애들인데 ㅜ.ㅜ

중간중간 날도 뜨거웠지만 비도 계속 와서 그런지 잡초랑 작물 모두 훌쩍 자란 것을 확인. 미친 듯이 자라는 내 머리카락 같음...

 

아침 6시, 본격적 작업을 하기 전에 어떤 도구를 챙겨야 할지, 일단 현황 파악을 위해 우산 들고 가볍게 나갔는데...  밭으로 나가는 길은 낭만.... 어느 집에 울타리로 심어놓은 도라지 꽃들이 탐스러운데 봉오리는 처음... 학생 때 농활 가서 맞은 생일에 마을 어린이들이 도라지 꽃다발 안겨준 생각이 문득 떠올랐음.. 아련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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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낭만도 잠시... 밭에 들어서자마자 뜻밖에 득음 ㅜ.ㅜ

내 발소리에 놀란 개구리가 뛰어올라 어처구니 없게도 내 장화 속으로 훌쩍 뛰어든 것. 장화를 벗지도 못하고 (발목 부분이 좁아서 자칫하다가는 개구리 터진다고 ㅜ.ㅜ), 안에서 꿈틀대는 개구리 촉감 때문에 정말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있는 힘껏 비명을 쉬임없이 질렀는데 (영겁의 세월 ㅜ.ㅜ) 그 와중에 개구리가 스스로의 힘으로 탈출 ㅋㅋㅋㅋ 아 놔.. 정신차리고 나니 어찌나 쪽팔린지...  옆 축사에 있던 돼지들 놀라서 난리치고 동네 사람 다 깨운 거 같음 ㅡ.ㅡ  K 선생님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심 ㅋㅋㅋㅋ 진짜 뭔 일이야... 쪽팔려

밭일 하다가 심장마비 걸릴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벌레, 지렁이, 개구리... 아 나는 농약 친화적 인간인가.. 차라리 농약 먹고 암에 걸려 시름시름 앓는 것이, 심장마비로 급사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 별 해괴한 생각이...

 

어쨌든 정신차리고 둘러보니 ㅋ 수세미는 지지대를 타고 부쩍 자라 있었고, 꽃도 피움.. 이제 조만간 수세미 열매를 만날 수 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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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단호박 ㅋㅋㅋ 와 귀엽다!!!  그리고 수박이 부지런히 자라고 있음.. 너무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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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따로 심은 참깨...  깨털기도 해보게 생겼음 ㅋㅋ

콩을 이것저것 많이 심었는데 무럭무럭 자라고 있음. 심지어 엄마가 나 믿고 콩 안 사고 있는데 왜 안 가져오냐고 채근하기 시작함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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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놀란 가슴 부여잡고 장갑이랑 바구니 등등 장비 챙겨서 본격적 수확 작업 돌입.

토마토는 그냥 일반형, 흑토마토, 방울토마토 다 골고루 맛나게 익었고 여전히 많은 열매들이 익어가는 중.

브로콜리는 순식간에 웃자라서 일부 시들어버림. 상태 괜찮은 것만 거둬옴.

고추는 완전 주렁주렁... 농약 많이 치기로 유명한 작물인데 의외로 너무 튼실하게 자랐음. 걱정은... 혹시 열매 안에 벌레가 살고 있지 않나...  예전에 고추 먹다 벌레 나와서 깜놀한 적 있는데 그 때 충격 때문에 아직도 고추 먹을 때 미리 썰어서 먹음 ㅋㅋ  생고추 통째로 나오면 이빨로 한쪽 뜯어서 분해해 내부 확인.. 다른 사람들 질색팔색하지만 나도 살아야겠다고.. ㅡ.ㅡ

지난번 올려준 오이도 정말 쑥쑥 자라서 튼실한 열매가 많이 열렸음. 오이랑 노각 수확하고, 가지도 몇 개...

양배추는 정말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더 단단하고, 사무실에 들고와 잘라보니 수분 대박...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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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가 굵어져 사진을 못 찍었는데, 샐러리 농사 올해 완전 성공..  풍족하게 베어옴. 이것저것 담았더니 커다란 바구니로 두 개....

고맙게도 선생님이 운반해주셔서 사무실로 가져와 사람들과 사이좋게 나눠먹고 분배..

하지만.. 내가 우려했던 대로  벌레들도 따라옴.... 내 이 사태를 미리 예측하고 손으로 덥썩 잡지 않고 물에 넣어 휘휘 저으며 흔들어줌...  예상했던 그대로 벌레 몇 마리 떨어짐 ㅜ.ㅜ  역시 농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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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임실 요구르트까지 (예전에 우리 체험학습한 곳 ㅋㅋ) 가세하여 식탁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모습...  이런 맛에 농사짓는구나 ㅋㅋㅋㅋ  저 토마토 색깔이랑 샐러리 잎 싱싱한 거 좀 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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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감자가 덜 자라 수확을 못했는데 다음에는  감자와 콩.... 고된 노동이 예상돰....

도시 농부의 모험은 끝나지 않는다...

(최근 부산에 사는 후배가 율도국 섬 왜 안 사냐고 채근... 그자는 어업을 담당하기 위해 낚시를 본격적으로 수련하겠다고 한다.. 큰일이네... 감자랑 콩 팔아서 섬 구매 자금 마련에 나서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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