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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는 한 주

가 이제 끝나가고 있음.

집은 엉망진창이고, 냉장고는 텅 비었고,

밀린 보고서와 논문 자료 분석은 뭐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고......

 

흑.

 

 

1. 토론토

 

진보블로거들(neoscrum, febby, navyblue) 만나 술도 마시고,

공공병원이랑 보건소 견학 하고....   사람들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듣고...

네오한테 재미난 이야기 듣고 베네수엘라 사진들 구경하고, 시내 관광도 하고.....

하여간 아주 즐겁게 지냈음. (네오의 쉴 새 없는 수다에 좀 놀랐는데, 자백하기를, 자기도 진보블로거 중 한 명인 "행인"은 당할 수 없단다..... 오..... 완전 충격 받았음. 도대체  행인의 내공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단 말인가? 한국에 돌아가면 꼭 한 번 만나봐야지)

마지막 날 밤중에 영화보구 새벽 두 시 경에 들어가 다섯 시에 일어나 나오려니 정말 피곤해 죽겠더라. ㅠ.ㅠ

 

2. 그리고, 보스턴에 돌아오자마자,

 

학술회의 때문에 왕림하신 역학계의 마님들 인사드리고....

쇼핑 센터 안내에, 식당 소개에 .....  예상했던 루틴이.... ㅎㅎㅎ

 

근데.....

사실 좀 놀라운, 그리고 한편으로 감동스러운 일이 있었더랬다.

대학원 지도교수인 우리 마님께서 나한테 주시겠다고 김치를 담궈 오셨지 뭔가.

정년퇴임 이후 경기도 광주에서 농사지으며 살고 계신데, 거기서 직접 거둔 것들로 손수...

 

대학원 시절, 그리고 그 이후로도 하도 야단을 많이 맞아서 보기 드물게 내가 무서워하는 어른이다....  하도 몰아부치니까, 뭐라 그래야 하나.... 쭈뼛쭈뼛...웬만하면 피하자... (이거 참 드문 일인데 말이지....) 거기에다가, 학문적으로 굉장히 빼어나고 (말하자면 한국 역학의 어머니 ?)학자적 양심을 강조하시지만, 한편으로는 학생이나 조교들을 다분히 머슴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으시기 때문에 나로서는 "애증" (애 3, 증 7)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이 천리타향에 혼자 사는 제자가 안 되어서, 이제는 머리도 완전히 하얗게 샌 할매가 세네겹 비닐로 꽁꽁 묶어서 손수 담근 김치를 건네시는 걸 보니 좀 가슴이 뭉클했다.  

더구나.... 일은 평생 할 수 있으니,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는 말은 더욱 충격..... 

하지도 못할 일 시켜놓고 제 때 못했다고 소리소리 지르시던 팥쥐 엄마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이제 진짜 늙으셨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더라....

 

3.

엑스파일 한 편만 보구, 계획표 짜야겠다.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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