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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국도의 로망 (?)

다녀온지는 2주가 넘었건만, 이제서야 사진을 열어보았다.

 

강릉에 강의차 갈 일이 있길래 동행을 수소문한 결과, 오래전부터 7번국도 일주가 로망(?)이었다는 송 모씨가 자원하셨고 역시 나름 로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 장 모씨와 바다소녀가 결합, 주말을 이용한 2박 3일 짧은 여행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직도 '로망'을 가진 젊은 그들 ㅎㅎㅎ

 

대전에서 출발, 영덕의 강구항을 기점으로 하여 주구장창 해안도로를 내질렀다.

 

 

 

 



영덕 강구항에서는 꿈에 볼까 두려운 온갖 초대형 '게' 간판들에 다들 입이 쩍 벌어졌는데, 그래도 나름 영덕이니 대게를 먹어보겠다는 치기를 발휘하여 '북한산' 대게를 먹었다. 영덕산은 겨울에만 판다고 하는데(그것도 금값에), 굳이 영덕까지 와서 북한산 게를 사먹어야 할까 하는 의문이 안 들었던 건 아니지만, 속이 꽉찬 게 다리 실컷 발라먹고 나니 그런 의문쯤이야 휘리릭 ~~ 맛나더라... (물론 진도 앞바다 출신 바다소녀는 뭐 이런걸 비싼 돈주고 먹나 하는 반응 ㅎㅎㅎ)

 

식당 앞에서 한 장... 나의 먼지색 덤블비와 함께...


 

조금만 올라가면 울진, 풍력발전단지 앞 등대 전망대 모습..

이무기한테 휘감긴 제국빌딩을 연상시키는, '대게 다리' 컨셉... 우리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아름다운 풍광에서 행여 정신이라도 놓을라치면, 저 높이 솟아오른 대게 다리가 정신을 번쩍 나게 해주는 순기능도 가지고 있었다.

 


 


 


 

 

 

더 올라가서 삼척, 구비구비 산길 돌아 동해....

정말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산들을 보았더랬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돌아나면 정말 바다가 불쑥불쑥 요술처럼 나타나더라...

 

실로 오랫만에 추암에 들러 요상한 관광단지가 되어버린 정경도 감상하고, 동해시내로 들어갔는데...

예전에 파견 가서 두 달 동안 산 적이 있어 친근하기는 한데, 어달리 주변이 나름 간판들을 정비해서 도대체 단골로 가던 식당이 어딘지 찾을 수가 없더라는.. ㅡ.ㅡ

여기서 1박 하고..

 

다음날 아침 망상 해수욕장에서 커피 한 잔...

밤에 나들이 삼아 여러 번 갔던 곳이다. 다음 주 해수욕장 개장 준비하느라 고즈넉한 가운데 열심히 모래를 다듬고 있었다. 꿈에도 잊지못한 망상철도건널목 자살(?)사건도 떠올랐다. ㅡ.ㅡ 오싹...

 

그 다음은 정동진으로...

나야 두 달 살면서 환자이송하러, 그냥 바람쐬러 여러 번 들렀던 곳이지만 (그리고 고현정 소나무며 어이없는 까페, 모텔들 때문에 별로 안 좋아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송양께서 가본적이 없다 하길래 인심쓴거다.

사진은 안 찍었는데, 정동진 역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을 실증하는 아주 괴이한 구조물이 존재한다. 여러 번 봐도 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 ㅡ.ㅡ

 

그래도 기찻길은 여전히 정겹구나아...


 

이윽고 강릉 선교장에 들렀다.

이런 양반집 고택에 들를 때마다, '민주주의'가 역시 좋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내가 백년 전에만 태어났어도 밥상 이고 빨래감 들고 종종거리며  저 문턱을 쉴새 없이 넘나들었을텐데...  하지만, 내가 이렇게 관광객이 될 수있었던 진정한 이유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위대한 힘' 덕분이다. ㅜ.ㅜ

 

우쨌든.... 정말 살고 싶은 (머슴 말고 주인으로) 집이다.......

젠장 부러워... 이런 데 앉아서 책 읽으면 머리에 정말 쏙쏙 들어올거 같잖아...

 

 

 


 

정원의 연꽃까지....

 


점심은 초당 두부로 진짜진짜 맛나게 먹고 (막걸리까지 먹고 배터져 죽을뻔했음 ㅡ.ㅡ)

먼저 상경해야 하는 장 모씨를 터미널에 내려주고 우리는 또 밟아서 화진포로....

 

중간에 송지호에서 한 장...

이리도 고즈넉할 데가!!!


화진포에서 (김일성별장이라고 잘못 알려져있는) 북한 휴양소와 이에 맞선(?) 이승만, 이기붕 휴양소 구경하고 주변 탐색... 이승만 기념관 짓고 있던데, 밑에 작은 전시관에 보면 이승만 이기붕이 잘못한 일은 하나도 안 써 있다. 사람들 안 보면 낙서라도 해주고 싶었다. ㅡ.ㅡ (KIN! 하고 말이다)

 

다시 달려내려오다가 양양에 들러 역시 또 엄청 맛있는 막국수 먹고,

강릉 숙소에서 푹~ 쉬고 (강의준비 점검도 하고 ㅡ.ㅡ)

담날 아침에 두 시간 강의...(학생들은 재밌었을까???)

끝나고 초청해주신 P 샘한테 감자옹심이 칼국수랑 송편 얻어먹고

재개장한 참소리 박물관 재방문. 

예전에 송정리 아파트 상가건물에 있을 때보다 시설도 엄청 좋아지고 주변 경관도 좋은데... 나름 아쉬웠던 것은.... 예전에는 관장 아자씨가 직접 소개를 해주셨는데 이번에는 도우미들이.... 

음악이라고는 잘 모르지만, 당시 침침한 음악 감상실에서 LD 로 쓰리테너 공연 실황을 들려주며 감격스러워하던 관장 아자씨의 떨리는 목소리가 그립다고나 할까? 우리를 안내한 도우미 총각은 너무 건조했다. ㅜ.ㅜ

 

우쨌든,

송은 로망을 해결한 채 서울로, 나와 바다소녀는 대전으로...

 

과연 동해안 7번 국도는

누구라도 로망을 가질만한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

 

친구들, 다음 로망은 또 어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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