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출장길에 만난 기인

지난 번 출장 갔을 때 여러 명의 기인들을 만났다. 그 중 Heleno 샘의 친구이자, 첫날 보건소 견학 당시 통역을 맡아주었던 세르주 샘.. 만나기 전, 엘레노 샘이 정말 대단한 친구라고 소개했었다.


1979년 산디니스타 혁명전쟁 당시, 브라질 노동자당 (PT)에서 파견한 6명의 의료지원팀 중 한 명 이었단다. 헉, 산디니스타...? 우리는 귀를 의심했다. 백만년전 먼나라 일처럼 여겨졌지만 생각해보면 약 30년 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데, 어쨌든 내 평생 산디니스타 전투에 참여했던 이를 만나게 될 줄이야.... 그 때는 아직 의대를 졸업하기 전이었는데 전투현장에서 의사도 하고 총질도 하고 뭐 그랬단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지원인력이 많이 왔는데 당시 브라질도 군부 독재에 허덕이던 시절에다 PT 가 그만한 역량이 없어서 '겨우' 6명밖에 의료팀을 못 보냈다네... 세르주 샘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조용조용, 빵긋빵긋 웃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전국민의료보장 (SUS) 운동에도 엄청 열심히 활동하시고 몇 년 전에는 또 아마존 밀림 지역에서 2년간 학생들을 데리고 원주민 건강문제에 관한 연구사업을 진행하셨단다. 예방접종 한 번 하려면, 보트 타고 강을 따라 몇 시간 ㅜ.ㅜ 요즘은 PT 활동보다 다른 사회단체 활동에 좀더 주안점을 두고 계시단다. 이날 세르주 샘은 약속 시간에 약간 늦었는데, 아직 한 살도 안 된 (늦둥이) 아들 돌보느라 그랬단다. 어이쿠, 밀림에서 총질하던 혁명가 아자씨라고는 믿겨지지가 않아... 사진 맨 왼쪽의 순둥이 같이 생긴 인상좋은 아저씨가 세르주 가운데 언니는 우리가 방문한 보건지소의 소장. 망해가던 이 보건소를 완전 개혁하고 비공식 노동자 안전보건 교육 프로그램까지 시행하고 있는 모범 경영자였다. 열혈 PT 당원이자 오래된 공중보건 운동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